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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행운 < PD수첩 > CP


ⓒ 이영광




지난해 내란 사태 이후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표방하는 MBC < PD수첩 >은 올해 상반기 대부분을 내란 사태에 대해 다각도로 다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 PD수첩 >이 너무 한쪽에 매몰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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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 PD수첩 >의 생각과 함께 올 하반기 < PD수첩 >이 생각하는 콘셉트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9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오행운 < PD수첩 > CP를 만났다. 다음은 오 CP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상반기엔 내란 사태 집중, 이제는 아이템 다양화 노력 중"
소액바로대출 - 3월부터 < PD수첩 > CP 맡으셔서 해오고 계시잖아요. 4개월 지났는데 어때요?"2008년부터 3년간 현역 PD로 제작에 참여한 뒤 15년 만에 CP로 돌아왔는데,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 PD수첩 >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무게와 사회적 책임을 매일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상반기는 내란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정리되는 과정까지 저 주택 희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했기에,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면서 시청자들께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 PD수첩 > CP로 발령 났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오랜만에 제작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설렘과 함께,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도 컸습니다. 지난 6~7년간 기획·정책 부서에서 PD들이 더 좋은 시티은행 전세자금대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 만드는 데 주력해 왔는데, 막상 현장을 책임지게 되니 걱정도 됐습니다. 동시에, 제가 정책을 고민하며 '제작 현장에서 이런 부분을 시도해 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걸 직접 실현해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 올해 시청률 중 가장 높은 게 4월 8일 방송으로 4.8%던데."'다시 서울의 봄' 편 9월 담보대출 금리 이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정치적으로 단죄되어 가는 과정을 저희가 꾸준히 추적해 왔고, 그 국면이 마무리되는 과정에 대해 담았습니다. 지난겨울부터 이어진 저희의 노력을 시청자들께서 공감하고 응원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상반기 < PD수첩 > 아이템을 보면 내란 사태에 관한 게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사회적인 이슈여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좀 더 다양한 걸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데. < PD수첩 >은 우리 사회 아젠다를 전달해 주는 역할도 하잖아요."예리한 지적입니다. 상반기에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안의 위중함과 시급성 때문에 내란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 PD수첩 >이 반드시 기록해야 할 장면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4월 8일 방송을 기점으로 내부에서도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다른 주제들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그 이후로는 아이템을 다양화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에 내란 사태가 나고 < PD수첩 >이 발 빠르게 3부작을 제작해서 화제였잖아요. 물론 CP님 부임 전인데 어떻게 보셨어요?"굉장히 놀라웠습니다. 저도 다른 팀 팀장이었지만, 그날 상황을 보고 집에서 20분 만에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당시 방송을 막 마친 < PD수첩 > 제작진 일부가 남아있었는데, 당시 CP님과 제작진이 매우 빠른 판단으로 현장에 접근해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방송이 가진 현장성을 극대화해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서의 소임을 다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민함과 더불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 상반기 방송 중에 CP님 기억에 남는 방송이 있을까요?"'다시 서울의 봄'처럼 탄핵 국면을 마무리한 방송도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산불' 아이템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내부에서는 탄핵 국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산불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일은 조금 늦었지만, 산불 진화 과정부터 취재하며 산불 진화 책임이 소방이 아닌 산림청에 있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점들을 지적할 수 있어 의미 있는 방송이었다고 봅니다."
- 아이템 선정할 때 논의를 거치실 텐데, 기준 같은 게 있을까요?"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입니다. 단순히 화제성을 쫓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 권력의 오남용 같은 문제에 집중하려 합니다. 특히 방송의 가장 큰 장점인 '현장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가볼 수 없는 사건의 현장을 찾아가, 뉴스로는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맥락과 이야기를 종합해서 보여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자 아이템 선정의 첫 번째 기준입니다."
- 다른 방송에도 탐사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신경 쓰이지 않나요?"신경이 많이 쓰이죠. 타사 프로그램 보며 자극도 받고,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배우기도 합니다. 제작진 회의 때 '옆 동네는 이런 걸 만들었던데, 우리도 관심 갖자'라거나 '저런 관점도 있을 수 있겠다'라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최근 저희가 '고교학점제'를 방송했을 때 동 시간대 KBS <시사기획 창>에서는 '소년원' 문제 다뤘는데,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좋은 소재라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죠."
