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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지난 10년간 투자한 전 세계 친환경 기술 스타트업이 약 110개사에 달하지만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기후위기에 대응해 유망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빌 게이츠가 지난 2015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는 현재까지 110여개 기후테크 기업에 총 35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BEV는 단순 온실가스 감축대한전선 주식
기술 개발 수준을 넘어 산업 전환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고효율·저탄소 기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기준은 ▷매년 온실가스 5억t을 감축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잠재력 ▷다른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매력 ▷기후 기술 분야의 중요한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역량 등이다.
BEV의 투자 기업엘오티베큠 주식
에 한국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경협은 BEV가 투자한 약 110개사 중 ▷전력·에너지 ▷제조 ▷바이오 ▷운송 ▷건물 분야에서 20개사를 선정해 차세대 기술 흐름과 시사점을 제시했다.
운송 분야에선 지난해 1억7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를 주목했다. 이 회사는 순수 전기만으로 최대 200k오션
m 비행할 수 있는 30인승 항공기를 개발했다. 하이브리드 모드로는 최대 800km까지 비행 가능(25명 탑승 기준)하다. 활주로가 길지 않아도 되고 소음도 적어 도심 인근 공항에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릿제로는 전기 배터리 기반 해상 운송선박을 개발해 화석연주식투자동호회
료를 대체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한국경제인협회


이밖에 플릿제로는 전기 배터리 기반 해상 운송선박을 개발해 화석연료를 대체했으며 블루월드테크놀로지스는 메탄올 연료전지 기반 해상용 발전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 연구진들이 설립한 안토라에너지는 신천지
재생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고체 탄소블록에 저장하고, 필요 시 다시 전기나 열로 사용하는 ‘열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존 축열재보다 비열이 30~70% 높아 재료 질량당 더 많은 에너지 저장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 기술은 과잉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폐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고온이 요구되는 중공업의 열원을 화석연료 없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약 1억5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으며 타임지가 ‘2023년 최고의 발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보스턴메탈은 전기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무탄소 제철 공정’을, 브림스톤과 에코셈은 석회석 대신 규산염이나 대체 재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시멘트를 개발 중이다.
디옥시클은 이산화탄소를 전기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기술로 화학산업의 탈탄소화를 시도하고 있다. 카본큐어는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강도를 높이고 동시에 영구 저장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러한 기술은 건설, 철강, 화학 등 고탄소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는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 연구진들이 설립한 안토라에너지는 재생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고체 탄소블록에 저장하고, 필요 시 다시 전기나 열로 사용하는 ‘열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갈리는 기존 면화보다 물 사용량을 99%, 토지 사용을 97% 줄이고 탄소 배출량은 77% 이상 줄일 수 있는 ‘세포 배양 면화’ 기술을 개발해 아동·강제노동 문제까지 해결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일본 의료기업과 5000만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상용화에 나섰다.
44.01은 지하 암석(감람암)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해수를 함께 주입해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저장하는 ‘탄소광물화’ 기술을 개발했다. 하루 최대 60t의 탄소를 제거한 실증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추공 하나당 100t을 저장하는 것이 목표다. 수천 년이 걸릴 탄소 고정 과정을 1년 내외로 단축할 수 있어 안전한 탄소 제거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경협은 “증기기관 개발에서 비롯된 산업혁명처럼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퀀텀 점프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빌 게이츠의 기후테크 투자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유망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민배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한경협 ESG경영자문단 자문위원)는 “기후테크는 향후 우리 산업구조 전환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분야“라며 “BEV 등이 주목하는 기후테크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현주소와 기대효과를 정량화해 국내 투자의욕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