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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안 기자]
▲ 길동무 문학학교 사무실(서초동)에서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 안미선 작가를 만났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어느 해보다 어렵게 봄으로 건너왔다. 실은 여전히 봄이라는 실감을 누릴 준비가 되지 않는다. 안팎으로 혹한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민들은 주말마다 국회의사당과 남태 현대캐피탈 무직자 령, 한남, 안국으로 모였다.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곳곳에서 열려 우리 안에 아직 우리가 되지 못한 많은 이들과 서로를 발견하고 '그렇구나, 알아두겠다!' 독려하는 날들이었다.
인터뷰가 이루어진 날 역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집중집회가 예정된 토요일(15일)이었다. 그의 석방 이후 불면에 시달린다는 익천문화재단 전세복비계산법 길동무 문학학교 김명환 교장은 이날 깃발 담당이었고 인터뷰를 마치면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라며 채비를 했다. 길동무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송경동 시인이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이었다.
이때, 2022년, 2023년 길동무에서 르포쓰기 강의를 맡아온 안미선 작가가 예의 미소로 등장한다. 23년 입학식 때, '르포쓰기'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등록금대출이자 풀이 자리에서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 기울여 수첩에 메모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이 날도 작가는 기록자는 '잘 듣는 자'임을 태도로써 깨우쳤다. 지난해 은유 작가에 이어 올해는 안미선 작가가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쓰기' 1년 과정을 전담하게 되었다.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는 민주주의자 김판수(기업인), 염무웅(문학 평론가) 두 공동 이 사마의 사장의 뜻에 따라 2021년 출범하여 자연과 조화로운 공존, 감사와 나눔, 우애와 연대로 가득 찬 공동체를 지향한다. '길동무 문학학교' 외에 '길동무 인문학당', '길동무 문학예술산책', '길동무 예술창작기금', '익천사회연대기금', '한국사회기층문화보고서' 등 다양하고 폭넓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 교수직(서울대 영문과)을 근로기준법 연차휴가 퇴임하고 문학학교 개교부터 교장을 맡고 있는 김명환 선생은 길동무 출범 초기만 해도 르포문학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르포쓰기가 한 학기 진행되는 것을 보며 강사를 맡은 안미선, 은유, 이란주, 희정 등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고 르포에 대해 확신을 다지는 변화를 겪었다.
"현재 주류 언론들, 소위 레거시 언론, 요새 유튜브도 언론 역할을 하는데 이게 너무나 혼탁하고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까지 많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르포 작가나 르포 문학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르포의 성과를 받아들여 단순보도가 아니라 탐사 보도를 많이 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독자로 하여금 사회를 이야기하고 또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르포의 역할을 언론 환경의 변화나 개선과도 연결하고 싶다. 르포교실 기 수강생들이 제도권 언론의 대안 역할을 하길 바라는 한편, <오마이뉴스> '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에 참여한 졸업생들의 활발한 활동이 충분히 기쁘다.
르포 작가로 한 걸음 더, '길동무 문학학교'
▲ 안미선 작가는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평생 추구하고 싶은 자기 삶의 절실한 문제를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2024년 9월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는 사단법인 '세상과 함께'와 길동무 문학학교가 기획해 전국적인 환경 문제 사안을 현장 활동가와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김고은, 김누리, 김용우, 변정정희, 신정임, 정소은, 정윤영, 차성덕 등 길동무 르포교실 졸업생들과 안미선 작가를 포함한 다른 작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 연재는 향후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르포가 어두운 면, 참혹한 일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읽고 나면 힘들어지는 과거와 달리 길동무 수강생들 작품에서는 희망을 일구는 모습도 깊이 있게 그리고 있어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 본다. 또 하나,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를 알리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기록으로 '숨을 참다'를 든다. 안미선 작가가 말을 잇는다.
"<숨을 참다>(후마니타스, 2022)는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와 길동무의 공동기획으로 2022년에 나온 책이에요. 코로나 시대의 불안정 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담고 있어요. 노동자의 입장에서 다룬 팬데믹 시대의 기록이 잘 없었는데 여러 르포 작가들과 소설가, 기록노동자, 활동가, 연구자들이 이 공동 작업에 참여했어요.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의 삶을 담은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후마니타스, 2023)역시, 길동무 기획인데 2024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였어요.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을 사회에 문제 제기하고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주었죠."
