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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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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옹빛님영 작성일24-12-22 01:43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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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한 바퀴 도는 코리아둘레길 4,500km. 15년이란 긴 시간 끝에 드디어 지난 9월 완공됐다. 동해, 남해, 서해 순으로 순차 개통된 데 이어 마지막으로 DMZ 평화의 길 500km가 열리면서 막힘없이 전국의 둘레를 걸을 수 있게 된 것.
많은 걷기꾼들이 코리아둘레길로 몰리자 여러 지자체, 기업들도 덩달아 관련 행사를 내놓고 있다. 그중 카카오는 걷기여행의 즐거움을 알리고 지역 경제와 국내 관광산업에 이바지하겠다며 총 45인을 선발, 9개 구간으로 나눈 코리아둘레길을 각각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행사 '대한민국 한 바퀴 챌린지'를 기획했다.
카카오 상호저축은행카드 코리아둘레길TF 조창엽 리더는 "직접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노하우와 지역 주민과의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고자 기획된 행사"라며 "그중 DMZ 평화의 길은 인적이 드물고 최고의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지원자는 무려 9,000명. 운 좋게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45인 명단에 들 수 있었다. 걷게 된 길은 차량유지비내역서 코리아둘레길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DMZ 평화의 길. 10월 1일부터 김황희, 이서준씨와 함께 이 길을 17일에 걸쳐 걸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날머리에 마주 앉아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DMZ 평화의 길, 어떻게 걸으면 좋을까요?"
사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지원 구간별 거리와 평화 쉼 성형할인이벤트 터(숙소), 캠핑 가능한 곳 위치를 확인 후 대략적인 일자별 이동거리를 정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운행하며 우천 등의 상황으로 다소 조정은 해야 했지만 사전 준비를 꼼꼼하게 한 덕분에 크게 무리하는 일 없이 잘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서준 해파랑길 종주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세심하게 정하진 않았습니다. 대략적인 일정만 정해 두고 나머지는 푸른저축은행 현지에서 조율하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카카오 '대한민국 한바퀴챌린지' 참가자들에게주어진 굿즈.사진 임종진.


정방향(서에서 동) 혹은 역방향(동에서 서)은 각각 어떤 차이와 장단점이 있나요?
지원 저 대출상담원 는 고향이 서울이라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역방향으로 진행했어요. 장점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강원도 구간을 체력적으로 유리한 초반에 넘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상승고도가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이 있고요.
황희 저는 항상 정방향으로 걷는 걸 선호하는 편이에요. 보통 안내판이나 리본이 정방향으로 갈 때 더 잘돼 있기 때문입니다. DMZ 평화의 길 역시 뚜렷한 차이는 아니지만 역방향보다 정방향이 조금 더 표식이 잘 돼 있었고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원 500km를 걸으며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작은 고양이와 함께 길을 걸었던 일입니다. 첫 만남부터 강렬했어요. 저 멀리서 저를 보자마자 마구 달려와서 제 품에 뛰어올라 안기더라고요. 심지어 차들이 꽤 달리는 구간까지 따라와서 한동안 제가 안고 걷기도 했죠. 이 친구를 어째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만난 분이 제 이야기를 듣더니 본인이 키우겠다며 데려갔습니다. 마지막까지 저한테 오려고 발버둥 치는 걸 보니 마음이 찡했어요.
황희 DMZ 평화의 길은 숙박 시설이 열악한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캠핑 장비를 가지고 진행했어요. 오래 쓴 장비라 다소 노후화된 상태였고요. 텐트는 이미 한 번 폴대가 부러진 적이 있어서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텐트를 설치하는 중에 또 부러졌어요. 하필이면 전체 구간 중 가장 힘들고 높았던 복주산 정상에서요. 해발 1,100m, 아무도 없는 산 정상에서 이미 해가 져 캄캄한데 혼자 1시간 동안 부러진 폴대를 응급처치하느라 끙끙 앓았습니다.



