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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위기의식이 갖다대고 쓰냐? 바라봤다. 역시 보는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4인방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1층 뮤지엄숍에서 자신의 히트 상품을 손에 들고 서있다. 왼쪽부터 김미경 팀장, 김은숙 차장, 서지희 과장, 김수민 대리. 각각 파스텔톤 ‘금동대향로 미니어처’와 공모에서 당선된 ‘석굴암 조명’, 반가사유상 두 점이 들어있는 ‘스노볼’, 경주 얼굴 무늬 수막새를 모티브로 만든 ‘신라의 미소 파우치’를 대표 상품으로 꼽았다. /장경식 기자


국립박물관 상품 ‘뮷즈’(뮤지엄과 굿즈를 합친 단어)가 큰 인기를 끌며 품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열린 뮷즈 아이디어 공모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25 뮷즈 정기 공모에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3000종이 접수돼 90주식투자보물창고
종을 당선작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뮷즈 매출은 지난해 213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뮷즈 매출이 2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는 뮷즈 38종을 현지에 선보인다.
뮷즈의 흥행 돌풍 뒤엔 이들이 있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4인방이다. 기업 마작전종목
케터 출신 김미경(51) 팀장, 공모 전담 김은숙(55) 차장, 7년 차 디자이너 서지희(37) 과장, 6년 차 막내인 디자이너 김수민(34) 대리.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뻔하고 지루한 상품밖에 없었던 박물관 굿즈를 혁신해 ‘힙 트레디션의 대표 주자’로 만든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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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제색도 한지 조명.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함께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젊은 세대가 좋아할 아이템 개발에 주력
김미경 팀장은 음료 ‘아침햇살’ 등을 히트시킨 마케팅 팀장 출신이다.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2016년 알라딘릴게임오락실
재단에 합류했다. 당시 박물관 상품은 기념품 수준이었다. 김 팀장은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아이템 개발에 주력했다”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시구를 넣은 유리컵이 품절되면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2020년 11월 출시한 총천연색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김 팀장은 “대표 상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박ssentv
물관 학예실 분들에게 국립박물관 대표 유물을 물어보니 모두 반가사유상 두 점을 꼽았다”며 “출시 직후 온라인 서버가 마비될 정도였고, 6차 판매 모두 조기 품절 사태를 빚었다”고 했다.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공간인 ‘사유의 방’이 탄생하면서 미니어처도 함께 시너지가 났다. 김 팀장은 “젊은 세대가 ‘유물 피겨’라 부르면서 힙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국립박물관 뮷즈의 대표 상품이 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젊은 세대들은 "힙한 피겨"라며 좋아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희소성과 신선함, 나만의 경험을 기념”
‘뮷즈’의 흥행 비결은 뭘까. 김 팀장은 “디자인이 예쁘고 유니크한 상품들이 반응이 좋다”며 “희소성의 가치가 있고, 유물이 가진 콘텐츠와 상품이 잘 어울려야 인기가 있다”고 했다. 고려청자 에어팟은 2020년 하반기에 히트 친 상품이다. 김은숙 차장은 “민트색에 가까운 색을 찾기 위해 100번 이상의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면서 “당시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이 밝고 희망적인 걸 찾는 분위기여서 민트색인 고려청자 에어팟이나 파스텔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에 끌렸던 것 같다”고 했다.



청자 상품 모음.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함께 나간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MZ 세대인 두 디자이너는 ‘신선함’과 ‘퀄리티’를 비결로 꼽았다. 서지희 과장은 “신선하면서도 전통을 모티브로 만든 상품이라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것 같다”며 “한 번쯤 교과서에서 봤거나 수학여행 가서 봤던 유물이라 또래 친구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김수민 대리는 “퀄리티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박물관 가는 경험을 기념하는 의미로도 상품을 간직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하나의 상품이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이디어를 냈을 때, 제대로 구현할 제작 업체를 찾는 것부터 일이다. 김 팀장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처음 만들 때는 옛날 방식으로 틀을 만들고 실리콘 몰드를 만들어 붙였다”고 했다. 서 과장은 “스노볼은 만들 때 너무 고생을 해서 더 애착이 가는 상품”이라며 “안에 들어가는 액체 때문에 여러 시도를 하느라 버려진 샘플만 박스 한가득 남았다”고 했다.



오른쪽부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김미경 팀장과 김은숙 차장, 서지희 과장, 김수민 대리. /장경식 기자


◇석굴암 조명, 色 변하는 유리잔… 공모 통해 탄생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한 ‘뮷즈 정기 공모’도 통통 튀는 아이디어의 산실이다. 지난해 출시 직후부터 1년 내내 품귀 현상을 일으킨 ‘취객 선비 3인방 변색 잔 세트’가 대표적이다. 홈쇼핑에서 일하는 웹디자이너가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 그림을 샅샅이 뒤져 술 취한 선비를 골라냈다. 소주를 따르면 유리잔 겉면에 그려진 선비 얼굴이 빨개지면서 만취한 모습으로 변한다. 석굴암을 3D 프린트해 만든 ‘석굴암 조명’도 지난해 공모 당선작이다.
김 차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출시까지 이어지는 상품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엔 작정하고 준비하는 1인 기업이 많아졌다”고 했다. 기발한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평소 시장 조사도 많이 한다. 김 차장은 “공예박람회나 페어도 부지런히 다니면서 진열된 상품들을 주의깊게 살펴본다”며 “공모에 당선된 업체는 협업을 통해 판로를 지원해드린다”고 했다.



취객 선비 변색잔. 2023년 정기 공모에서 당선돼 지난해 출시된 상품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석굴암을 모티브로 3D 프린트해 만든 석굴암 조명. "방구석도 경주가 되는 마법"이라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뮷즈 공모 당선작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가장 큰 과제는 지방에 있는 국립박물관 유물의 상품화. 김 팀장은 “부여박물관에 있는 금동대향로를 파스텔톤 미니어처로 만들어 상품관에 진열했더니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이걸 보면서 유물 공부를 하더라”라며 “교과서에서 본 작품이라면서 문양 얘기를 서로 주고받았다. 뮷즈가 곧 ‘문화유산 홍보대사’라는 걸 절감했다”고 했다.
☞뮷즈
문화유산을 활용해 만든 국립박물관 상품. 뮷즈는 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를 합친 단어다. 청자 자수 파우치, 단청 키보드 등 소장 욕구를 일으키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유물 원본을 대신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파하는 홍보 대사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