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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엔진이 꺼져 가는 느낌"(임 대변인), "이미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신 부대변인)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임 대변인과 신 부대변인은 각각 27세, 35세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공정 선발을 취지로 공개토론을 통해 선발한 '2030' 당직자들이다. 두 사람을 만나 쓴소리 발신 이유와 맥락을 자세히 들어봤다. ⓒ시사저널 박정훈선대위를 향해 쓴소리를 한 이유는. 임승호 대변인(이하 임):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하자 국민과 당원 일부에서 '대선에 이긴 것처럼 취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비판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당이 부족하다고 봤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줄다리기 모습도 피로감을 줬다. 선대위에서 분명 경고음이 울리는데 아무 일 없이 '괜찮다'고 하는 건 국민 기만이며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신인규 부대변인(이하 신):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당은 '김종인-오세훈-이준석' 흐름으로 개혁 노선을 만들어왔다. 당 지지율도 올랐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다 이겼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전 이걸 '반문(反文) 빅텐트'와 윤석열 캠프의 완전한 주도권 형성에서 느꼈다. '반문'만으로 이길 수 있나. 이겨도 그건 이긴 게 아니다. 보수의 새 가치와 철학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 기대감이 스스로도 점점 없어지더라. 이런 흐름 속에서 2030세대가 탈당했는데 그걸 폄훼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하나의 이유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윤 후보가 충분히 못 받아내고 있는 점이다. 이재명 후보는 당 지지율이 낮은데도 개인기로 그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 쇄신 목소리도 꾸준하다. 저쪽이 야당 같고 우리가 여당 같았다." 전략적으로 차례로 글을 쓰기로 한 건가. 임: "그런 의심을 받는데 정말 궁금하시면 저희 통화내역을 당장이라도 모두 공개할 수 있다." 신: "기획했다면 이런 감동이나 언론의 주목이 없었을 거다. 그리고 우리 당의 기획력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다(웃음)." 결과적으로 지난 한 달을 '김종인 역할론'으로 허비했다. '킹메이커 정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임: "충분히 받아야 할 비판이다. 김 전 위원장 역할이 선거에서 굉장히 중요하며, 영입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3주 넘는 시간을 소비할 만큼의 일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그분의 정치적 경력과 혜안을 높게 평가하지만 과연 우리 세대가 '김종인'이라는 세 글자에서 느끼는 영향력이 과연 윗세대의 그것과 같을까.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난 시간은 국민에게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게 했을 거다."신: "'김종인 역할론'과 '이준석 패싱' 등으로 요약되는 논란을 잘 분석해 보자. 결국 보수 내에서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는 거다. 자리 다툼이 아니다. '보수가 과연 어떤 비전과 철학으로 국민 앞에 나설 것이냐'를 두고 가치 충돌을 하고 있다. '이준석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흐름과 '이준석 내려와라'라는 과거지향적 보수라는 두 흐름이 있다. 보수가 변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이제 인정해야 한다. 탄핵 이후 네 번의 대형 선거에서 진 후 이 대표가 새로운 보수의 모습으로 끌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스윙보터라는 중도와 청년 표심은 이미 이쪽으로 가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보수의 변화를 부정하는 거다."임승호 대변인ⓒ시사저널 박정훈쓴소리 이후 당내 반응은 어땠나. 일각에선 이준석 대표의 지시였다는 주장도 있는데.