32-1코스. 걷기 시작한 첫날 묵은 박지에서 텐트 밖을 바라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스, 혹은 장소가 있다면?
지원 정말 야생 그 자체였던 19코스입니다. 방금 말한 복주산을 지나는 길이에요. 백패킹으로 넘을 생각이어서 짐 무게가 10kg 이상이었는데 쓰러진 나무가 도처에 있어서 기거나 뛰어넘어 지나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생 끝에 헬기장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묵는데 하늘에서 별이 정말 말 그대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어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또 그렇게 복주산에서 내려온 뒤 잠곡저수지의 풍경 또한 눈부시게 아름다웠어요. 그동안 힘들었던 여정을 보상해 주는 선물 같았어요.
황희 저는 연천 13코스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보통 우리가 멋진 그림을 칭찬할 때면 사진 같다고 표현하고, 반대로 멋진 풍경을 보면 그림 같다고 하죠. 13코스가 딱 그랬어요. 보자마자 '아 이건 그림이다'라고 생각하게 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서준 진부령미술관에서 소똥령마을로 연결되는 31코스도 좋았어요. 숲 사이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에요. 이 코스를 걸을 때 주의할 점은 산불조심기간에는 다른 우회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멋있었던 장소는 한탄강 송대소입니다. 고석정부터 안개가 너무 심해서 경치를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송대소에 도착할 즈음 안개가 확 걷히며 멋진 풍경이 나타났어요.



양구 해안면의 벼가 노랗게 익은 논을 지나가고 있다. 


걸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지원 강원도 구간에 숙소와 식사가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1박2일 혹은 2박3일 정도는 백패킹으로 가는 것이 좋은 코스가 더러 있습니다. 짐이 무거워지니 계속 발에 물집이 잡혀 고생했어요. 발가락 양말, 바셀린, 물집 방지 밴드 등 미리 물집을 방지할 수 있는 물품들을 구비해 가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숙소 등 시설이 부족해 백패킹으로 걷는 게 효율적인 구간이 꽤 있다. 사진 임종진.


황희 저 역시 무릎이 너무 아파 심할 땐 걷지도 못할 정도였네요. 15kg 상당의 무거운 짐, 앞서 다른 장거리 일정을 소화한 점, 새 등산화를 신은 점 등이 작용했죠. 다행히 한 번 심하게 아픈 이후론 걷지 못할 만큼 아프지 않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서준 저는 첫날 저녁부터 물집이 크게 잡혀 고생했어요. 발이 심하게 부어올라 신발이 작게 느껴질 정도였고, 특히 발볼이 너무 아팠죠. 며칠은 참으며 걸었지만 7일차부턴 매일 아침 소염진통제를 먹었어요. 그리고 아예 신발을 칼로 뜯어서 발볼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힘들었던 코스는?
지원 저는 11코스가 힘들었어요. 코스 자체 난이도가 높지는 않은데 긴 시간 동안 비슷한 풍경이 계속돼 마치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갇힌 느낌이었죠. 짐을 최소화하고 달려서 지나가면 덜 지루하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황희 19코스. 길이 정비가 안 되어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서준 저도 19코스요. 약 14km로 짧은 거리지만 해발고도 400m에서 1,100m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야 합니다. 최근에 강한 돌풍으로 곳곳에 나무가 쓰러져 있고 길도 정비돼 있지 않았죠. 저는 하루에 이 코스를 다 걷지 않고 일정을 쪼개서 첫째 날 오후에 복주산 헬기장까지 오르고, 그 다음날 새벽에 하산하는 방식으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었습니다.
복장 및 장비를 소개해 주세요.
지원 상의(몬츄라 란도 메리노 말리아, 파타고니아 캐필린 쿨)는 며칠 입어도 냄새가 나지 않고 얇아도 보온성이 있는 메리노울 소재 혹은 빨리 마르는 속건성 소재의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와 우천은 패킹 사이즈가 작고 가벼운 몬츄라 워터프루프 재킷을 챙겼고, 하의는 몬츄라와 파타고니아 등산용 바지, 그리고 피엘라벤 하이킹 레깅스를 입었어요.
배낭은 어깨끈과 허리 벨트가 여성 체형에 맞게 설계된 인수스 42L 여성용 배낭 JHUN42W, 가벼움이 장점인 그래니트 기어 크라운3, 블랙다이아몬드의 디스턴스8, 살로몬 S lab 트레일 러닝 베스트를 상황과 코스에 맞게 사용했습니다. 신발은 호카 카하2, 코오롱스포츠 트라이포드 미드, 브룩스 아드레날린 GTS 23입니다. 신발은 출발하기 전에 시다스 아드레나인 매장에서 제 발에 맞게 인솔을 맞췄어요. 텐트는 가성비 좋은 네이처하이크 뉴 클라우드업2 UL, 매트는 씨투써밋, 침낭은 페더다운입니다.



