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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기 집값도 모르는 국토부 장관 주택 정책 제대로 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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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보망환 작성일20-11-13 08:25 조회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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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본인이 살고 있는 경기도 일산 집을 "5억원이면 살 수 있다"고 했다가 동네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의 실효성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디딤돌 대출은 전용면적 85㎡ 이하, 5억원 이하 주택에 구입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김 의원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김 장관은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엄정하게 말해 김 장관은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보유한 일산 아파트는 전용면적 146㎡(약 44평)로 지난 9월 5억7900만원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85㎡ 이하 주택만 대상이어서 평수가 큰 김 장관 아파트는 애초부터 대상이 되지 않는다. 디딤돌 대출 자격과는 별도로 김 장관 아파트 입주민들은 "자기 집 시세도 모르고 국토부 장관을 하느냐"며 "주민의 자산가치를 국토부 장관이 조롱 내지는 폄하한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김 장관의 엉터리 답변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을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0억원에 근접했고, 전세 중위가격마저 5억원을 넘어섰다. 11일 경제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58%가 상승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14%가 상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 부정에 가깝다.

부글부글 끓는 부동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가뜩이나 일산 주민들은 서울과 격차가 커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데 감정적인 발언으로 민심만 자극했다. 최근의 전세대란에 대해서도 임대차법은 쏙 빼고 저금리 탓, 계절요인 탓을 하고 있다. 시장 혼란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고 있으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겠는가. 이래서는 부동산으로 인한 국민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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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
고어·바이든 부통령 때 비서실장
2014년 에볼라 40일 만에 종식

고어 대선 재검표 땐 고문변호사
트럼프 불복에 대응할 전략가 평가
2014년 11월 백악관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할 전권을 지닌 ‘에볼라 차르’ 론 클레인(왼쪽)이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에볼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론 클레인(59) 전 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순간에 국가를 하나로 단합시키기 위해서는 론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함께,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필요한 것”이라며 “2009년 우리는 함께 최악이던 미국 경제를 구했고, 2014년엔 쉽지 않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함께했다”고 밝혔다.

클레인은 2014∼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에볼라 대응 조정관을 맡아 미국의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책 마련을 책임져 ‘에볼라 차르’로 불렸다.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차르’는 백악관 직속으로 특정 분야 업무를 총괄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감독관을 뜻한다. 전권을 받은 클레인은 신속하게 대응해 40여 일 만에 에볼라 사태를 종식시켰다.

클레인이 기용되면 코로나19 대응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과도 에볼라 대응 때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인디애나폴리스 출신인 클레인은 조지타운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1989년 상원 사법위원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만났다. 그는 민주당 리더십위원회 참모로 일하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내각을 어떤 인물로 꾸릴지 논의하는 역할을 맡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 대법관의 인준을 끌어내는 데도 기여했다.

클레인은 부통령 두 명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앨 고어(1995~1999년)와 조 바이든(2009~2011년) 때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잠시 워싱턴 정가를 떠나 투자회사인 레볼루션LLC 부사장 겸 총고문을 지냈다. 올해 초 바이든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수석고문으로 합류하며 민주당 정권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대선은 클레인에게 감회가 새롭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상황이 20년 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클레인이 보좌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2000년 대선 때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대결했다가 패배했다. 당시 선거인단 25명이 달린 플로리다주에서 접전이 벌어졌는데 검표 과정에 문제가 발견되며 고어 재검표위원회의 고문변호사로 임명됐다. 연방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결정으로 고어는 득표수에서 54만여 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 밀려 패배했다. 이를 소재로 만든 영화 ‘리카운트’(2008)에서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클레인 역을 맡았다.

NYT “성·인종 다양성 반영 행정부 예상”

바이든 초대 비서실장에‘에볼라 차르’발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백악관 비서실장 발표를 시작으로 차기 행정부의 내각도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바이든 행정부는 거의 40년 만에 처음으로 백인 일색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달리 21세기 감수성을 반영한 내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별·인종·성소수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내각을 구성할 전망이다. NYT는 국무장관으로 이란 핵합의(JCPOA) 주역인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의회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도 후보로 꼽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는 앤서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단수로 예상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싱크탱크 타이허(太和)의 천정(陳征) 연구원을 인용, 트럼프 외교 진용이 트럼프 대통령 중심의 친구 모임 같았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드림팀으로 불릴 만큼 정계·관계·학계의 외교 엘리트들이 뒷받침하는 ‘철의 집단군’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무부 장관에는 흑인이면서 성소수자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의장이 후보에 올랐다. 보스틱 의장이 발탁되면 최초의 흑인이자 성소수자 재무부 장관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 때 역할을 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세라 블룸 래스킨 전 재무부 부장관은 NYT와 CNN 모두 재무장관 후보로 꼽혔다. 브레이너드는 외교안보 참모그룹 중 한 명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부인이기도 하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CNN과 NYT 모두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차관이 가시권에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 중앙정보국장(CIA) 후보에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이었던 톰 도닐런과 애브릴 헤인스 전 CIA 부국장을 꼽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부처별 검토위원에 한국계 정박 포함

바이든 인수위팀이 11일 공개한 부처별 검토위원 명단 530명에는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정박(박정현·46)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포함됐다. 부처 검토팀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각 부처로부터 원활하게 정권을 이양받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다.

컬럼비아대 박사 출신인 박 석좌는 2009~2017년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CIA 동아태 미션센터장을 역임했다. 인수위가 공개한 국무부 검토팀 위원 30명 중 정박을 제외하면 한반도 관련 경력자는 없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서유진·이유정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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