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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제츠 방한, 줄타기 외교 대신 분명한 원칙 갖고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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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보망환 작성일20-08-22 01:41 조회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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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어제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양 위원은 오늘 부산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코로나19 대응 협력,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 위원의 방한은 2018년 7월 비공개 방문 이후 2년 만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한중 고위급 간 첫 대면 외교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코로나19로 연기된 시 주석 방한을 위한 의제 조율이다. 시 주석 방한이 연내 성사되면 한중 관계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 정부에 '시 주석 방한' 선물을 주는 대신, 미·중 신냉전 국면에서 중국에 힘을 실어주거나 최소한 중립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인도·태평양 전략, 화웨이 제재 등 반중 블록 참여를 동맹국들에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합류를 막으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양 위원이 20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중 갈등 격화를 겨냥해 "중국은 경제 세계화와 국제사회의 공평과 정의를 수호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중국은 또 고체연료와 사거리 제한을 푼 한미 미사일 개정지침이나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시도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이후 악화한 한중 경제협력 정상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 정상 차원의 방문이 이뤄지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격상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와 국익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와 남북 간 지렛대 역할을 지나치게 의식해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가선 안 된다. 우리의 외교 원칙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지금처럼 미·중 틈바구니에서 눈치 보는 '줄타기 외교'가 아니라 원칙과 국익을 분명히 지키면서 대응하는 전략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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