백패킹 모드로 운행 중일 때 장비 착장 모습. 상황과 코스에 따라 백패킹으로 갈지, 트레킹 혹은 트레일러닝으로 갈지 잘 결정하면 한결 쾌적하게 완주할 수 있다. 


황희 저는 최우선 가치가 가성비입니다. 이 기준에 맞는 브랜드가 저한텐 데카트론이에요. 대부분 여기 걸 썼습니다.
서준 장비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텐트-자작 텐트(약 495g, 다이니마 소재와 카본폴 사용)
배낭-자작 배낭(약 780g, 40L)
매트-프로몬테 PMT-120(약 310g / 120cm)
침낭-EE Revelation APEX Sleeping Quilt (약 600g, 5°C 커스텀 주문 버전)
상의-자작 후드(약 136g, 폴라텍 알파다이렉트 색상 커스텀 원단)
재킷-EE Visp Rain Jacket(약 168g, 투습력 약 83000의 소프트쉘 겸용 재킷)
보온재킷-EE Torrid Jacket(약 300g, 외피 20D 커스텀 주문 버전)
바지 - cayl cargo vent pants(약 330g, L)
텐트와 배낭은 직접 만든 겁니다. 텐트는 다이니마 소재로 2개 폴을 쓰는 싱글월입니다. 높이가 낮아 바람에 강하고 너비와 길이가 각 1m, 2.3m로 여유도 있죠. 카본 폴 대신 DAC의 nfl 알루미늄 폴을 썼고요. 배낭은 카본프레임을 쓴 가볍고 내구성 좋은 전면 전체 개방형입니다. 자주 쓰는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4개의 포켓도 있고요.



이서준씨는 본인이 직접 제작한 배낭과 텐트를 갖고 이번 챌린지에 임했다.





매트는 2~3번 불어주면 펼쳐지는 제품이에요. 설치가 빠르죠. 부족한 길이는 배낭과 발포 방석을 이용해 해결했습니다.
나머지는 주로 Enlightened Equip-ment 제품입니다. 단순명쾌한 디자인과 좋은 소재가 장점이고, 세일할 때 사면 상당히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상의는 최근 유행한 폴라텍 알파다이렉트 소재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직접 만든 장비로 다니면서 개선점을 찾아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입니다.
가장 좋았던 평화 쉼터(숙소)는?
지원 아쉽게도 숙박은 못 했지만 너무나 친절해 기억이 남는 화천 '청정아리풍차펜션'입니다. 길을 걷는 분들에게 커피도 무료로 제공해 주고 따뜻하게 응대해 줘 고단한 여정 중 달콤한 휴식처가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쉼터가 다 좋았는데 양구 '두타연 금강산가는길 안내소'와 연천 '새둥지 마을'이 시설이 깨끗하고 가격이 저렴해 추천할 만합니다.
DMZ 평화의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에게 해줄 만한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
지원 사전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천재지변이나 컨디션 난조 등으로 운행 거리가 당연히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은 잡아두세요. 항상 다음날 걸을 코스를 검토하고 중간에 보급이나 급수할 구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급수가 어려운 구간이 있어 휴대용 정수필터를 챙겨 가면 도움이 됩니다. 코스 중간에 식당이나 편의점이 나오면 충분히 많이 먹어서 칼로리를 축적해야 합니다. 파워젤도 늘 휴대하면 좋습니다.
황희 꾸준한 연습이 답입니다. 연습을 통해 체력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그래야 이를 바탕으로 배낭 무게, 휴식 주기, 하루 운행 거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서준 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산길이나 임도보다 포장도로가 많은 편이니 이에 맞게 편한 신발을 잘 챙기고 중간에 있는 보급소와 숙박시설 또한 미리 여러 곳을 알아둔 후 실제 일정에 따라 연락하는 방법을 추천 드립니다.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는 않고, 그래서 예상치 못한 즐거운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25코스 양구군 방산면의 고즈넉하고 정겨운 시골 풍경.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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