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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을이 시작되는 '처서'인 2025년 8월 23일 오후 5시 현재 지구에 남은 시간, '3년 333일 7시간 35분'.

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예술가인 간 골란이 전 세계 과학자, 예술가들과 함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기후위기시계(Climate clock)'에서 알려준 시간이다.
최근 전 세계는 이 시계의 초침이 빠르게 돌아간 듯한 경험을 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1907년 기상 관에어스톡
측 이래 7월 초순 최고치를 찍었다며 '폭염'을 말하더니 200년만의 '물폭탄'을 걱정하고 또다시 기록적인 폭염이 돌아오더니 다시 폭우가 쏟아지는 말 그대로 '미친 날씨'를 겪었다. 처서인 이날도 ‘입추는 배신해도 처서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뒤집듯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됐다.
기후위기시계의 속도를 체감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속도를 늦출릴게임 황금성릴게임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문가들이 꼽은 건 물 폭탄 뒤 폭염이 이어지며 나타난 여름철 불청객, 일명 '녹조라떼'였다.


'색깔'로 나눈 착한 카본, 나쁜 카본

난데없는 '녹조라떼' 얘기를 꺼낸 건 엄밀히 말해 블루카본, 그 중에서도 미주식바로보기
세조류를 말하기 위해서였다.

다소 생소한 용어인 블루카본을 설명하려면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이산화질소(No₂) 등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를 말해야 한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해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카본·carbon)는 특성에 따라 '색깔'로 구분한다. 브라운카본, 블랙카본과 그릴게임오션
린카본, 블루카본이다.



/출처 : Chowdhury et al. 2015



그저 색으로만 분류하는 게 아니다. 성격도 다르다.

자동차나 공장에서 석유·석탄모바일릴게임 종류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배출하는 브라운카본,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생성되는 블랙카본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나쁜' 탄소라 불린다.
반대로 '착한' 탄소도 있다.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산소를 방출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 저장하면서 환경을 살리는 그린카본과 해양 및 연안 해역에 있는 해양식물(생태계)에 탄소가 흡수되는 블루카본이다.
그중 블루카본은 육상 생태계보다 탄소 흡수의 속도가 빠르고 탄소 저장 능력도 크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지구 온난화를 막는 해결책으로 주목 받았다. 유엔(UN)도 지난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에서 블루카본을 집중 거론했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5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한 상황"이라며 "이제 남은 건 미세조류, 해조류 등이 속한 블루카본이다. 국제사회에서 최근 블루카본에 주목하며 해당 기술과 산업을 키우려는 노력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녹조라떼 나쁜 거 아닌가

블루카본은 육상의 그린카본과 비교하면 최대 50배 정도 탄소저장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종류도 여러가지다. 탄소 저장고라 불리는 맹그로브부터 갯벌, 해조류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블루카본이 있다. 바로 녹조라떼와 연결되는 미세조류다.
미세조류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현미경이 있어야 볼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잠재력은 엄청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광합성 효율이 높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미세조류의 기능은 또 있다.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을 흡착하다 보니 하·폐수 정화처리에 이용할 수 있고 다량의 지질을 함유하고 있어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 차세대 바이오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 스피룰리나, 클로렐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미세조류는 건강식품의 원재료가 되기도 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미생물자원실의 조기철 박사는 "미세조류가 산업발전과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다 잡을 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활용도와 함께 미세조류 장점으로 꼽히는 건 육상식물보다 생장에 까다롭지 않다는 것이다. 비료나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대량 생산할 수 있고 펄펄 끓는 온천이나 빙하 아래, 갯벌, 바다보다 짠 사해 등 온도, 염분, 산성도(pH)를 따지지 않고 거의 모든 곳에서 자랄 수 있다.
참고로 녹조라떼라 불리는 녹조는 집중호우로 하천에 오염물질이 유입돼 미세조류 중 하나인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할 때 발생한다. 악취를 풍기고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s)'이라는 독소를 내뿜으면서 정수장 필터까지 막아 골칫덩이가 됐지만, 불순물과 독소를 제거한 미세조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장에선 미세조류의 경제적 가치까지 눈여겨 보고 있다.



/출처=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 컨설팅 업체인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가 내놓은 '미세조류 시장 규모·점유율 및 산업 분석과 종별·응용 분야별·지역별 예측'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억8259만 달러(약 1조885억원)이던 전 세계 미세조류 시장 규모는 올해 8억413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미세조류 시장은 연평균 7.29%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32년이면 두 배 가까운 13억7642만 달러까지 시장 규모를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로 유엔환경계획(UNEP)은 미세조류를 포함해 글로벌 블루카본 시장 규모가 연평균 41% 성장해 지난해 약 966조원에서 2030년 약 70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미세조류

경제적 효과보다 미세조류가 중요한 건 다른 데 있다.

최근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발표한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일 센터가 공개한 잠정배출량은 6억9158만t(톤)에 이른다. 2023년 잠정배출량보다 2%(1419만t) 감소한 수치다. 이 수치는 센터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보다 1년 정도 앞서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추산해 2020년부터 매년 공개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2018년 7억839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잠정 집계된 배출량은 2010년(6억 8980만t)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탄소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발전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줄고 있다는 점에선 다행이지만,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 한국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40% 줄어든 4억4000t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다.
미세조류는 바로 이 온실가스 감축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을 위한 지침인 'IPCC가이드라인' 안에 블루카본의 범위를 확장시킬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IPCC가이드라인은 나라별 NDC, 국가온실가스통계보고서(NIR) 등 국제 보고 체계에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 블루카본 중에는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초지처럼 식생이 분포한 연안 생태계만 가이드라인에 들어있다. 올해는 갯벌, 해조류, 해저퇴적물까지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갯벌 표면에 살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저서미세조류가 주목받고 있다.
김종성 교수는 "연안과 갯벌 생태계는 연간 최대 49만t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최대 20만대의 승용차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이라며 "결국 기후온난화를 늦추는 강력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세조류 #처서 #기후위기 #블루카본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