- 아무래도 탐사 프로그램은 고소·고발도 많이 들어오니, 이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법적 분쟁은 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래서 방송을 결정한 순간부터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합니다. 특히 당사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방송에 공정하게 반영하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가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는 취재들이 여럿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제작진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마지막까지 팩트 체크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최근에는 법적 분쟁에서 일방적으로 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상반기 < PD수첩 > 방송 중 인상적인 게 AI를 많이 활용한 것 같아요."작년 비상계엄 가상 시나리오에 AI를 활용해 큰 화제를 모은 이후, 여러 방송에서 이미지 구현에 AI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사실적이어서 시청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AI 활용 장면'임을 반드시 고지하고,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AI의 분석 과정은 '블랙박스'와 같아서, 그 결론이 나온 과정을 알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럴듯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이 진실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에,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매우 주의해서 활용해야 한다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 노령화 등 한국 사회 구조적 문제 다룰 예정"
- 하반기 < PD수첩 > 콘셉트는 어떤 걸까요?"두 가지 큰 방향이 있습니다. 첫째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화두로 던지는 것입니다. 상반기가 내란과 탄핵 등 정치적 문제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수축 사회'라는 프레임 통해 인구 감소, 노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연속 기획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둘째는 이를 진행하며 '저널리즘 플랫폼'의 역할을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외부의 유능한 제작사나 지역 MBC와 협력해 다양한 시선으로 문제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 최근 '수축사회' 1, 2부로 저출산과 간병 문제를 다뤘는데, 시리즈가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죠?"그렇습니다. '수축 사회'는 하반기 내내 이어질 대형 연속 기획입니다. '시나리오 2060'이나 '간병' 편 모두 '수축 사회'라는 큰 맥락에서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하반기에도 이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며, 앞으로 4~5회 정도 더 방송할 계획입니다. 그 과정에서 외부와의 협업도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 < PD수첩 >은 외주제작 거의 안 했던 거로 기억해요." 품질 관리나 법적 문제 때문에 외부와의 협력이 드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 PD수첩 >이 탐사보도의 맏형으로서 더 폭넓은 의제를 다루고 영향력 키우기 위해,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도가 우리 프로그램의 가치를 함께 높이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 그러면 그게 협업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전체 제작하는 건가요?"형식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동 제작이 될 수도 있고, 좋은 기획안이 있다면 제작을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떤 경우든 < PD수첩 >의 정체성과 엄격한 팩트체크 과정은 필수적으로 적용될 것입니다."
- 아이템으로 생각하시는 게 있을까요?"우선은 '수축 사회'라는 큰 주제 안에서 외부와 협업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범위를 열어놓기보다는,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 올해가 광복 80주년이라서 < PD수첩 >도 이에 관련된 방송을 준비하는 거로 압니다. 어떤 건가요?"7월 말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인 강제징용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징용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했거나 현지에 유해가 묻혀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관련된 문제점들에 대해 짚어보는 프로그램 제작하고 있습니다. 8월 중순에는 한일 관계와 역사 문제를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루는 기획도 고민 중입니다."
- 7월부터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로 '고수수첩'을 시작했던데, 어떻게 하게 됐나요?"사실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취재 뒷이야기를 전하는 'PD수첩 코멘터리' 같은 콘텐츠를 만들었다가 여러 여건상 잠시 멈췄습니다. 이번에 '고수수첩'을 다시 시작하게 된 이유는,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만나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방송 시간에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오랜 시간 들려주시는 깊이 있는 통찰과 변화의 방향을 짧게만 담기 아쉬워, 그 식견에 대해 시청자들과 온전히 나누고 싶었습니다. 전문가들과 좋은 인연 이어가고, 그분들의 지혜를 통해 우리 사회 변화에 기여하려는 의도입니다."
- 유튜브를 그거 말고 다르게 활용할 생각도 있나요?" 물론 본방송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유튜브로 저희 프로그램 접하는 시청자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분들께 본방송 콘텐츠를 어떻게 잘 전달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3월에 부임한 이후 이 부분을 개선하려 노력했고, 시청 행태에 맞춰 방송을 10분 단위로 나누거나, 특정 주제의 과거 방송들을 엮어 'PD수첩.ZIP'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병' 편이 방송되기 전 주말에 과거의 돌봄 관련 방송들을 모아 올리는 식입니다. 시청자 반응이 매우 좋아서, 올 상반기 유튜브 채널이 작년 하반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 < PD수첩 >이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 골드버튼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100만 명을 넘어 지금은 120만 명에 가까워졌고, 빠른 속도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 제작진이 본방송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희 데스크는 그 좋은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더 쉽게 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지난 내란 국면에서 < PD수첩 >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수행하고자 노력했고, 많은 분께서 호응해 주셨습니다. '시대의 목격자'로서의 소임을 잊지 않고, 하반기에도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