안미선 작가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위원회에서 기획한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한겨레출판, 2024)도 여러 르포작가들과 더불어 길동무 졸업생(변정정희, 신정임, 용우, 정윤영)과 강사(안미선, 희정)가 참여한 작품이라 소개한다. 세월호 참사 10년 동안 약속의 자리를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의 이야기를 전국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통해 담아냈다고.
"르포의 소재나 주제는 확대되고 있고 쓰는 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현장의 변화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글들이 나오고 있어요. 지역과 제한된 이해관계를 넘어 공통의 문제가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때, 확장된 안목을 가지고 구체적 현실에 천착해 사안을 꿰뚫는 작업이 이어져야 해요. 이것이 사회 소통 역할을 하는 거죠. 목소리의 확장과 사회 문제를 인식하는 공감의 확산 등이 르포 운동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김고은 작가의 서로에게 기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인터뷰집 <불화와 연결>(북드라망, 2024), 신정임 작가의 <우리 같이 노조 해요-화섬식품노조 20년 20장면>(오월의봄, 2024)과 정윤영 작가가 참여한 <동물의 자리-먹히지 않고 늙어가는 동물들을 만나다>(김다은, 정윤영, 신선영, 돌고래, 2024) 등 르포쓰기 과정 졸업생들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르포가 뭔가요
▲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이 싸움이 지나간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뒷자리(희정, 포도밭출판사, 2024)’의 기록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작가들의 오래고 지난한 노력에도 여전히 르포를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작가에게 르포의 문학적 위치를 물었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제주 4.3에 대한 작품과 논픽션 자료를 많이 참고한 작품이거든요. 지금은 픽션과 논픽션, 장르의 벽이 그렇게 견고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사회 현실을 기록한 것을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 한강 작가의 경우, 직접 인터뷰를 겸해 <소년이 온다>를 쓰신 것처럼 실제로 취재해야 좋은 작품이 나와요. 기록 문학이나 르포르타주, 논픽션이 결국은 언어로써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낫게 하고자 하는가, 작품에 기록자의 시선을 어떻게 반영하고 그것을 사회에 촉구할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것은 넓게 문학적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이 말을 보탠다
"르포 작가로 길을 모색할 때 학교장인 저나 선배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르포가 상당 정도, 성과가 쌓였는데 이걸 잘 모아서 어떤 사회적 명망(reputation)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르포에 대한 사회 인식을 늘리는 일을 선배 작가들이 해야 되는 게 있고. 또 하나는 저작권 문제입니다. 작가나 기자들이 좋은 르포를 읽고 인용할 때 최소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거나 옮겨 쓴다거나 하는 등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가 지금 희망하듯이 르포 문학이 논픽션 문학의 핵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문제가 상당히 걸리는데, 지금 작가 노조 준비위원회도 활동하고 있듯 작가들의 권리를 신장해야 할 거라고 봐요."
(작가노조 준비위원회는 2023년 결성되어 올해 2025년 상반기 노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15일에는 전체 회의 참석자 만장일치로 금속노조를 상급 단체로 하여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하였다. 작가 노조는 기성 작가는 물론 쓰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그럼에도 안미선 작가가 르포 작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은 뭘까.
"살아가면서 어떻게 사회의 삶을 만나고 연결돼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르포라는 것은 현장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나의 몸이 그 자리에 가서 내가 느끼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타인을 바라볼 때 나의 생애 전체로써 보고 언어화해서 나라는 것이 분명히 있으면서도 현 사회를 드러내 보인다, 저는 그 연결 감각이 참 좋았고 그것이 제 삶에서 계속 이어지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우리 사회도, 나의 삶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붙잡아서 온 것 같아요. 그래서 르포 작업을 시작한 지 몇십 년이 지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시대와 목소리를 담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 "글쓰기"
▲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교실 졸업생들의 작품활동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문학학교
나는 쓰는 자의 정체성을 갖추자마자 지난겨울을 통과해야 했다. 혜화역에서, 한화 빌딩 앞에서, 세종 호텔과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구미 옵티컬 공장 등 연대처마다 이미 일상이 겨울인 이들을 더욱 만났다. 진보가 그저 말하기 좋은 이념이 아닌 태도고 실천이라면 우리는 글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보 청년 작가의 산실로 소개되는 길동무 문학학교 교장과 사회 현실을 재료로 다루는 르포 작가에게라면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쩐지 기대는 만큼 따져 묻는 심정이 되었다. 문학은 실천이 될 수 있을까. 안미선 작가가 이어서 답한다.
