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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경리부장이 돌렸다. 듯했으나 그런 아이고 가득- 술 그리고 몸짓언어 이무상(사진) 시인은 80대 중반의 원로시인이다. 그는 겸손과 천진이 몸에 밴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그러지 않지만, 예전에 이무상 시인과 술을 마시면 최소한 3차까지는 가야 한다. 그의 ‘술에 대한 법칙’은 유랑의 시간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법칙이다. 사실 이무상 시인은 술이 그다지 센 편은 아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딸기색으로 물든다. 40분이 지나면 가자, 가자, 라고 재촉한다. 그 이유는, 가다가 술을 깨기 위함이 첫 번째이며,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골목길의 설렘 때문이다. 그 여로는 이무상에겐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이러한 분석을 어느 시인이 문학적으로 평하는 것을 나는 들은 적이 있다. 그게 맞는지는 모르나 이무상 시인은 자리를 옮길 bs캐피탈 아파트론 때마다 자신의 캐릭터를 화려하게 펼쳐내곤 하였다. 흥이 오르면 누구나 이무상 시인의 곱사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는 술병 구멍에다 숟갈을 넣어 흔들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거나, 두 팔을 활짝 펼쳐 너울너울 학춤을 추곤 했다. 섬광 같은 눈빛은 거의 신들린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문인들이 끼리끼리 대화를 나눌 때, 이무상 시인은 화장실을 가는 척 슬그머 추가 금리인하 니 문을 밀고 나가선 돌아오지 않았다. 이무상 시인은 절제를 지키는 시인이었다. 술좌석이 무르익으면 한바탕 즐겁게 흥을 돋운 다음 연기처럼 사라지곤 했다. 다음 날, 직장으로의 출근길은 언제나 쾌청이었다.






▲ 푸른소금 서면문인회 낭독회에서의 이무상 시인.





-시인 이무상은 1980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그러나 이무상은 74년 한국문인협회 발간지 ‘월간문학’에 시‘봉의산’을 발표함으로써 문단활동을 이미 금융계산기다운로드 시작하고 있었다. 1983년 첫 시집 ‘사초하던 날’이 발표되자 비로소 그는 춘천에서 유일한 향토시인으로 발돋움했다. 춘천에서 나서, 춘천에서 학교를 다녔고, 춘천에서 현재까지 살고 있는 시인은 이무상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다. 이무상 시인은 춘천의 곳곳을 널리 환하게 꿰뚫어, 지명시인(地名詩人)이란 독특한 이름을 얻었다. 그의 시엔 춘천의 냄새가 짙게 학자금대출2금융권 배어 있었다. 그의 시엔 우리 삶의 모습이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잘 드러나 있었다. 어느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시어로 되어 있어 머리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평이함 속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뒤적일 수 있어 좋았다. 그의 시는 난해하지 않아 좋았다.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결코 경박하다거나 쉽게 써진 시가 아니었다. 잘 조탁된 시어는 투박한 듯하면서도 진주알처럼 매끈했다. 그런 시를 독자들은 곰곰이 되씹어 볼 수 있어 좋았다. 시에 나오는 지명이 정겨워 그곳을 찾아가면 제가끔 마음속에 시가 저절로 읊조려졌다. 이무상은 군대 생활 3년을 빼고는 단 한 번도 외지로 나가 산 적이 없었다. 이무상의 생활 그 자체가 춘천 역사의 한 페이지나 다름없었다. -향토사 연구와 개인사의 기록 이무상은 세 권의 산문집을 펴냈는데, 그것은 춘천사(春川史)의 소중한 자료로서 문화계의 인정을 받았다. 2007년 발간한 ‘우리의 소슬뫼를 찾아서’는 27년간 춘천의 역사 자료를 수집하고 마흔여덟 차례나 현장 답사를 거쳐 펴낸 책이다. 이 책은 지명에 얽힌 향토사이고 우리 지역어의 말광이다. 소슬뫼, 말탕개미, 스무나무숲, 유포리 버들개 등, 낯선 이름을 통해 독자들은 춘천의 지명과 역사를 거슬러서 살필 수 있다. 그리고 시인과 지인들의 편지글과 자신이 쓴 동시, 동화, 가족이야기, 소소한 일기문, 일화 등이 수록된 ‘나무로 서서’는, 무엇 하나 버림없이 보존하고 수록하는 개인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2019년에 펴낸 ‘소나무골 이야기’는 춘천 서면의 문학과 역사를 다룬 책이다. 이 책엔 춘천 서면이 박사마을이 되기까지 역사적 배경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다.






▲ 시인이 펴낸 시집.





-이무상이 쓴 서사시 이무상 시인이 펴낸 시집은 지금까지 모두 일곱 권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끝나지 않는 여름’이 가장 인상 깊고 중요한 시적 성과라고 생각한다. 총 5부로 되어 있는 이 시집은, 1946년부터 1954년 2월까지의 한국전쟁 이야기가 배경이다. 그 전쟁을 겪은 한 가족의 수난사가 시난고난 담담하게 펼쳐진 장편 서사시이다. 나는 요즘에야 이 책을 접하고 참으로 귀중한 서사시로구나 하고 탄식하였다. 지금에 와서야 이 시를 발견한 것에 대한, 일종의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무상 시인의 시는 모두 현실에 근거한 시가 대부분이다. 아니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소중하다. 우리는 이 시인을 좀 더 깊이 살피고, 좀 더 넓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명 하나하나에도 우리의 뿌리 깊은 역사가 숨 쉬고 있고, 오래도록 이어져 온 우리들 겨레의 정서가 잘 삭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무상 시인의 집 시인은 두 내외분만이 산다. 후평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다보이는 언덕 빌라 이층집이다. 내가 언덕을 올라 입구로 들어서자, 시인은 이층 창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아마 나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이무상 시인의 부인이 공손히 나를 맞이한다. 몇십년이 흘렀을까. 참으로 오래 못 뵈었다. 우린 지난 이야기를 잠시 나눈다. 벽에 걸려 있는 노부부의 사진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얼마 전에 나는 춘천시 ‘봄내’지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시인의 아내는 우렁각시처럼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아침이면 시인의 아내는 시인에게 다가와 아침 인사를 나눈 다음, 지폐 두어 장을 시인의 지갑에 넣어준다. 어디 나가서 용돈이 궁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 시인이 발간한 산문집.





-한 잔 술로 점심 끝 시인의 집을 나와, 이무상 시인과 점심을 함께하러 후평동시장에 들어선다. 시인이 자주 들르는 밥집이다. 두부찌개에 따뜻한 밥이 나왔고, 시인은 한 병의 막걸리를 주문한다. 우린 대낮에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켠다. 맛있다. 그리고 나는 밥을 한 수저 뜬다. 시인은 두부찌개 냄비에서 두부를 수북이 담아 내게 건넨다. 나는 따뜻한 밥에 두부를 먹는다. 맛있다. 그러나 시인은 밥뚜껑을 열지 않는다. 그러자 집주인 할머니가 말한다. 선생님은 밥을 드시지 않아요. 나는 밥과 두부와 술을 마시고, 시인은 두부를 앞에 놓고 술만 조금씩 마신다. 시인은 딱 석 잔으로 만족한다. 우린 따뜻한 눈빛이 되어, 맑은 겨울 햇살 속으로 눈부시게 나선다. <시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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