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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취약계층 아동 지원을 위해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씨앗통장) 사업 대상을 올해 27만 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지원 대상 아동·청소년 중 66% 정도만 실제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미진해서 예산이 남으면서, 남은 예산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사무처 지원비(인건비)로 전용되기도 했다.
더구나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이 해당 사업을 수기로 관리하면서, 매달 수백 건에 달하는 후원금 지급 오류가 발생하는 등 운영도 주먹구구식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낮은 예산 집행률을 보이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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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신동준 기자



아동 통장에 매달 돈 입금···목표 달성 크게 못미쳐
디딤씨앗통장은 아동 직접 저축 또는 후원자가 아동에게 후원금(최대 5만 원)을 넣으면, 정부가 2배(최대 1 별내지구미분양아파트 0만 원)를 매칭해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장원은 후원금을 모금해 후원자가없는 아동을 선정, 계좌에 후원금을 적립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동 계좌에 후원금이 입금되지 않은 경우 정부 지원금도 지급·적립되지 않는 구조다.
지원 대상 아동은 매년 증가해 왔다. 2007년 처음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보호대상 아동에서 시작해 기초생활수급· 우리은행 자유적금 차상위계층 아동까지, 12세였던 연령은 0~17세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2023년에는 7만2,000명이었던 사업대상 아동이 2024년에는 20만6,000명, 올해는 27만3,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17세까지 보호대상 아동(2.3만 명·기초생활수급자에 포함), 그외 기초생활수급 아동(20.5만 명), 차상위계층 아동(4.4만 명)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 금리 있으며, 가입희망 아동 또는 보호자(후견인)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복지로 홈페이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그래픽= 신동준 기자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디딤씨앗통장 가입 대상아동(20만6,0 수원신용회복 00명) 중 66%(13만5,940명)에게만 후원금과 정부지원금이 지급됐다. 이런 제도가 있는 줄 몰라서 신청하지 않은 가정이나 아동·청소년이 많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통장 가입자의 14.9%(2만3,713명)는 디딤씨앗통장에 가입하고도 후원금을 받지 못해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홍보를 통해 후원금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사업을 총괄 운영하는 기관이지만 보장원은 약 3만 명에 대해서만 후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굿네이버스 등 아동 복지 관련 비정부기구(NGO)에서도 관련 업무를 홍보하고 수행하고 있다.
보장원 관계자는 "사업 운영비가 5,100만 원에 불과한데 이 중 약 3,000만 원이 입출금 수수료로 빠져나가 홍보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장원 매달 수백 건 후원금 지급 오류



지난해 디딤씨앗통장 지급 오류를 설명하는 아동권리보장원 2024년 제2차 디딤씨앗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서면회의 자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제대로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채 운영되면서, 지급 오류도 반복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와 아동권리보장원 집계에 따르면, 보장원이 취약계층 아동에게 후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매달 수백 건의 오류가 발생했다.
연도별 지급 오류 건수와 규모는 △2021년 7,253건(1억2,607만7,920원) △2022년 8,191건(1억6,180만5,453원) △2023년 1만242건(1억9,859만4,190원) △2024년 4,592건(1억907만2,610원) 등이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1월 215건 △2월 322건 △3월 258건 등의 지급오류가 발생했다. 지급 오류 사유는 계좌번호 오류·이름 불일치·해당 계좌 만기 해지 등이었다. 이 기간 보장원이 후원금을 지급해야 했던 아동수는 △1월 2만4,850명 △2월 2만5,799명 △3월 2만7,298명이었다.



아동권리보장원 2025년 3차 이사회 부의 안건 중 '아동발달지원계좌 후원금 모금 운영사업 정비계획' 중 후원금 관련 업무를 '엑셀로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보장원 관계자는 "매달 약 3만 건에 달하는 후원금 관리·지급 업무를 직원들이 수기(엑셀)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관리 시스템이 아닌 직원들이 많은 인원의 정보와 후원금을 일일이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복지부에 문제점을 보고하고 시스템 마련 예산 반영을 요청해왔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디딤씨앗통장 가입대상 변화.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복지부는 2021년 개통했다 실패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탓으로 돌렸다. 2021년 8월 이 시스템에 후원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축하려 했지만, 구축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려 했던 2021년 8월도 아동권리보장원이 이 사업을 맡은 지 이미 1년 8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시스템을 마련해야 했지만, 사실상 사업 시작 단계부터 부실했다. 디딤씨앗통장 사업은 보장원이 2020년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이관받아 위탁·운영하고 있다.

디딤씨앗통장 예산이 저출산위 인건비로?
홍보 부족과 시스템 구축 미흡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외형적으로 보이는 사업 대상 규모만 지속 확대해 오다보니 예산이 다 집행되지 않고 남는다.
사업 예산은 지난해만 총 예산 1,267억 원 중 424억 원이 남았다. 올해 예산 1,510억 원도 연말까지 불용액 약 370억 원이 발생할 전망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운영 예산을 늘리고 시스템을 개선하기보다는 불용 예산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오히려 관련 예산을 감액하는 방안을 택했다.
복지부는 이 예산을 지난 5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 지원비로 이용(1억2,500만 원)했다. 앞서 정부가 저고위를 폐지하고 인구부를 신설하기로 하면서, 올해 정부 예산안에 저고위 예산을 전액 삭감했는데 디딤씨앗통장 관련 불용액이 발생해 보전해줬다는 것이다. 저고위 관계자는 "예산 삭감으로 인건비조차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인건비는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법정경비인 만큼 원 소속기관인 복지부를 통해 인건비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경제불황기로 입금액이 줄어 집행률이 떨어질것"이라며 올해 추경에서 감액(299억9,000만 원)했다.
복지부와 보장원은 수백 건에 달하는 지급 오류 실태 자체도 한국일보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집계했다. 보장원 관계자는 "인원이 부족해 사업을 수행하는데도 여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뒤늦게서야 시스템 마련을 위한 내년도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희망e음 시스템에 아동발달지원계좌 후원금 관리 기능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사업설명자료 중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씨앗통장) 사업 예산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 지원비로 이용했다'는 내역.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사회적 약자 위한 예산, 집행률 높여야"
복지부와 보장원은, 수기로 사업을 운영해왔지만 후원금 부당사용이나 사업비 전용은 없었으며 지급오류 건은 모두 추후에라도 확인해서 후원금을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실 운영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런 큰 규모의 정부 사업이 수기로 운영된 것도 황당하다"면서 "정부 예산 사업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관리·운영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사업은 집행률이 떨어진다고 감액하는 것이 아닌 원인을 찾아 집행률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맞다"며 "이 사업이 수년간 이같이 부실하게 운영된 것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을 정확히 묻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의원은 "복지 예산을 확대하는 것처럼 예산만 편성해놓고, 거기에 맞는 체계를 갖추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며, 가난한 집에 태어난 아이들은 빈곤의 대물림에 절망하고 있다. 사업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사업 규모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