"문학은 공동의 기억과 감정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서로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보려면 자기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넓은 시선을 가질 수 있잖아요. 개인의 삶에 함몰되면 타인과의 사회적 접점을 알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문학은 언어로써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도 사회 구성원의 공통 감각을 강조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그 점에서 굉장히 많이 갈라져 있죠. 자본주의 체제에서 착취와 억압을 당하면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 간에도 이해가 부족할 수 있잖아요. 서로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오해가 생기고 혐오나 차별 의식이 생기기 쉬우니까 이런 맥락에서 르포의 의미를 더 깨닫게 돼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글쓰기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다 글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학교가 전체적으로 작가를 키워낸다는 목표는 분명히 갖고 있지만, 작가와 일반 교양시민, 민주시민의 간격을 너무 크게 잡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길동무라는 글동무를 만나
▲ 모란공원(경기 마석) 민주묘지 조영관 묘비 앞에서 열린 제 15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여식에서 손소희 작가가 기금을 수혜 받고 있다.
ⓒ 희정
르포 쓰기 과정 졸업생들은 다양한 후속 모임을 직접 만들거나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중 한 기록자 모임에서 미얀마 소수민족 내전을 다룬 '로힝야 제노사이드'를 읽었다. 사단법인 '아디(ADI: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라는 국내 단체가 미얀마 현지 피해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활동가 기록 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비문해율이 높아 피해 당사자의 기록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당사자를 인터뷰이로 발굴하는 것을 넘어 그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기서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동료로서 다시 만나는 일에 대해 상상해 본다.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기 발화를 할 수 있다면, 어느 사회든 존재 자체가 해방된 장소일 것이다.
길동무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을 위한 기록 교육을 마련한다면 어떨까. 내 이야기를 기록하고 효능감을 얻은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궁금해질 것이고, 그렇게 기록자로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작년에 르포 쓰기 1년 과정을 맡았던 은유 작가가 다음 기수를 위해 제안한 것 중에 하나가 생각나네요. 수강생들이 지원할 때 자기가 쓰고 싶은 기록을 미리 하나 갖고 오는 거죠. 제일 쉬운 건 자기 집안 얘기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의 굴곡 많은 인생, 우리 할머니 이야기 이런 식으로 뭔가를 하나 정하면 효율적일 것 같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에 이어 안미선 작가가 말을 받는다.
"2020년대가 민주주의를 굉장히 염원하는 시대고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는 그대로 분출하는 시대여서 보통 사람이 겪는 일상의 삶에서 내재하는 폭력, 그리고 우리 사회 시스템의 폭력까지도 관찰해서 다양한 영역이 르포의 소재로 나올 수 있는 시대죠. 평등과 젠더 감수성 등 다양함의 원리들이 민주주의의 원리인데 그것들이 이제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는 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도 많고 타인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도 있으니 시민들도 민주주의적인 자기표현의 양식으로써 글쓰기를 한다면 사람들의 공통된 염원을 바탕으로 해서 르포 운동의 저변이 넓어지고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비전도 한번 가져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르포라는 장르에 호기심이 생겼거나 수강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안미선 작가는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르포라는 이름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마시고, 뭔가 지금 내가 변화를 맞고 싶은데 내가 나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해서나 명료한 시선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르포가 언어를 제공할 수 있어요. 또 자신이 사회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변화를 위한 힘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망설이는 분들은 한번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난 겨울방학에는 학기를 마친 수강생을 대상으로 각 장르별로 작가와 연결하는 '문학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등 길동무 문학학교는 수강생들이 지속적이고 심도 있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생, 실업, 비정규직, 장애인, 사회(공익)단체 활동가는 10% 할인 대상이다.
