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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게 수 기정사실을 말이지. 말하는 기억을 버려서주 4.5일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가 커져가는 요즘, 세계 각국의 노동시간과 휴가제도, 직장문화 등 고유한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를 소개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다양한 나라들의 독특한 제도와 사회적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한국형 워라밸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편집자말>
[고정희 기자]









▲  독일 베를린 시내에 있는 인공해변에서 시민들이 일광욕을 두바이쇼크
즐기고 있다.


ⓒ 고정희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취임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큰 망언을 하고 말았다. 지난 5월 기독교민주당 경제위원회 모임에서였다. "주 4일 근무제와 워라밸로네오피델리티 주식
는 이 나라의 경제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한 것이다.

기민당 경제위원회 위원들은 대부분 대기업 총수다. 그들에게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기 위한 의도적 발언이었을까'라고 의심할 정도의 수준이어서 벌써 망언록에 실렸다. 그에 대한 사회와 언론의 반응은 '어처구니없음'(X세대)에서 '짜증남'(밀레니얼 세대)까지 다양했시그네틱스 주식
다. 그날 박수를 크게 친 대기업 총수들도 내심 '총리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을 듯하다.
메르츠는 70세다.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다. 독일의 경우 1955년에서 1969년까지 출생한 사람들이다. 전쟁은 겪지 않았으나 라인강의 기적 속에서 점차 안정되고 축적되는 사회적 부와 함께 성장했다. 소위 말하는 독주식구매
일인의 미덕, 근검절약, 정확성과 철저함, 원칙주의 등의 교육을 받았고 사회성이 가장 높은 세대이다.
그 세대에 속하는 마르티나 레빈(62)은 은퇴를 3년 앞둔, 37년 경력의 베테랑 여교사다. 독일의 고등학교에서 역사와 정치 그리고 프랑스어를 가르친다(독일 교사들은 보통 2과목 이상을 가르치는데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교육학 외에선물옵션강좌
복수전공을 해야 한다).
교사의 법정 근무시간은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주당 40시간이지만 그중 26시간은 수업이고 나머지는 수업 준비, 채점, 서류 작업 등에 소요되는데 40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업에 관한 관심이라는 것이 퇴근했다고 전등 끄듯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볼 때 자동적으로 수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만 같은 건 없다. 주말 외에도 긴 방학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연 4회 방학을 한다. 여름방학 6주에 성탄절 방학, 부활절 방학, 가을 방학까지 모두 75일을 쉰다. 일반 직장인 휴가 24~30일의 2.5배 정도다. 주 6일을 기준으로 일요일은 빼면 모두 12.5주. 한국처럼 방학 때 교사들이 연수나 교육을 받는 일도 없다. 그러므로 연 4회에 걸쳐 여러 주 동안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마르티나 레빈의 경우 남편이 스페인 사람이라 안달루시아 산골에 있는 남편 소유의 집에서 3~4주를 내리 푹 쉬기도 하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도 한다. 올 여름방학에는 북아일랜드에 사는 큰아들을 방문했다가 스페인으로 넘어갈 계획이다. 주 4일제 등에는 해당 사항이 없지만 일과 삶의 균형이 '길게' 이루어진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교사들의 '편한' 삶에 대해 빈정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에 대해 교사들은 "그러면 너희들도 교사해"라고 응수한다. 그러나 정작 독일은 교사가 모자라 당황하고 있다. 긴 방학이라는 조건이 꽤 좋아 보이지만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의사와 거의 맞먹는 힘든 교사 교육과정에 비해 보수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리고 종일 아이들과 씨름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 등을 이유로 든다.

안정된 환경 물려받은 골프세대










▲  인터뷰에 응하고 사진 찍는 것도 허락했지만 인터넷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은 꺼린다는 '워라밸' 부부


