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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의대 건물에서 열리는 강의에 의대생이 전원 불참했다. 노현영 견습기자[서울경제]
“첫날이라 학교에 와보기는 했는데 내일부터는 안 와야겠어요. 24학번 선배들이 유급 받았는데 후배가 수업을 들어도 되겠냐는 생각에 눈치가 많이 보이네요.”(중앙대 의대 25학번 A 씨)
4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새 학기를 맞아 대학 입학의 설렘을 품은 학생들로 왁자지껄했다. 발 디딜 곳 없이 꽉 찬 교내 카페에서는 신입생들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반면 100m 남짓 떨어진 의학관은 적막감이 맴돌았다. 필수 교양 수업을 듣기 위해 찾아온 새내 특별휴가 기 의대생들은 “동기들 대부분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첫날이라서 학교에 왔지만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의대 증원에 따른 혜택을 입고 입학한 25학번 의대생들조차도 상당수가 수업에 불참하며 ‘동맹 휴학’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교육부가 4일 수원중기청 "의대 2025학번은 증원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증원을 이유로 한 수업 거부 명분이 없다. 수업을 거부하는 25학번에게는 대학이 반드시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4일 서울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에 수업 시간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중앙대뿐 아니라 서울대 법인사업자대출조건 ·고려대·연세대·경희대·한양대 의대 건물에서도 학생들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신입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교양 수업 강의실도 텅텅 비었다. 연세대의 경우 신입생 필수 교양인 ‘데이터 사이언스’ 수강 신청률은 10%, ‘인문사회의학4’ 수강 신청률은 5~6%였다. 경희대에서 만난 B(20) 씨는 “기숙사 룸메이트가 의대생인데 방만 잡아놓고 (학교를 다니 신용유의자 지 않고) 그냥 놀 생각을 하고 있더라”면서 “선배들이 수강 신청을 못하게 해 수강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증원 수혜’를 본 25학번 의대생들마저 휴학에 동참한 데는 의대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의대 입학 이후 10년 가까이 선후배가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특성상 반대 의견을 남자직장인 제시하기 어렵다. 수업을 듣다가는 시험 족보, 전공 선택 등에서 어마어마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이날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들은 마스크과 모자로 얼굴을 꽁꽁 숨기거나 ‘언론 취재가 금지됐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한 의대를 졸업한 안 모(29) 씨는 “의대 사회는 같은 학번이면 한 반이나 다름없는 좁은 사회”라면서 “24학번이 아직 1학년인데 25학번이 ‘우리는 학교를 다니겠다’고 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단언했다.
새학기가 시작된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학도서관이 텅 비어있다. 노현영 견습기자
기존에 휴학에 참여한 의대생들의 입장은 완고하다. 수도권 의대에 다니는 정 모(21) 씨는 “지난해 모든 과목에서 F를 받았지만 올해도 수업 들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휴학 중인 의대생 지 모(25) 씨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 학교를 다니는 것은 유급했거나 의사 생활을 포기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하면 재학 내내 ‘부적응자’ 딱지를 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측은 신입생과 기존 의대생의 접촉을 막기 위해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오리엔테이션(OT) 주최를 학교가 도맡고 재학생에게 신입생 전화번호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한다. 각 대학 의대 건물에는 ‘의과대학 학생 보호 신고센터 운영’ 안내문이 부착됐다.
교육부와 경찰도 칼을 뽑았다. 교육부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25학번은 증원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증원을 이유로 한 수업 거부 명분이 없다”면서 “수업을 거부하는 25학번에게는 대학이 반드시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며 압박성 메시지를 냈다. 경찰청도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새 학기 수업 불참을 강요하거나 복귀한 의대생을 비난하는 게시글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인 사안이 5건”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연세대 의대에서 수업 방해가 이뤄진다는 교육부의 수사 의뢰를 받고 내사에 착수한 바 있다.
전국 의대 학장들은 학생들을 향해 복귀를 호소하는 서신을 발표했다.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같은 날 “1학기에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2년째 의사 배출 중단으로 의사 양성 체계는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며 2026년 3개 학년이 함께 1학년을 맞이하게 돼 도저히 교육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서 “학생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고 모두 함께 학교로 돌아오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2026년 의대 정원은 2024년 정원으로 재설정하고 2027년 이후 의대 총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의료 인력 추계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노현영 견습기자 nonstop@sedaily.com정유나 견습기자 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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