"손소희 씨가 저희 르포 쓰기 수강생인데 '노동자 편드는 글을 쓰고 싶다'고 활동을 하시면서 제30회 전태일문학상에 이어 최근 열린 2025년 제15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하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역량 있는 작가분이 계속 나오고 있고 공동 작업뿐 아니라 르포 교실 수강생분들이 개인적으로 쓴 르포 단행본들도 계속 출간되고 있고 네트워크도 이어지고요. 아직 시작이니까요. 이것이 이어지면 저는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글이 외로운 일이라 생각해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했다. 그러나, 서로의 글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합평 때마다 그 공간의 모든 에너지가 그 한 사람의 글을 좋게 하기 위해서 전심을 다해 모이는 것을 보며 공동체를 느꼈다. 글쓰기란 같이 외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구나. 그러니 어디가 어떻게 외로운지 더욱 알고자 하는 사람들.
"르포 작업을 하게 되면 자기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자기 시대를 기록해 낼 수 있거든요. 어떤 사람이 어떤 시대를 더 잘 기록하고 이런 게 아니라 그 사람만이 볼 수 있고 그 사람만이 만날 수 있고 그 사람만이 길러낼 수 있는 세계가 있어요. 각각의 사람들이 그러한 힘을 장착한다면 우리 사회의 서사가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겠어요?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이야기, 사회를 함께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 그 가능성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시고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결 중에서도 자신과의 연결을 가장 먼저 전제해야 한다고 보면 글쓰기는 운동이 될 수 있겠다, 문학이 공동체가 될 수 있겠다. 그러니 외친다. 말벌동지들이여. 이제 글동지가 되자. 다가오는 4월,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 쓰기'로 봄을 당겨 같이 걷자.
▲ 2025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쓰기 교실 커리큘럼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길동무 문학학교가 궁금해요
르포 쓰기 수강신청
*글쓴이 소개심지안 : 다큐멘터리를 번역했고 르포를 씁니다. 글 쓰는 목수가 되고자 수련 중입니다. 세상 마지막 목소리에까지 닿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미래의 김경숙들은 더 이상 투쟁하지 않아도 되길 바라며'를 쓰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에 '나는 나의 선배입니다', '조현병 당사자의 보호자, 자립을 말하다' 등 연재.
▲ 길동무 문학학교 사무실(서초동)에서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 안미선 작가를 만났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어느 해보다 어렵게 봄으로 건너왔다. 실은 여전히 봄이라는 실감을 누릴 준비가 되지 않는다. 안팎으로 혹한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민들은 주말마다 국회의사당과 남태 현대캐피탈 무직자 령, 한남, 안국으로 모였다.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곳곳에서 열려 우리 안에 아직 우리가 되지 못한 많은 이들과 서로를 발견하고 '그렇구나, 알아두겠다!' 독려하는 날들이었다.
인터뷰가 이루어진 날 역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집중집회가 예정된 토요일(15일)이었다. 그의 석방 이후 불면에 시달린다는 익천문화재단 전세복비계산법 길동무 문학학교 김명환 교장은 이날 깃발 담당이었고 인터뷰를 마치면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라며 채비를 했다. 길동무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송경동 시인이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이었다.
이때, 2022년, 2023년 길동무에서 르포쓰기 강의를 맡아온 안미선 작가가 예의 미소로 등장한다. 23년 입학식 때, '르포쓰기'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등록금대출이자 풀이 자리에서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 기울여 수첩에 메모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이 날도 작가는 기록자는 '잘 듣는 자'임을 태도로써 깨우쳤다. 지난해 은유 작가에 이어 올해는 안미선 작가가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쓰기' 1년 과정을 전담하게 되었다.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는 민주주의자 김판수(기업인), 염무웅(문학 평론가) 두 공동 이 사마의 사장의 뜻에 따라 2021년 출범하여 자연과 조화로운 공존, 감사와 나눔, 우애와 연대로 가득 찬 공동체를 지향한다. '길동무 문학학교' 외에 '길동무 인문학당', '길동무 문학예술산책', '길동무 예술창작기금', '익천사회연대기금', '한국사회기층문화보고서' 등 다양하고 폭넓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 교수직(서울대 영문과)을 근로기준법 연차휴가 퇴임하고 문학학교 개교부터 교장을 맡고 있는 김명환 선생은 길동무 출범 초기만 해도 르포문학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르포쓰기가 한 학기 진행되는 것을 보며 강사를 맡은 안미선, 은유, 이란주, 희정 등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고 르포에 대해 확신을 다지는 변화를 겪었다.