ⓒ ⓒ 고정희




한 번에 3주 이상은 휴가를 가야 제대로 쉴 수 있다는 생각은 소피 마츠넥(50)과 토르스텐 슈미트(51) 부부도 마찬가지다. X세대인 이들을 독일에서는 이를 골프세대라고 하는데 폭스바겐 승용차 골프를 뜻한다. 골프 출시(1974~1978)와 이들의 출생이 맞물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들이 청소년 시절 가장 많이 타고 다닌 모델이 골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골프세대의 부모는 2차 세계대전을 겪고 국토와 경제의 재건을 위해 허리가 휘도록 일 한끝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름 없는 세대다. 근검절약으로 집도 짓고 저축도 많이 해서 골프세대에게 안정된 환경을 제공했다. 소피의 경우 그 재산을 물려받는 소위 상속 세대에 속한다. 토르스텐의 부모는 물려줄 만큼 재산을 만들지는 못했다.
소피는 경영 자문가이고 토르스텐은 그래픽 디자이너다. 둘 다 자유직이 아니라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 토르스텐은 코로나 때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고용주가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깨닫고 코로나 이후에도 주 2~3회 재택근무를 허용해 주었다. 17세, 13세의 두 자녀를 두고 있어 아이들을 챙기면서 일하기에는 재택근무가 더없이 유리하다. 그러므로 남편 토르스텐이 두 자녀의 스케줄을 많이 담당하는 편이다.
아내 소피는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이므로 재택근무는 적합하지 않으며 그녀 자신도 별로 원하지 않는다. 집에 오면 일에 대한 생각은 떨쳐버리고 싶어 한다. 현재 75%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퇴근이 빠른데 물론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보수도 75%여서 수입은 떨어지지만 가정을 위해 소피처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독일 여성 노동인구의 반을 차지한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 식사는 네 식구가 모여서 한다. 저녁 식사가 이들 삶의 구심점이다. 단란한 식사를 통해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풀 수 있어 소피가 무척 중요시한다.
결국 소피와 토르스텐 부부의 일과 삶의 균형은 '부부 합동 작전'으로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차이가 있어서 토르스텐은 직업 특성상 굳이 일과 삶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 편이지만 소피는 그 반대이다. 삶에 크게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소원이 있다면 주 4일제가 정식으로 도입되는 것이다. 금요일에 대청소, 세탁, 생필품 쇼핑 등 집안일을 미리 처리해 놓고 주말 이틀 동안 간단하게 가족 여행을 가거나 좀 더 길게 제대로 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프로젝트 플랫폼 회사에서 일하는 닉 들라스코비츠(41)는 자진해서 근무시간을 80%로 줄였다. 독신이라 가족을 위해서는 아니고 금요일 하루 더 자유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물론 수입도 80%로 줄었지만 정보기술(IT) 분야의 보수가 워낙 높아서 상관없다고 한다. 자신이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과 특별히 관련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닉 역시 자신의 삶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  IT 전문가 닉 들라스코비츠. 밀레니얼 세대로 앞으로 독일의 경제를 짊어질 역군이다. 자발적으로 근무 시간을 80%로 줄이고 금요일 과 임금 20% 를 교환했다. 삶에는 만족하지만 보수들의 무능력에 짜증난다고 말한다.


ⓒ Nic De Laczkovich




일과 삶에 대한 개념이 다른 밀레니얼 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기성세대로부터 게으르고 나약하다고 욕을 먹는다. 60대 여교사 마르티나도 인터뷰 초반부터 "요즘 젊은 세대는…"이라며 혀를 찼고 이젠 독일 총리까지 나섰다. 게으르고, 오로지 여가만을 원하며, 사무실 일은 기피하고 제대로 일할 능력이 없다고 흉을 보는데 정말 그럴까? 더 나아가서 "독일은 이제 놀이공원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주당 근무시간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정치가도 있다. 가만 보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보수 기성세대에 속한다.
닉은 보수 기성세대야말로 게으르고 변화에 둔감하다고 역공격한다. 특히 지난 20년 세월 중 16년을 보수가 집권한 결과 지금 독일 사회에 닥친 거대한 문제, 즉 노령화, 연금, 건강보험, 그리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넘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건 닉이 일주일에 두어 번 친구들을 만나 맥주잔을 기울일 때 안주 삼아 잘근잘근 씹는 이야기일 것이다.
사회보장이라는 국가적 안전장치가 계속 가동하려면 기름을 부어야 한다. 누가 할 것인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앞으로 떠맡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기후 문제라는 거대한 짐도 그들의 어깨에 얹어질 것이다.
독일경제연구소(DIW)의 조사에 따르면 정치인들 주장과는 정반대로 지난 3년의 연간 총 근무시간은 크게 증가했으며 초과 근무는 일상이다. 그건 독일의 경제 구조와 관련이 있다. 독일은 이미 탈 산업 사회가 되었다. 대표적인 산업국이지만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18% 정도에 불과하다. 생산의 자동화와 현대적 업무 조직, 높은 자본 투자 등으로 노동 생산성이 지난 1991년에 비해 약 46% 증가했고 이제 로봇이 생산을 맡은 지 오래되었다. 예를 들어 독일 금속노조(IG Metall)에서는 주 4일 28시간제를 도입해도 생산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제 생산성은 기계와 비례하지 않는다. 두뇌, 컴퓨터, 그리고 라테 마키아토 한 잔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면 금상첨화다. 쿨해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도 고용 안정성을 중요한 취업 기준으로 꼽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일을 적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일과 삶에 대한 개념이 다른 것이지 직업 윤리가 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에게 가해지는 미래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들이 라테 마키아토를 계속 마실 수 있으려면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현재 워라밸과 관련된 독일 법규는 모두 10종이다. 근로시간법, 산업안전보건법, 작업장 규정, 화면 작업 규정, 사업장 안전 규정, 연차 휴가법, 부모수당 및 육아 휴직법, 단시간 근로 및 기간제 근로법, 해고 보호법, 간병 휴직법 등이다.
독일 직장인들은 압도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을 바라고 있다. 찬성 인구 비율이 70~80% 선이다. 일의 효율과 생산성의 향상이 전제 조건이 될 것이다. 한편, 그 결과로 고용 인구가 증가하고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예를 들어 주 4일제를 도입한다고 가정해 볼 때 이 10종의 법과 규정을 부분적으로라도 개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차휴가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소 휴가일을 16일로 낮추는 등이다. 문제는 달팽이 수준의 독일 행정 속도로 볼 때 결과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늦게 주 4일제를 제도화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