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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 -17] ‘족집게 지역구’ 가보니
14일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에서 유세차량에 오른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선거운동원들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홍보하며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수민 기자
‘인물이냐, 실력이냐.’
13일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종합시장은 전국구 토론회로 달아올라 있었다. “그래도 깨끗한 사람이 낫지, 1번(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이 깨끗하면 세상 사람 다 깨끗주식상장
하게.” “그럼 국민한테 총부리 들이대는 데를 뽑냐, 차라리 트럼프처럼 나쁜 사람이 해야 나라라도 잘 살 거 아니냐.” 30년 지기 ‘장사 동기’라는 경상도 출신 부부와 전라도 출신 부부 사이에 언쟁이 오갔다. 건너편 강원도 출신 전모(64) 사장도 한마디 거들었다. “계엄이 잘못되긴 했는데 빌미를 먼저 준 건 민주당이지.” 그러자 대구 출신 이모(63) ELS수수료
사장은 “계엄으로 3개월 동안 잠을 못 잤다”며 “노무현 때처럼 사법의 칼날이 ‘이재명 죽이기’만 향하고 있는 거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둔촌시장이 위치한 서울 강동구는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 중 하나로 ‘한강벨트’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스윙 스테이트’이자 ‘민심의 풍향계’로 불릴 정도로 민심이 유동적인데, 14~20대 바다이야기5만
대선까지 대통령 당선인을 족족 맞힐 정도로 ‘촉’이 남달랐다. 전국 서울 안에서도 출신지가 다양하고, 연령대도 20·30대(27%), 40·50대(31%), 60·70대(23%)가 고르게 분포해 있어서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연령대, 출신지 분포가 전국과 비슷해 전국 민심의 표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13일 만난 강동구민의대성파인텍 주식
바닥 민심엔 계엄의 충격으로 ‘정권 심판론’의 정서가 깊게 깔려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9%포인트 차 승리했지만 이번엔 ‘혼내주기’ 위해 표심을 돌릴 결심을 했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한편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토 정서도 적잖았다.
주식대화방
그래픽=남미가 기자
길동복조리시장에서 만난 김선미(45)씨는 “계엄을 겪은 세대로서 똑같은 상황을 다시는 겪지 못하도록 정권은 반드시 교체돼야 한다. 혼내줘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민주당원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이 싫어 윤석열을 찍었다”면서도 “계엄만 아니었으면 국민의힘을 지지했을 테지만, 이번엔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 했다. 장사 6년 차인 신모(46)씨는 “민주당의 줄탄핵이야말로 국민이 위임한 권력, 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부도덕한 언행을 일삼는 분이 대통령이 되면 무서울 거 같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 했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800표 차로 초접전 승부를 펼쳤던 천호동은 어떨까. 인접한 암사동과 천호동은 주민들 사이 민주당세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2022년 윤석열 후보 시절, 암사종합시장에서 라이브방송을 하며 전격 유세에 나섰던 것도 그래서다. 천호공원에서 만난 배달기사 장모(52)씨와 우모(44)씨는 “저희는 파랭이(민주당 지칭)”라고 했다. 고깃집 사장이기도 한 장씨는 “계엄 터지고 연말 특수는 전부 사라지고 장사가 안 돼 지금 배달일을 한다”며 “빨리 선거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씨도 “이게 나라인가. 지금 IMF 때보다 더 힘든 거 같다”고 했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우씨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고덕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긴 민주당’ ‘여긴 보수 우세’라고 엇갈리게 말했다. 고덕동 토박이라는 박모(62)씨는 “박근혜 탄핵 때 무책임한 국민의힘에 실망해 윤석열을 안 찍었는데 이번엔 김문수를 찍을 것이다. 강단 있을 거 같다”고 했고, 역시 토박이라는 최모씨(77)는 “당연히 민주당이 많다. 새로 건물들이 들어섰어도 여긴 서민 정서가 짙다”라고 했다.
제3정당에 힘을 실어주거나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꽤 많았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을 뽑았다”는 이모(34)씨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데 굳이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연(32)씨는 ‘동시심판론’을 거론하며 “윤석열을 뽑은 것을 후회했고 탄핵에도 찬성했지만, 동시에 민주당이 원인 제공자였다는 것도 분명하다”며 “어느 인물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아 투표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천호동(28%)·길동(27.7%)·성내동(24.2%) 유권자들의 기권율이 전국(22.9%)보다 높은 편이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떨어질수록 상대적으로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한 민주당은 더 유리할 것”이라 했다.
엄모(43)씨는 “이재명을 뽑을 바엔 이준석을 뽑겠다”고 했는데, 19대 대선에서 강동구에선 1위 민주당 문재인(41.31%, 전국 41.08%) 후보 다음으로 국민의당 안철수(22.76%, 21.41%)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2위였던 일이 있긴 했다. 전국 2위인 자유한국당 홍준표(22.22%, 24.03%) 후보가 이곳에선 밀렸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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