"현재 주류 언론들, 소위 레거시 언론, 요새 유튜브도 언론 역할을 하는데 이게 너무나 혼탁하고 잘못된 정보, 가짜뉴스까지 많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르포 작가나 르포 문학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르포의 성과를 받아들여 단순보도가 아니라 탐사 보도를 많이 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독자로 하여금 사회를 이야기하고 또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르포의 역할을 언론 환경의 변화나 개선과도 연결하고 싶다. 르포교실 기 수강생들이 제도권 언론의 대안 역할을 하길 바라는 한편, <오마이뉴스> '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에 참여한 졸업생들의 활발한 활동이 충분히 기쁘다.
르포 작가로 한 걸음 더, '길동무 문학학교'
▲ 안미선 작가는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평생 추구하고 싶은 자기 삶의 절실한 문제를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2024년 9월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는 사단법인 '세상과 함께'와 길동무 문학학교가 기획해 전국적인 환경 문제 사안을 현장 활동가와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김고은, 김누리, 김용우, 변정정희, 신정임, 정소은, 정윤영, 차성덕 등 길동무 르포교실 졸업생들과 안미선 작가를 포함한 다른 작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 연재는 향후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르포가 어두운 면, 참혹한 일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읽고 나면 힘들어지는 과거와 달리 길동무 수강생들 작품에서는 희망을 일구는 모습도 깊이 있게 그리고 있어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 본다. 또 하나, 사각지대에 방치된 문제를 알리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기록으로 '숨을 참다'를 든다. 안미선 작가가 말을 잇는다.
"<숨을 참다>(후마니타스, 2022)는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와 길동무의 공동기획으로 2022년에 나온 책이에요. 코로나 시대의 불안정 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담고 있어요. 노동자의 입장에서 다룬 팬데믹 시대의 기록이 잘 없었는데 여러 르포 작가들과 소설가, 기록노동자, 활동가, 연구자들이 이 공동 작업에 참여했어요.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의 삶을 담은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후마니타스, 2023)역시, 길동무 기획인데 2024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였어요.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을 사회에 문제 제기하고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주었죠."
안미선 작가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위원회에서 기획한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한겨레출판, 2024)도 여러 르포작가들과 더불어 길동무 졸업생(변정정희, 신정임, 용우, 정윤영)과 강사(안미선, 희정)가 참여한 작품이라 소개한다. 세월호 참사 10년 동안 약속의 자리를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의 이야기를 전국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통해 담아냈다고.
"르포의 소재나 주제는 확대되고 있고 쓰는 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현장의 변화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글들이 나오고 있어요. 지역과 제한된 이해관계를 넘어 공통의 문제가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때, 확장된 안목을 가지고 구체적 현실에 천착해 사안을 꿰뚫는 작업이 이어져야 해요. 이것이 사회 소통 역할을 하는 거죠. 목소리의 확장과 사회 문제를 인식하는 공감의 확산 등이 르포 운동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김고은 작가의 서로에게 기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인터뷰집 <불화와 연결>(북드라망, 2024), 신정임 작가의 <우리 같이 노조 해요-화섬식품노조 20년 20장면>(오월의봄, 2024)과 정윤영 작가가 참여한 <동물의 자리-먹히지 않고 늙어가는 동물들을 만나다>(김다은, 정윤영, 신선영, 돌고래, 2024) 등 르포쓰기 과정 졸업생들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르포가 뭔가요
▲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이 싸움이 지나간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뒷자리(희정, 포도밭출판사, 2024)’의 기록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작가들의 오래고 지난한 노력에도 여전히 르포를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작가에게 르포의 문학적 위치를 물었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제주 4.3에 대한 작품과 논픽션 자료를 많이 참고한 작품이거든요. 지금은 픽션과 논픽션, 장르의 벽이 그렇게 견고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사회 현실을 기록한 것을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 한강 작가의 경우, 직접 인터뷰를 겸해 <소년이 온다>를 쓰신 것처럼 실제로 취재해야 좋은 작품이 나와요. 기록 문학이나 르포르타주, 논픽션이 결국은 언어로써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낫게 하고자 하는가, 작품에 기록자의 시선을 어떻게 반영하고 그것을 사회에 촉구할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것은 넓게 문학적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이 말을 보탠다
"르포 작가로 길을 모색할 때 학교장인 저나 선배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르포가 상당 정도, 성과가 쌓였는데 이걸 잘 모아서 어떤 사회적 명망(reputation)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르포에 대한 사회 인식을 늘리는 일을 선배 작가들이 해야 되는 게 있고. 또 하나는 저작권 문제입니다. 작가나 기자들이 좋은 르포를 읽고 인용할 때 최소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거나 옮겨 쓴다거나 하는 등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가 지금 희망하듯이 르포 문학이 논픽션 문학의 핵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문제가 상당히 걸리는데, 지금 작가 노조 준비위원회도 활동하고 있듯 작가들의 권리를 신장해야 할 거라고 봐요."
