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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연기를 그것 맑은 부러질래? 났다. 시선으로2025년 8월1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7구장에서 대덕대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창녕=김진수 선임기자


“잘하고 있어!”
전반전이 끝나는 휘슬이 울리자 터치라인 밖으로 걸어오면서 주장 김세연 선수가 동료들에게 말했다. 2025년 8월1일 밤 9시40분쯤,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대학부 예선 첫 경기에서 대전 대덕대는 강원도립대를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넣었다. 고문희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전술을 설명했다. “상대랑 똑같은 속도로 스피드 변화가 없으니까 밀어낼 수가 없잖아.” 5분 정도 이어진 감독의 지시가 끝나자 김세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얘들아, 2점 차 현대해상보험설계사 가 제일 따라잡히기 쉬운 점수야.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 하고 쉬자!”
6개로 줄어든 대학 여자팀… 전국체전 ‘시범종목’ 강등
대회 일주일 전인 7월25일, 대전 대덕대를 찾았다. 이날은 같은 지역에 있는 대전 한빛고등학교 축구부와 연습경기가 있었다. 대덕대는 전반 내내 몰아쳤다. 전반 35분쯤 김세연의 중거 수원빌라대출 리 슛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김세연은 이미 예성여고 3학년 때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2026 더블유케이(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되는 것이 목표다. “WK리그에 가서 1년차부터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김세연의 눈빛엔 자신감이 보였다.
대학 축구부는 국내 최상위 리그인 WK리 연령계산 그로 진출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딱히 규정은 없지만 WK리그는 관행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자는 드래프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자축구 선수가 WK리그에 입성하려면 대학 진학이 필수다. 대학에 입학한 선수는 2시즌이 지나야 드래프트 신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관문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말 수도권 유일의 여자축 주식회생절차 구부였던 경기 동원대 축구부가 해체되면서, 2025년부터 전국 대학 여자축구부는 7개로 줄었다. 2013년 이후 전국 대학 여자축구부가 8개 아래로 떨어진 건 2025년이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서 대학 여자축구 경기는 정식종목에서 탈락한다. 전국체전 규정을 보면, 해당 연도 전국체전에 8개 미만의 시도가 참가 착한대학생대출 한 종목은 그다음 해부터 시범종목으로 강등된다. 2024년 대학 여자축구부 수는 8개였지만, 실제 전국체전에 나간 건 7개팀이었다. 2023년 전남에 있던 세한대 축구부가 경북 대경대로 옮기면서 경북에만 대학팀이 2개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원대 해체와 관계없이 이미 2025년 시범종목 강등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동원대 축구부까지 없어지면서 2025년 전국체전 출전 팀은 6개로 더 줄었다.
팀이 줄어들면 지원도 줄어든다.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지급받는 훈련비는 1인당 30만원씩, 선수 18명과 감독과 코치를 포함해 20명분인 600만원이다. 1년에 두 번, 하계·동계 훈련비 명목으로 지급됐다. 하지만 시범종목이 되면 훈련비가 나오지 않는다. “당장 2025년부터 동계, 하계 훈련비를 못 받았어요. 살림하는 입장에선 훈련 나가거나 이런 게 제한되죠. 2026년에 다른 지원금까지 삭감될까봐 걱정입니다.” 대덕대 고문희 감독이 말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대학 축구부 수가 처음 10개를 찍었던 2013년 대학 등록선수는 218명이었는데, 2025년 등록선수는 148명으로 30%나 줄었다. 그러다보니 WK리그 전체 선수보다 대학교 등록선수가 더 적은 역설적 상황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2011년 이후 WK리그 등록선수보다 여자대학 등록선수가 많았던 적은 2013년과 2024년밖에 없었다. 2025년 WK리그 등록선수는 196명이다.



