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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의 북쪽 벽(북벽) '그랑드조라스'를 오를 때였어요.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더라고요. 비바람을 피할 방법이 없어 침낭을 거꾸로 뒤집어쓰고 8시간 동안 절벽에 매달려 있었네요."
벽 높이만 550m에서 1800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등반지로 꼽히는 곳. 1954년 프랑스 산악인 가스통 레뷔파가 처음 완등한 후 세계 산악인들에게 '꿈의 벽'으로 불리는 곳. 바로 알프스 6대 북벽이코스닥우량주
다.
스위스 아이거, 마터호른, 프랑스 그랑드조라스, 드뤼, 이탈리아 치마그란데, 피츠바딜레 봉우리의 북쪽 절벽을 뜻하는 이곳을 한 시즌 만에 완등한 최초의 한국인 산악인이 탄생했다.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앰배서더인 문성욱·우석주 산악인이다.
문성욱 산악인(54)은 6일 이온라인게임
탈리아 현지에서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등반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1979년과 1980년 일부 북벽 등반 기록이 있지만, 여름 한 시즌 동안 6대 북벽을 모두 오른 기록은 지금까지 없었다.
"1994년 23세 때 친구를 따라 북한산에 올라갔는데, 아슬아슬하면서도 재미가 있더라고요. 코스닥유망종목
뭔가 짜릿했습니다. 산이 좋아 그때부터 무작정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30년이나 흘렀네요. 모든 산악인은 알프스에 오르고 싶어 합니다. 처음 산을 타기 시작했을 때 '언젠가는 꼭 알프스 6대 북벽 등반에 도전해야지'라고 결심했어요. 이번 등반은 젊은 시절부터 항상 동경해 왔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 젊은 시절의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현대건설주가
문 산악인은 지난 6월 11일 출국 후 현지 상황에 빠르게 적응한 뒤 같은 달 19일 아이거 북벽을 시작으로, 25일 마터호른까지 정복했다. 이후 지난달 6일 드뤼, 17일 그랑드조라스, 27일 치마그란데, 30일 피츠바딜레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6개의 거대한 벽을 모두 오르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짐을 메고 절벽을 올라야 오션파라다이스
하기 때문에 되도록 짐이 없어야 하고, 몸도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음식도 많이 안 먹어요. 그래서 등반할 땐 고열량의 에너지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빵, 뜨거운 물을 부어 먹을 수 있는 건조식품 등을 먹어요.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 동안 절벽에 매달려서 잤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산악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이들의 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문성욱·우석주 산악인의 알프스 6대 북벽 완등도 이러한 지원을 토대로 이뤄졌다. 코오롱스포츠는 텐트, 침낭, 재킷 등의 장비를 전폭 지원하며 등반의 전 과정을 함께했다.
그는 30년 동안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 브락장 피크,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 트랑고타워, 중국 쓰촨성 야오메이, 미국 알래스카 헌터, 파타고니아 세로토레, 중국 칭하이성 캉시카산, 캐나다 로키산맥 빙벽 등 세계 여러 험난한 산을 정복해 왔다.
"도전할 때마다 항상 힘들었어요. 2012년 미국 알래스카 헌터에 오를 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등반할 때 동반자들끼리 밧줄(로프)로 연결을 하는데, 당시 빙벽이 무너지는 바람에 앞서가던 동반자가 추락해서 밧줄로 연결된 사람들 전부 죽을 뻔했거든요. 산에 오를 때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포기한 적은 없네요."
그의 다음 목표지는 어디일까.
"당장 도전해보고 싶은 산은 없어요. 다시 태어나도 산악인이 되고 싶으냐고요?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30년 동안 산을 열심히 올랐으니 다른 삶도 살아보고 싶네요. 어떻게 산악인으로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단순해요. 산에 오르는 게 즐거워서 산악인으로 살았어요. 목숨을 걸고 등반하는 그 순간에는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등반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정상에 오르는 순간 '마침내 해냈구나'라며 성취감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공허감도 몰려옵니다. 그게 등반의 매력이죠. 그 매력에 빠져 조만간 또 도전하겠죠. 그게 산악인의 삶입니다."
[신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