(작가노조 준비위원회는 2023년 결성되어 올해 2025년 상반기 노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15일에는 전체 회의 참석자 만장일치로 금속노조를 상급 단체로 하여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하였다. 작가 노조는 기성 작가는 물론 쓰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그럼에도 안미선 작가가 르포 작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은 뭘까.
"살아가면서 어떻게 사회의 삶을 만나고 연결돼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르포라는 것은 현장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나의 몸이 그 자리에 가서 내가 느끼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타인을 바라볼 때 나의 생애 전체로써 보고 언어화해서 나라는 것이 분명히 있으면서도 현 사회를 드러내 보인다, 저는 그 연결 감각이 참 좋았고 그것이 제 삶에서 계속 이어지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우리 사회도, 나의 삶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붙잡아서 온 것 같아요. 그래서 르포 작업을 시작한 지 몇십 년이 지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시대와 목소리를 담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 "글쓰기"
▲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교실 졸업생들의 작품활동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문학학교
나는 쓰는 자의 정체성을 갖추자마자 지난겨울을 통과해야 했다. 혜화역에서, 한화 빌딩 앞에서, 세종 호텔과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구미 옵티컬 공장 등 연대처마다 이미 일상이 겨울인 이들을 더욱 만났다. 진보가 그저 말하기 좋은 이념이 아닌 태도고 실천이라면 우리는 글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보 청년 작가의 산실로 소개되는 길동무 문학학교 교장과 사회 현실을 재료로 다루는 르포 작가에게라면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쩐지 기대는 만큼 따져 묻는 심정이 되었다. 문학은 실천이 될 수 있을까. 안미선 작가가 이어서 답한다.
"문학은 공동의 기억과 감정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서로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보려면 자기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넓은 시선을 가질 수 있잖아요. 개인의 삶에 함몰되면 타인과의 사회적 접점을 알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문학은 언어로써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도 사회 구성원의 공통 감각을 강조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그 점에서 굉장히 많이 갈라져 있죠. 자본주의 체제에서 착취와 억압을 당하면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 간에도 이해가 부족할 수 있잖아요. 서로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오해가 생기고 혐오나 차별 의식이 생기기 쉬우니까 이런 맥락에서 르포의 의미를 더 깨닫게 돼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은 글쓰기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다 글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학교가 전체적으로 작가를 키워낸다는 목표는 분명히 갖고 있지만, 작가와 일반 교양시민, 민주시민의 간격을 너무 크게 잡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길동무라는 글동무를 만나
▲ 모란공원(경기 마석) 민주묘지 조영관 묘비 앞에서 열린 제 15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여식에서 손소희 작가가 기금을 수혜 받고 있다.
ⓒ 희정
르포 쓰기 과정 졸업생들은 다양한 후속 모임을 직접 만들거나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중 한 기록자 모임에서 미얀마 소수민족 내전을 다룬 '로힝야 제노사이드'를 읽었다. 사단법인 '아디(ADI: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라는 국내 단체가 미얀마 현지 피해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활동가 기록 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비문해율이 높아 피해 당사자의 기록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당사자를 인터뷰이로 발굴하는 것을 넘어 그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기서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동료로서 다시 만나는 일에 대해 상상해 본다.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기 발화를 할 수 있다면, 어느 사회든 존재 자체가 해방된 장소일 것이다.