2025년 8월1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 7구장에서 대덕대 김세연 선수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창녕=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폐교 위기 몰린 대학의 ‘꼼수 창단’
대학 여자축구부가 사라지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하나둘 해체와 창단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별 명문 축구부가 없어지면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지도자와 선수들이 새로 창단을 시도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한다. 2011년을 끝으로 대구 영진전문대 축구부가 해체됐고, 경기 여주대 축구부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세계적 스타 지소연을 배출한 서울 한양여대 축구부는 2019년이 마지막 해였다. 2021년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 여자축구부가 만들어졌지만 바로 사라졌고, 2022년 창단한 동원대는 2년을 겨우 버티고 해체됐다.
대학 여자축구부 해체가 유발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가된다. 2021년 새로 창단된 한국국제대 축구부로 진학한 김하람(23) 선수도 그랬다. 고등학교 여자축구부 명문인 전남 광양여고를 졸업한 김하람이 처음 창단하는 한국국제대를 택한 것은 경기를 뛸 기회를 조금 더 얻기 위해서였다. 회비나 숙소비가 지원된다는 점도 좋았다. 고등학교 축구부 감독도 추천해줬다. 한국국제대에 입학한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감독 추천을 받고 들어왔다. 그러나 한국국제대의 상황이 어떤지, 축구부가 유지될 수 있는지 등 정보를 아는 선수는 없었다.
한국국제대는 이미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폐교설이 돌던 학교였다. 이사장은 교수 채용 비리와 횡령 등으로 구속됐고, 교육부 보조금도 끊긴 상태였다. 이에 대학은 2020년 말 체육특성화대학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여자축구부도 그런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입학하자마자 폐교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어요. 그런데 설마 했어요. 설마 폐교되겠어?” 2025년 7월29일 전북 전주의 한 체육공원에서 만난 김하람이 말했다.
한국국제대는 시설도 열악했다. 축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이 없어서 근처 체육공원에 가서 운동했고, 학교 식당도 운영하지 않아 매일 편의점에서 밥을 먹었다. 기숙사에는 에어컨도 없었다. 다행히 대회 출전에는 이상이 없었다. 2021년 춘계연맹전부터 시작해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까지 마쳤을 때쯤 감독이 처음으로 “이동을 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해 말, 축구부 해체가 결정됐다. 학교는 2년 뒤 폐교했다.
당시 한국국제대 축구부엔 김하람을 포함해 18명의 여자축구 선수가 있었다. 전원 1학년이었다. 이 가운데 13명 정도는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 김하람을 포함해 5명은 축구를 그만뒀다. “감독님은 더 해볼 생각 없냐고 이야기했는데, 그냥 상황 자체가 이게 내 길이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착잡했어요. 진짜 그만둬야 하는구나. 슬프더라고요.”
통째로 신생팀 대학 전학… 그마저 껍데기뿐
당시 김하람과 함께 한국국제대에서 축구부 생활을 했던 ㄱ씨는 2025년 6월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21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가보니까 학교가 너무 안 좋고 (축구부에) 지원도 안 해줬어요. 거짓말로 선수들을 꾄 거죠. 중고등학교 감독끼리 서로 다 알잖아요. 여기 창단할 건데 오라고 했겠죠. 고등학교 감독도 친하니까 믿고 보낸 거고요.”
ㄱ씨의 말은 국내에서 축구를 지망하는 유소녀들의 진학과 관련한 문제의 핵심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선수는 정보가 부족하고, 감독이 추천하는 대로 진학한다. 특출난 선수는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지만, 그런 선수는 극소수다. 감독이 정해주는 학교를 거부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있다. 그 분위기를 뚫고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기 십상이다.
인천디자인고 축구부의 이혜진(34) 감독은 2011년 해체된 영진전문대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선수다. 당시 그는 고등학교 감독이 추천한 강원도립대 입학을 거부했다. 다른 학교 입학을 시도했지만 당시 감독은 자기 말을 따르지 않았다며 입학동의서를 써주지 않았다. 결국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고 1년을 쉬어야 했다. 그리고 2011년 입학한 곳이 영진전문대였다. 하지만 곧 시련이 찾아왔다. “제가 입학하기 전에 당시 (영진전문대) 감독님이 세 가지를 약속했어요. 실업팀 보내주겠다는 것과 (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는 것. 연습경기에 (주전으로) 뛰게 해주겠다는 것.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감독님은 1년 만에 다른 곳으로 가셨어요. 코치님이 남아서 학교를 지켰어요. 결국 학교(축구부)가 없어졌죠. 지금 생각해보면 부조리하죠.” 2025년 3월10일 인천디자인고에서 만난 이 감독이 말했다.
한국국제대 축구부가 해체되고 이듬해인 2022년 ㄱ씨는 새로 축구부가 창단될 예정인 경기 동원대로 옮겼다. 당시 한국국제대 감독이 동원대 감독으로 가면서 축구를 계속하기로 한 선수 대부분이 동원대로 갔다. 동원대에 간 첫해에는 신입생도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감독은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때 코치님도 없었거든요. 코치가 없으니까 선수들 케어가 안 되는 거예요. 애들이 하나둘 관둔다고 하는데 잡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다 빠져나갔어요.”



