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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이었다. 소리만 않아. 누나. 구멍에 열었다. 남자가18세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구역에서는 집의 외관에 상징적인 표지판을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당시에는 공식적인 주소 번호가 없었기 때문에, 거주자를 식별하고 찾아가기 쉽게 하기 위한 표시였다. 그중 하나가 ‘붉은 방패’ 그림이 걸린 집이었다. 이곳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조상이 살던 집이다. 로스차일드는 독일어로 ‘붉은 방패’를 뜻한다.
1822년 로스차일드 가문은 오스트리아 황제로부터 남작(Baron) 작위를 부여받으며 가문의 공식 문장에 붉은 방패를 포함했다. 중앙에는 다섯 개의 화살이 함께 그려져 있었는데, 이는 가문을 일으킨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와 그의 다섯 아들을 상징한다. 붉은 방패와 다섯 화살은 이후 금융과 예술, 와인에 걸친 가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바다이야기 게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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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재벌인 로스차일드 가문은 19세기부터는 와인 명가로서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포도 농장을 인수하며 와인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오늘날 보르도의 그랑 크뤼 1등급 5대 샤토로 꼽히는 곳 중 샤토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와 샤토 라피트 로칠드(Château Lafite Roth일신방직 주식
schild)를 이 시기에 인수했다. 로스차일드라는 성은 프랑스식으로 발음하면 ‘로칠드’다.
1922년 스무 살의 나이로 샤토 무통 로칠드의 경영을 맡은 바론(남작) 필립 드 로칠드는 영업 손실이 나던 샤토를 재정비했다. 그는 당대 보르도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와인 레이블에 사용하는 전통을 시작했고, 네고시앙을 골드몽
거치지 않고 샤토에서 직접 병입하는 ‘샤토 병입’ 제도를 도입했다. 1933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바론 필립 드 로칠드’ 와이너리를 설립해, 샤토 와인뿐 아니라 브랜드 와인 사업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또 미국의 전설적인 와인메이커 로버트 몬다비와 손잡아 세계적 컬트 와인 ‘오퍼스 원(Opus One)’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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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그의 뒤를 이은 딸, 필리핀 드 로칠드는 1988년 가문의 와인 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1997년 칠레의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와 합작해 ‘알마비바(Almaviva)’를 출시했고, 같은 해 칠레에 바론 필립 드 로칠드황금성게임랜드
의 자회사인 ‘바론 필립 드 로칠드 마이포 칠레’를 설립했다. 그리고 칠레의 포도 재배 환경에 가문의 와인 양조 노하우를 적용해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는 스페인어로 ‘붉은 방패’를 뜻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상징과 정체성, 문화적 유산을 그대로 담은 셈이다.
에스쿠도 로호 브랜드의 정점에 있는 와인이 바로 ‘바로네사 P(Baronesa P)’다. 필리핀의 딸 필립 세레 드 로칠드가 어머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와인이다. 바로네사는 스페인어로 ‘여자 남작(Baroness)’을 뜻하며, ‘P’는 필리핀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와인은 단순한 경의가 아닌 유산이다. 칠레의 자연환경, 우리 가문의 노하우,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이 만나 탄생했다. 바로네사 P를 세 마디로 표현하면 엄격한 기준, 우아함, 그리고 화려함이라 할 수 있다.”ㅡ필립 세레 드 로칠드

바로네사 P에 쓰이는 포도는 20~30년 전에 심어진 나무에서 수확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1997년, 카르메네르와 쁘띠 베르도는 1998년, 카베르네 프랑은 2003년, 시라는 2009년에 식재됐다. 블렌딩 비율은 빈티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021 빈티지의 경우 카베르네 소비뇽 81%, 카르메네르 8%, 쁘띠 베르도 5%, 카베르네 프랑 3%, 시라 3%로 구성됐다.
양조는 소용량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시작된다. 발효 중에는 탱크 하단의 포도즙을 위로 끌어올려 포도 껍질 위에 골고루 적셔주는 ‘펌프 오버’ 작업을 하루 최대 세 차례 진행한다. 숙성 정도에 따라 20~25일간의 침용을 거쳐 발효를 마치며, 발효 온도는 섭씨 25~27도로 유지된다. 이후 말로락틱 발효는 오크 배럴에서 14개월간 진행된다. 와인은 100%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16개월 동안 숙성되며, 이 중 52%는 새 오크, 48%는 한 번 사용한 오크를 쓴다.
완성된 와인은 보랏빛이 감도는 강렬한 루비 레드 색을 띠며, 블랙커런트와 블랙 체리를 시작으로 흑연과 시가 상자의 향이 어우러진다. 신선한 향신료, 구운 아몬드, 바닐라, 샌달우드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강렬하면서도 산뜻한 향이 인상적이다. 입안에서는 우아한 구조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신선함과 뚜렷한 미네랄 풍미가 긴 여운을 남긴다. 야생 블랙베리에 구운 헤이즐넛 향이 더해져 깊이를 더한다.
바로네사 P는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96점을 받았으며,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 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아영FBC가 수입·유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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