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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낳은 후궁' 조수진, 파문…고민정 "고소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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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빈현 작성일21-01-28 07:00 조회1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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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을 '왕자 낳은 후궁'에 빗대 논란이 되고 있다.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후궁' 논란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 "성희롱성 막말" 사퇴 촉구 vs 조수진 "저질공세"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왕자 낳은 후궁'으로 표현해 막말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여당은 "저질스러운 망언"이라며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같은 당 내부에서조차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조 의원은 "민주당이 말꼬리를 잡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당사자인 고 의원이 조 의원 고소를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논란은 이날 오전부터 불거졌다. 조 의원의 고 의원 저격 글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반격하면서다. 조 의원은 전날(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가 아끼고 사랑한다는 고민정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합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조롱했다. 천박하기 짝이 없다"며 "고민정이라는 사람의 바닥을 확인했다:고 했다.

문제가 된 대목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고민정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 100만 원씩 준다'고 언급한 것을 지적하면서 나왔다. 조 의원은 "이런 게 금권선거"라며 "조선 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다.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여당 지도부가 당 소속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취지의 글이었지만 여성 의원을 '후궁'에 빗대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곧바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반발했다. 허영 대변인은 "조 의원이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 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며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등 향후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박주민 등 민주당 초·재선 의원 41명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명의 성명서로 조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적 공방이 오고 가는 국회에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듣도 보도 못한 저질스러운 망언"이라며 "동료 여성 의원의 인격을 짓밟고 명백한 성희롱을 자행하는 모습에 참담할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개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 의원은 아직 '촌철살인'과 '명예살인'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듯싶다"며 "툭하면 쏟아지는 국민의힘발 망언을 보면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과 같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 의원도 "남성 의원을 비판하면서도 그런 비유를 썼겠느냐"며 "후궁 운운하면서 함께 말한 '천박하기 짝이 없다. 바닥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말은 동료 의원에게 할 게 아니라 본인에게 어울리는 단어인 듯싶다"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조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이인영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고민정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 10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한 것을 지적하면서 나왔다. 4월 총선에서 고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이 전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고 의원 공식 블로그

당 내부에서도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같은 당 소속이고 같은 지역(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조 의원의 발언은 과했다"며 "아무리 선거철이고 여당의 잘못이 크다 해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다"고 했다. 이어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과도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글을 삭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총선 때처럼 소속 의원들의 막말 파문이 자칫 오는 4월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지난 총선 막바지에 야당(당시 미래통합당)의 막말 파문으로 수도권의 중도층 이반이 심화되었음을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 의원이다. 인신공격과 막말을 비판했더니 민주당이 말꼬리를 잡고 왜곡해 저질공세를 하고 있다. 인신공격과 막말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라고 했다.

'후궁' 논란은 법원으로까지 번졌다. 조 의원은 이날 지난해 4·15총선에서 재산 축소 신고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것과 관련해 1심 재판에 참석했다. 그는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벌금 100만 원 이상은 당선무효형)하게 됐다. 재판 결과에 대한 안도도 잠시, 조 의원은 선고 후 대기하던 취재기자들과 맞닥트렸다. 취재진이 '후궁'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부분은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또 다른 기자에겐 "찍지 마시라. 지워"라며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기도 했다. 다만 조 의원은 해당 취재진에 문자를 보내 "고생하는 기자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고,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조 의원 재판 결과 후 또 한 차례 논평을 내며 거듭 비판했다. 야당 개별 의원을 향해 하루에 두 차례 논평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 대변인은 "11억 재산신고 누락으로 국민을 속여 국회의원이 된 일이 80만 원 벌금형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제라도 조 의원은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후궁' 발언을 겨냥해 "남을 헐뜯고,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말을 내뱉고, 재산을 속여 국민을 속이는 일이 국회의원의 본연의 임무가 아님을 깨닫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고 의원은 조 의원을 고소했다고 밝혀 향후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선거공보물에 허위학력을 적은 혐의'라고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에 대해서도 고소를 진행한다"며 "민·형사 모두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는 말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들의 판단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광진을 지역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분별력 있는 조치와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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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사. 홍인기 기자

또다시 선거철이다. 성추문과 몰염치로 시작된 선거임에도 판세, 구도, 전략 등 온갖 말의 성찬들 속에서 반성이나 원칙 같은 정치적 도의는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벌써 많은 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겸양이 미덕이란 말이 무색하게 서로가 자신이 당선되어야 할 이유를 확신에 찬 어조와 결기 어린 눈빛으로 외친다.

서울시장은 조금 특별하다. 도시의 크기와 영향력, 상징성이 남다르다 보니 서울시장 이름은 전 국민이 안다. 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장관급 대우를 받고,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으며, 당선만 되면 정치적 체급이 일약 대권주자급으로 팽창하는 자리다. 실제로 역대 시장은 유력 대권주자, 국무총리, 집권여당 대표, 대통령이 됐다. 특별한 도시의 수장은 가히 특별한 위상을 가진다.

아마 이번에 나온 분들도 서울시장 너머 더 큰 꿈을 꾸고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대통령 선거에 나가본 사람, 거대 정당 원내대표, 전직 서울시장, 장관, 의원 등을 했던 분들이니 경력이라면 차고 넘칠 터. 그런데 다들 본인이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는 모호하다. 왜 시장이 되고 싶은지, 시장직이 정치경력의 마지막 과업인지, 서울시민을 위한 꿈과 봉사를 우선 이야기하는 후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부박하고 급조된 공약이 아닌 최소 몇 년을 갈고 닦은 12년짜리 (3선이 가능하다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선거에 도전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시장직을 대권으로 가는 도상에 놓인 디딤돌로 여기는 이가 과연 적합할까?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인물들의 우선순위는 시정일까 경력관리일까? 적어도 수도 서울의 시장이라면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온통 서울, 서울, 서울인 인물이 걸맞다.

도시의 일은 시민이 직접 결정하고 집행한다는 지방자치체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싸우기도, 늘공들이 관료주의의 무게에 주저할 때 책임을 떠맡고 돌격하라고 외칠 수도 있어야 한다. 동시에 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해야 한다.

행정력 없는 정치인은 당선되더라도 현장을 모른 채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할 것이고 정치력 없는 행정가는 시민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해 권력 근처에도 가보지 못할 것이다. 결국 양자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지금 시장 후보로 거론되거나 출마선언을 한 이들은 대부분 정치인의 정체성에 뿌리를 내린 채 '또 하나의 경력'을 위해 시장직에 도전한다는 인상을 준다. 굴곡된 시정을 시민에게 돌려줄, 갈고 닦으며 준비한, 시장을 마지막 공직으로 보는 분은 누구일까?

정치인이라면 다들 더 큰 야심이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여의도 정치인 중 대통령 꿈 안 꾸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겠는가. 그런 경향이나 속성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수도 서울을 책임지는 시장은 진영의 대표자가 아닌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 주춧돌을 놓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과한 것일까? 거짓이나 선동이나, 특정 정당, 특정 진영의 잘못에 의한 반사이익에 힘입은 당선이 아닌 시민의 삶을 세심히 다듬고 풍요롭게 하겠다는 웅장한 포부, 세밀한 계획, 걸출한 능력, 풍부한 경륜을 가진 시장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우리에게 필요한 시장은 어떤 시장일가? 우리의 고민이 깊을수록 다음 시장은 그 고민을 쉬이 외면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시민을 위한 시민의 일상화란 상식이 그립다. 이번 만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ㆍ성균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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