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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가정집을 턴 좀도둑이 잡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성씨가 익숙합니다. 김모씨, 이모씨, 또다시 김모씨. 왜냐고요?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죠.
베트남 언론에서는 그들의 실명과 나이 프라임저축은행뱅크런 가 모두 공개됐습니다만 한국의 상황을 반영해 이번 기사에서는 익명 처리합니다. “아니, 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든다면 올해 5월 27일 자 사이공모닝(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36493?type=journalists)을 참고해주세요.
제갈량베트남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로 호찌민시 동나이 인민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한국인들. /VN익스프레스
이들의 범죄가 눈에 띄는 건 말 그대로 ‘좀도둑’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사이공 모닝>에서 소개해 드렸던 것처럼 그간 한국인의 범죄는 조직적 매춘이나 불법적인 범죄 조직 개인신용등급조회 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한국인이 베트남 가정집을 털다니요. “우리보다 못 사는 베트남”이라며 한국의 경제적 우위를 이야기하던 한국 사람들이 “어라?” “정말?”이라고 할 것 같긴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관광객이 좀도둑으로
5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 나이인 한국인 남성 3명이 베트남에 도착한 것 알프스론 은 작년 11월 3일. 그들의 신분은 ‘관광객’이었습니다. 여전히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식당과 주점, 노래방이 많습니다. 차량까지 빌린 이들은 정확한 사실을 모르긴 몰라도 즐겁게 여행을 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돈이 부족했나 봅니다. 일반인이라면 한국에 돌아왔을 텐데 이들은 좀 달랐습니다. 이들은 망치와 톱, 사다리 등을 구매 긁는복권 합니다. 그 돈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았겠죠. 그들이 여행을 즐기고 난 지 한 달이 지난 12월 4일, 그들은 호찌민에서 동쪽으로 2시간 정도 가야 하는 동나이 비엔호아 지역에서 불 꺼진 가정집을 발견합니다.
김모씨가 망을 보고, 이모씨와 또 다른 김모씨가 무려 사다리까지 이용해 그 집에 침투했지요. 은행 예금 보호 한도가 우리 돈으로 600~700만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 베트남에선 부자들이 금고에 돈을 쟁여놓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금고 문화에 대해서는 다른 뉴스레터를 통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쨌거나 용감히 베트남 가정집털이에 성공한 이들은 금고에서 3억동(약 1650만원)을 훔치는 데 성공했습니다.
부촌으로 꼽히는 베트남 호찌민시 2군의 빌라들. 한국인들이 베트남 부촌의 빌라를 터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잘 산다던 한국인들이 좀도둑이 됐다"는 탄식이 나옵니다. 해당 사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은 없음. /호찌민=이미지 기자
◇너무나 한국스러워 창피한 이들
그런데 이런 일이 처음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지난 5월에는 호찌민시의 빌라에 침입한 한국인 3명이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허모(48)씨와 왕모(66)씨, 김모(72)씨였습니다.
장유유서를 실천하는 한국인답게 가장 젊은 허씨가 유리창을 깨고 호찌민시 한인 타운인 푸미흥의 한 빌라에 침입했습니다. 허씨가 열어준 문으로 왕씨와 김씨가 집에 들어가 현금 2억동(약 1120만원)과 3만 달러(약 4272만원), 다이아몬드와 금을 훔쳤습니다. 이들이 훔친 현금과 귀금속이 무려 20억동(약 1억1200만원) 어치.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3명의 한국인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검거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6일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도피하려던 이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지요.
베트남 빈집털이를 한 한국인의 소지품을 뒤지는 베트남 공안. 이들이 훔친 현금과 금붙이, 시계 등이 발견됐다. /VN익스프레스
이들의 숙소를 급습한 경찰이 찍은 검거 영상도 공개가 돼 있습니다.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대동한 공안이 이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대사관에요?”라고 되묻는 허씨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경찰은 이들의 짐 가방에서 훔친 장물을 찾아내는 영상도 공개했는데, 이들의 소지품 하나하나마저 너무나 한국적입니다. 노스페이스 크로스 백과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탈모 샴푸, 한국 담배 사이에서 훔친 금과 반지 등이 속속 발견되거든요.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못 잡는 범죄는 없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베트남으로 도망을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내가 과거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인데, 자수할 테니 한국에 보내달라”며 스스로 베트남 영사관이나 대사관에 걸어 들어오는 범죄자도 있지요. 수교 이전부터 베트남에 정착했다는데, 그간 한국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도 고국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최근까지도 사기, 마약, 불법 도박장 운영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 한국인들이 검거되곤 했습니다. 끔찍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한국인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굳이 베트남까지 와서 빈집털이하는 한국 사람이라니. 관광객의 눈에 베트남 보안 장치들이 좀 허술 해보였던 것일까요? 씁쓸할 따름입니다.
베트남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안 잡는 범죄자는 있어도, 못 잡는 범죄자는 없다.” 우선순위에서 밀려 처리되지 않는 사건이 있을 수 있지만 감시·고발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베트남에서 누군가의 눈을 피해 범죄를 숨기는 건 쉽지 않다는 뜻이지요. 베트남 기사에서 한국인 범죄자의 얼굴이 덜 보이길 바라봅니다.
6년 전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야말로 우당탕탕거리며 베트남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게 취미입니다. <두 얼굴의 베트남-뜻 밖의 기회와 낯선 위험의 비즈니스>라는 책도 썼지요. 우리에게 ‘사이공’으로 익숙한 베트남 호찌민에서 오토바이 소음을 들으며 맞는 아침을 좋아했습니다. ‘사이공 모닝’을 통해 제가 좋아하던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들려드리려 합니다.사이공 모닝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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