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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커피 파도를 대학을 이 주었다. 아니지난해 12월 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진입을 준비하는 군인들. 고영권 기자


국방부가 12·3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하는 데 공적을 세운 장병을 특진시키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합니다. 비상계엄 '명령을 소극적으로 이행'한 장병들이 특진 대상자로 거론됩니다. 전시에나 있을 법한 특진을 고려할 만큼 민주주의 붕괴를 저지하는 데 이들의 공이 컸다는 뜻일 겁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그날 밤 봤습니다. 국회에 진입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임무가 미심쩍은 듯 개신개신 움직이는 장병들의 모습을. 국회를 향하는 휘하 장병들에게 "한강 다리를 건너지 말라"고 지시한 지휘관을. 당장 통신장비관련주
명령에는 따랐지만, 즉각 거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3성 장군도 봤습니다.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지만 명분 없는 비상계엄 앞에서 고뇌해야만 했던 군인들이었습니다. 정부로선 이들을 보듬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법합니다.
그런데, 어라? 특진 소식에 되레 군 내부에선 "글쎄?" 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온라인주식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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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정치적 판단 요구하는 꼴 될 수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계엄군이 탄 헬기가 서울 여의도 국회로 진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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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진 대상자로는 대략 3~4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휘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건너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국회 경내에서 부하들과 시민들이 충돌하지 않도록 지휘한 김형기 1공수여단 대대장(중령), 707특수임무단이 탑승한 헬기의 서울 상공 진입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 결과적으로 계엄군의 국회 도착을 지연시황금성2
킨 김문상 전 수방사 작전처장(대령) 등입니다.
모두 영관급 현장 지휘관들이고, 당시 명령과 임무를 '의심'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지시일 수 있다는 이 절묘한 의심은 소극적인 임무 수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비상 계엄을 조기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인 대목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극적 굿모닝스탁
임무 수행을 근거로 포상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이 뒤따릅니다. 육군의 한 영관급 장교는 "임무는 그냥 임무일 뿐인데, 소극적으로 해도 되는 임무 따로 적극 임해야 할 임무 따로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물론 당시 지휘관들의 합리적 의심이 계엄 저지로 이어진 공로를 폄훼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소극적 임무 수행을 특진 근거로 한다면 자칫 장병들에게 임무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요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군의 우려 자체는 새겨들어 볼 만해 보입니다.
한 위관급 장교는 "적극적 친일 행위자가 있고 소극적 친일 행위자가 있다. 행위의 무게는 다르지만 소극적으로 친일했다고 해서 상을 주진 않는다"고 꼬집습니다. 애당초 부당한 명령을 내린 수뇌부 수사·처벌에 집중해야 할 때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이들을 찾아내겠다는 건 다소 억지스런 공치사가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민주당 특진자' 꼬리표도 부담



7월 31일 인천 서구 인천도시지역전투훈련장에서 진행된 육군 51사단 ' 대테러 초동조치훈련 및 도시지역 탐색격멸훈련'에서 장병들이 테러 용의자 은거 건물로 진입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과연 특진 대상에 오른 지휘관들이 영광스러워할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특진 대상자로 거론되는 장병 가운데는 정기 진급 심사를 앞둔 이도 있습니다. 평판도 좋았고 임무 수행 능력도 뛰어났던 터라 원래부터 진급이 유력했다고 합니다. 내 실력으로 진급할 참에 '비상계엄'에 소극적으로 행동했다는 이유로 특진을 통해 진급한다면 수십 년간 쌓아온 그의 성실은 되레 빛이 바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특진시켜준 사람'이라는 꼬리표도 부담입니다. 특정 정권에서 '수혜'를 입었다는 말은 다른 정권에선 '배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듭니다. 물론 그러지 않아야 합니다. 정권이 바뀐다한들 비상 계엄의 정당성을 의심한 군인들의 당시 판단과 행동은 존중돼야 합니다. 하지만 장교 진급이 정치와 완전히 분리되지 못한 현실을 고려하면 특진의 영광은 언제든 승자의 독배로 변질될 것이라는 게 동료 장병들의 우려입니다.
물론 "그들 덕에 비상 계엄이라는 참극을 막았다. 무엇으로든 공을 치하하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장병들은 말합니다. "소극적 가담자를 칭찬하기보다, 비상 계엄으로 상처를 받은 군심 전체를 보듬는 게 먼저"라고. "소극적 가담자와 적극적 가담자를 구분해 '갈라치기'하기보다는 '모두가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명령에 따른 일반 장병들은 죄가 없다'고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비상 계엄을 기획·수행한 수뇌부를 엄벌하고 어제처럼 오늘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 장병의 노고를 치하해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특진 검토 지시를 내리며 "군의 사기가 저하되거나 부당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특진이야말로 군의 사기 저하를 가져올 변수는 아닐지 고민해봄직 합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