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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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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이 나중에. 나도 신의 자고 인정을 한애니메이션 ‘닥터비팡’주인공 호수(왼쪽)와 비팡.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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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동네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세대와 취향이 어우러진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앞에서 한 곱상한 청년이 붕어빵을 팔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서툴고 굼뜨다. 붕어빵이 나오길 기다리다 못해 손님이 가버리기도 한다. 청년의 이름은 호수. 케이(K)팝 아이돌 연습생이다. 어느 날 호수는 실수로 붕어빵 반죽에 딸기우유를 섞는다. 그 결과 희한한 생명체가 탄생하는데, 빨간색 붕어빵인 ‘비팡’이다. 둘은 함께 우정을 쌓고 꿈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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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얘기냐고? 최근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도전장을 내민 애니메이션 ‘닥터비팡’의 내용이다. 지난달 말부터 투니버스와 넷플릭스 등 오티티(OTT)에서 공개 중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케이팝을 소재로 하면서 순수 국내 창작진이 만든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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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닥터비팡’의 배경인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할리우드 기술과 자본이 들어간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완성도가 수준급이다. 인물의 움직임과 낙원상가 일대 배경이 정밀하상보 주식
다. ‘닥터비팡’을 제작한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의 고윤아(42) 대표는 “시지아이(CGI) 일류급 인재가 모여있기 때문에 비주얼 퀄리티는 북미 수준 못지않다고 자부한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제작한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의 오랜 팬이다. 규모 자체가 비교 불가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신천기릴게임
고 대표는 하이브에서 방탄소년단(BTS) 캐릭터 ‘타이니탄’ 개발을 주도했던 캐릭터 분야 전문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제작 기간만 4년이 넘고, 제작비는 수천만달러로 추정된다. ‘닥터비팡’은 애니메이션 순제작비 30억원에 기타 기획·음원 사업비 등을 더해도 총예산이 40억원이다. 수십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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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비팡’ 주인공 호수가 운영하는 포장마차. 묘사가 사실적이다.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닥터비팡’은 2022년 처음 투자 단계에선 짧은 클립 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하는 전략을 폈다. 호수가 포장마차에서 콘서트를 하는 ‘포차콘’을 통해 팬들을 유입시켰다. 캐릭터를 먼저 부각시킨 것이다.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애니메이션 기획을 시작했고, 202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애니메이션 기획·개발 공모전에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콘진원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돼 7억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으며 애니메이션화가 급진전됐다.
두 작품은 케이팝을 소재로 한 판타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케이팝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선 차이가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걸그룹 헌트릭스 멤버들은 음원 출시일과 스케줄을 직접 결정한다. 소속사나 매니저는 사실상 실체가 없다. 아티스트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실제 케이팝의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닥터비팡’ 포스터.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닥터비팡’은 케이팝의 어두운 이면을 그린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붕어빵을 구워야 하는 주인공 호수, 그리고 데뷔를 빌미로 그를 착취하는 유명 프로듀서 작곡가가 등장한다. 고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업계가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그 안에는 치열하게 꿈꾸고 그 꿈을 항상 평가받아야 하는 젊은이들이 너무나 많다”며 “어린 나이에 항상 평가에 노출돼 있는 연습생들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볼 때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경이 낙원상가인 데는 대학생 때 밴드 동아리 활동을 했던 고 대표의 경험이 녹아있다. 고 대표는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동료와 함께 있는 순간이 ‘낙원’이란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오에스티(OST)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유어 아이돌’(77위)과 ‘골든’(81위) 두곡이 진입했다. ‘골든’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글로벌 차트 3위에 올랐다. ‘닥터비팡’도 음원 사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미 주제곡 ‘닥터비팡’과 ‘위 돈트 크라이’ 등은 음원 플랫폼과 유튜브 등에서 들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 ‘닥터비팡’ 오에스티(OST) ‘위 돈트 크라이’ 표지.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4화까지로 시즌1을 마무리한 ‘닥터비팡’은 넷플릭스에서 아직 글로벌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반응을 본 뒤 글로벌 서비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호수가 밴드를 결성하는 내용의 시즌2는 이미 기획을 마치고 투자를 물색하는 단계다. 고 대표는 “시즌1의 성과가 중요하다”며 “시장성에 대한 우려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부정적 인식이 많았는데, 향후 케이팝을 소재로 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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