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주식 거래·稅혜택 '강점'3월 은행 ISA가입자 7만여명 ↓제도상 한계 이유 별 대응 못해계좌이동 가능땐 더 거세질 듯금융투자협회 ISA 월별 가입자 추이 표 및 그래프.국내 주식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서 세제 혜택까지 챙길 수 있는 중개형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출시로 우려됐던 은행권 ISA 자금 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 제도 중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은행권 자금이 빠지는 것과 유사하게 자금 대이동이 일어나는 모습이다.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은행권의 일임형·신탁형·투자중개형ISA 총 가입자는 34만1297명 줄었다. 지난 2월말(7만2308명 증가)과 비교하면 572%나 감소했다. 가입금액도 대폭 줄었다. 3월 은행ISA 가입금액은 508억원으로 전월(6857억원) 대비 92.6%나 줄었다.ISA시장은 여전히 은행 가입자와 가입규모가 큰 상황이다. ISA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은행 14곳, 증권사 16곳, 보험사 2곳으로 증권업계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은행을 통한 가입자 수가 증권사를 통한 가입자 수보다 4.2배 많고, 투자금액도 6.1배 높다.실제 전체 가입자 191만7901명 중 80%(155만1148명), 전체 가입 금액 7조8155억원 중 86%(6조7288억원)이 은행에 몰려있다.그런데 지난 3월부터 ISA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은행ISA 가입자 숫자가 한달만에 572% 급감할 동안 증권사ISA 가입자는 19만명이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969.2% 증가했다. 가입 금액도 지난 2월 209억원에서 3월 2274억원으로 989.3% 폭증했다.이 같은 변화는 중개형ISA 상품의 신규 도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개형ISA는 위탁매매업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개설할 수 있다. 기존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가입자 본인이 국내 주식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ISA 내에 있는 자산으로 직접 주식 종목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얘기로, 주식 시장 열풍이 ISA시장에 반영됐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중개형ISA 도입에 따른 머니무브는 앞으로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2월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3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추가로 여러 증권사가 중개형 ISA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특히 예탁결제원의 ISA 계좌 이동 시스템 오픈도 ISA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시스템이 오픈되면 기존에 타사에서 신탁형 ISA나 일임형 ISA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을 중개형 ISA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증권사 간의 이동뿐만 아니라 은행과 증권사 간의 이동도 가능해 전 금융권에 걸친 대규모 고객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이 별다른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것도 자금 이동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은행권은 제도상의 한계를 이유로 증권사들의 중개형 ISA 러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은행은 자본시장법 상의 위탁매매업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증권사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밖에는 대응할 방안이 없다.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증권사와 다른 형태의 중개형 ISA를 출시할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거래 인프라는 물론 시스템 구축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상품 출시에 따른 수익성은 크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윤형기자 ybro@dt.co.kr ▶[ 네이버 메인에서 디지털타임스 구독 ] / ▶[ 뉴스스탠드 구독 ]▶디지털타임스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