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출석 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참모로부터 초유의 현직 야당 대표 검찰 소환을 보고받았다. 이 대표는 오전에 도착한 이 메시지를 오후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읽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마치 이 대표가 참모진의 입을 빌려 '전쟁상황'임을 강조하려는 듯했다.민주당도 이 대표의 소환은 정치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을 섬기는 참된 검찰이라면 말꼬리 잡을 것이 아니라 무리한 수사로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말했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소환 요구"라고 말했다.하지만 정작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전쟁준비'를 착착 진행해오고 있었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패한 후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면서도 '방탄용'이라는 말을 들었고, 전당대회 출마 때도, 전당대회를 앞둔 당헌개정 때도 '사법리스크' 우려가 제기됐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환조사가 가시화되고 전쟁이 시작됐으니 방탄 착용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강경한 대여 공세가 예고됐던 것에서 더 나아가 정부·여당과 야당의 관계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여야관계가 전쟁이나 다름없는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이에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 통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새 정부 임기 첫 정기국회 전 여야가 민생특위까지 만들어 민생 입법에 속도를 내자고 했으나 오히려 대결 구도는 뚜렷해지고 있다.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야권의 특검 요구, 검수완박과 검수원복 등 공방을 벌일 현안이 산적하다. 차라리 정부의 감세 추진을 놓고 벌이는 이념 논쟁이 민생에 가깝게 보일 지경이다.민주당이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도 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가파르게 진행된 인플레이션에 따라 상인들이 쌀가마니에 돈을 담아 리어카로 싣고 다니는 등 불편이 커지자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지도부를 세우지 못하는 국민의힘과 전쟁준비에 골몰하는 더불어민주당. 과연 과거 세대보다 나은 정당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으로부터 검찰의 소환 통보를 보고 받는 모습. 문자에는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대장동 의혹 관련으로 수사를 받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한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