길동무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을 위한 기록 교육을 마련한다면 어떨까. 내 이야기를 기록하고 효능감을 얻은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궁금해질 것이고, 그렇게 기록자로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작년에 르포 쓰기 1년 과정을 맡았던 은유 작가가 다음 기수를 위해 제안한 것 중에 하나가 생각나네요. 수강생들이 지원할 때 자기가 쓰고 싶은 기록을 미리 하나 갖고 오는 거죠. 제일 쉬운 건 자기 집안 얘기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의 굴곡 많은 인생, 우리 할머니 이야기 이런 식으로 뭔가를 하나 정하면 효율적일 것 같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김명환 문학학교 교장에 이어 안미선 작가가 말을 받는다.
"2020년대가 민주주의를 굉장히 염원하는 시대고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는 그대로 분출하는 시대여서 보통 사람이 겪는 일상의 삶에서 내재하는 폭력, 그리고 우리 사회 시스템의 폭력까지도 관찰해서 다양한 영역이 르포의 소재로 나올 수 있는 시대죠. 평등과 젠더 감수성 등 다양함의 원리들이 민주주의의 원리인데 그것들이 이제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는 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도 많고 타인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도 있으니 시민들도 민주주의적인 자기표현의 양식으로써 글쓰기를 한다면 사람들의 공통된 염원을 바탕으로 해서 르포 운동의 저변이 넓어지고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비전도 한번 가져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르포라는 장르에 호기심이 생겼거나 수강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안미선 작가는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르포라는 이름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마시고, 뭔가 지금 내가 변화를 맞고 싶은데 내가 나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해서나 명료한 시선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르포가 언어를 제공할 수 있어요. 또 자신이 사회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변화를 위한 힘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망설이는 분들은 한번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난 겨울방학에는 학기를 마친 수강생을 대상으로 각 장르별로 작가와 연결하는 '문학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등 길동무 문학학교는 수강생들이 지속적이고 심도 있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생, 실업, 비정규직, 장애인, 사회(공익)단체 활동가는 10% 할인 대상이다.
"손소희 씨가 저희 르포 쓰기 수강생인데 '노동자 편드는 글을 쓰고 싶다'고 활동을 하시면서 제30회 전태일문학상에 이어 최근 열린 2025년 제15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하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역량 있는 작가분이 계속 나오고 있고 공동 작업뿐 아니라 르포 교실 수강생분들이 개인적으로 쓴 르포 단행본들도 계속 출간되고 있고 네트워크도 이어지고요. 아직 시작이니까요. 이것이 이어지면 저는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글이 외로운 일이라 생각해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했다. 그러나, 서로의 글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합평 때마다 그 공간의 모든 에너지가 그 한 사람의 글을 좋게 하기 위해서 전심을 다해 모이는 것을 보며 공동체를 느꼈다. 글쓰기란 같이 외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구나. 그러니 어디가 어떻게 외로운지 더욱 알고자 하는 사람들.
"르포 작업을 하게 되면 자기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자기 시대를 기록해 낼 수 있거든요. 어떤 사람이 어떤 시대를 더 잘 기록하고 이런 게 아니라 그 사람만이 볼 수 있고 그 사람만이 만날 수 있고 그 사람만이 길러낼 수 있는 세계가 있어요. 각각의 사람들이 그러한 힘을 장착한다면 우리 사회의 서사가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겠어요?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이야기, 사회를 함께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 그 가능성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시고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결 중에서도 자신과의 연결을 가장 먼저 전제해야 한다고 보면 글쓰기는 운동이 될 수 있겠다, 문학이 공동체가 될 수 있겠다. 그러니 외친다. 말벌동지들이여. 이제 글동지가 되자. 다가오는 4월,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 쓰기'로 봄을 당겨 같이 걷자.
▲ 2025 길동무 문학학교 르포쓰기 교실 커리큘럼
ⓒ 익천문화재단 길동무문학학교
길동무 문학학교가 궁금해요
르포 쓰기 수강신청
*글쓴이 소개심지안 : 다큐멘터리를 번역했고 르포를 씁니다. 글 쓰는 목수가 되고자 수련 중입니다. 세상 마지막 목소리에까지 닿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미래의 김경숙들은 더 이상 투쟁하지 않아도 되길 바라며'를 쓰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에 '나는 나의 선배입니다', '조현병 당사자의 보호자, 자립을 말하다' 등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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