지소연 나온 한양여대마저… 남은 대학도 언제든
2023년 11월, 전세환 전 감독이 동원대를 맡기로 했을 때 남은 인원은 8명이었다. 전 전 감독은 직전 감독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애들 ×나 못하니까, 올해 그냥 다 그만두게 만들고 새로 창단하세요. 이제 8명밖에 안 남았어요.”
학교도 이미 지원을 끊은 상태였다. 운동장만 쓸 수 있었다. 감독 월급은 선수들에게서 10만원 정도씩 받는 거로 해결했다. 매달 120만~130만원 정도였다. 그래도 팀 분위기는 좋았다. 문제는 동계훈련을 마친 뒤 발생했다. 대회 참가를 위해 선수 등록을 하려는데 대한축구협회가 ㄱ씨를 포함한 동원대 선수 2명의 선수 등록을 불허한 것이다. 다른 대학을 포함해 이미 6학기를 수료했다는 이유였다. “제가 아는 다른 제자들을 설득해 겨우 12명을 만들어서 축구부 구성을 시작한 거거든요. 최소 18명이 필요해서 나머지 6명은 축구부도 아닌 일반 학생들로 등록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긴 거죠.” 2025년 4월7일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전 전 감독이 말했다.
결국 소송까지 간 끝에 ㄱ씨 등도 대회에서 뛸 수는 있었다. 하지만 2025년부터 최소한의 팀을 구성할 선수가 다시 부족해졌다. 축구부원 2명은 다행히 WK리그 드래프트가 돼서 팀을 떠난 거지만, 제일 잘하던 선수는 부상으로 그만뒀고 신입생 수급은 되지 않았다. 결국 4명 정도를 빼고 다른 부원들은 축구를 그만하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해체는 막아보려고 했어요. 여자축구연맹 회장님 찾아가서 무릎 꿇고 빌었어요. 저라도 최저임금 맞춰주면 그나마 (축구를 계속할 의지가 있는) 4명에다가 신입생을 어떻게든 받아서 팀을 유지하겠다고요. 다른 대학 감독들한테도 남는 선수들(을 동원대로 보내는 방식으로) 도와달라고 했는데…, (다른 대학들은) 지금 당장의 성적만 중요한 거예요.” 전 전 감독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한양여대의 마지막 감독, 기은경 전 감독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가 한양여대 감독에 취임한 2017년부터 소문이 돌았다. 축구부가 해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즈음 여자축구부를 담당하는 학장이 바뀌면서 지원이 줄기 시작했다. 예산이 줄었고, 신청하는 족족 반려됐다. 해마다 맞추는 유니폼도 못 맞췄다. 그렇게 1년이 흐른 2018년, 여자축구부를 담당하는 학과 교수가 찾아와 여자축구부를 해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 전 감독은 학장을 찾아갔다. 학장은 “돈이 없어서”라고만 말했다. 더 높은 사람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지인을 동원해 국회의원이나 서울시장에게도 연락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한양여대 출신인 지소연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했다. 오규상 당시 여자축구연맹 회장에게도 여러 번 연락해 “제발 한 번만 학교 총장님을 만나달라”고 사정했다. 연맹은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 너무 화가 났어요. 아무리 힘을 써도 누구도 움직여주지 않았어요. 감독이 총장을 그냥 어떻게 이기겠어요, 총장이 학교 내 부서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대학교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연맹은 사실상 도와주는 게 없었어요. 정말… 아직도 거기에 한이 맺혀 있어요. 그때 (축구부에 있던)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요.” 2025년 4월1일 광주의 한 카페에서 만난 기 전 감독이 말했다.
2019년엔 한양여대, 2024년엔 동원대였지만 이는 남은 7개 대학 여자축구부도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대덕대도 2019년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를 겪었지만 대전시체육회와 대전축구협회 등이 지원을 결정하면서 겨우 여자축구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덕대에서 여자축구부를 담당하는 고동우 교수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모든 대학이 재정 문제로 축구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느 대학이든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 1순위는 운동부”라고 말했다. 그리고 운동부 가운데 1순위는 여자축구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은퇴 뒤 다시 WK리그 도전하는 이 선수



2025년 7월29일 전북 전주 완산생활체육공원 축구장에서 김하람이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류석우 기자


은퇴했던 김하람은 최근 다시 선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다시 대학에 1학년으로 입학해 대회에 참가하고, 1년 안에 드래프트를 통해 WK리그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며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 그 적금이 만료되는 2025년 10월이 재도전의 출발선이다. “다른 걸 해보니까 축구가 더 간절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해온 것 중에 제가 제일 잘하는 게 축구예요. 오히려 축구부 할 때보다 지금이 더 몸 상태가 좋아요. 자신 있어요.”
두 번의 대학교 축구부 해체부터 소송까지 거친 ㄱ씨는 2025년 WK리그에 입성했다. 한번 세상이 막아서도 그걸 넘어서고 자기 힘으로 도전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도전은 그 무엇보다 값지지만,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될 이야기다.
창녕(경남)·전주(전북)·대전=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