임: "의원들이 전화해 '글 삭제하라'고 하지 않았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몇몇 중진의원이 전화로 독려해 줬다. 지금 선대위에 계신 분들도 있다. 이들의 피드백을 보면 지금 선대위가 쓴소리에 대한 수용 정도가 굉장히 크다고 평가한다."신: "이 대표와 개인적 소통을 하지 않는다. 이 사안에 대한 이 대표 메시지도 언론을 통해 확인했다. 저는 생업을 내려놓고 정권교체를 위해 입당했다. 절박하다. 여의도에 안락한 둥지를 트신 분들은 이겨도 져도 크게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전 아니다. 적당히 이겨서 정권교체? 이것도 만족이 안 된다. 정권교체는 나라를 정상화하라는 뜻이다. 2~3%포인트 차로 이겨봤자 정상화 안 된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저렇게 흠이 많고 민주당이 못하는데, 우리 후보와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윤석열 후보와 선대위에 조언을 한다면.임: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형 사고는 안 되겠지만, 실수가 있을 땐 빠르고 진정한 사과를 하면 된다. 윤 후보를 직접 만나보면 굉장한 매력이 있다. 그런데 경선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조심스러워진 모습이 보인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소통 자체를 닫는 것은 악수(惡手) 중 악수다."신: "일사불란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면 좋겠다. 검찰 조직은 그럴 수 있겠지만 정치는 아니다. 정치의 메커니즘과 맞지 않다. 또 조직은 가벼워야 한다. 시대 흐름이 바뀌었다. 민주당이 이미 슬림화하고 있다. 그걸 보면서도 못 배우면 지혜가 없는 거다. 이번에 정진석 의원이 '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했는데, 우린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내부 총질이 아니라 쓴소리를 한 거다. 그게 민주주의다. 설령 생각이 달라도 용기는 좋다고 평가해 줘야 2030과 접점이 생긴다. 그렇게 말할 거면 차라리 AI(인공지능) 대변인을 내놓고 논평을 읽게 시켜야 한다."2030세대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무엇일까. 임: "양당의 청년 채용방식 차이에 정답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최근 18세 선대위원장을 임명했다.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도 깜짝 선발했다. 반면 우린 토론 배틀이나 공모 등을 통해 기회를 보장하는 형태다. 국민과 청년들은 어떤 방식을 더 선호할까. 우리 당 방식이라고 확신한다. 발탁해서 임명하는 방식에 '그 기회가 내게도 올 것'이라 여기는 청년은 별로 없을 거다. 토론 배틀은 실력만 갖춘다면 '내게도 기회는 온다'는 느낌을 준다. 실질적인 기회를 보장한다. 2030은 '공정한 기회의 장만 마련해 달라. 노력은 우리가 할게'라고 말하고 있다."2030 지지로 제1야당 대표가 된 '이준석의 승리 방정식'이 대선에서도 유효할까.신: "유효할 거라기보단 유효해져야 한다고 본다. 보수가 나아갈 거대한 흐름을 이미 국민은 정했다. 다만 정권교체만 된다고 전부는 아니다. 국민은 이기면 무얼 할 건지를 보여 달라고 한다. '정권 잡으면 뭐할 건데?'라는 질문에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을 너무 의식할 필요 없다. 결국 정치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자신 있게 해야 한다."신인규 부대변인ⓒ시사저널 박정훈국민의힘이 제일 달라진 게 뭔가.신: "이 대표가 문호를 개방했다. 이건 곧 정치의 당사자주의를 회복하는 거다.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진 '너희들은 문제를 얘기해. 우리가 해결해 줄게' 방식이었다. 옛날 방식의 정치다. 쉽게 말해 누가 운전대를 잡을 것인지의 문제다. 지금까진 청년을 구석자리에 태웠다. 우리는 개방화로 가고 있다. 보수는 결국 자유의 실질화를 추구해야 한다."국민의힘이 '젠더 갈라치기'를 한다는 주장도 있다.임: "우리가 여성 혐오나 반(反)페미니즘을 한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계신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고 하고 싶다. 이전 지도부와 비교하면 여성 지지율도 상당히 올랐다. 홍준표 후보가 경선 막판에 2030 여성 지지율도 끌어올렸다. 성범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는, 남녀 모두 공감하는 정책을 냈기에 여성 지지율도 올랐다. 특정 성별을 위한 핀셋 정책이나 목소리를 내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이재명 후보를 평가한다면.임: "어떤 부분에서도 청년 지지를 끌어내기 힘들 거다. 이 후보가 도덕성과 인성을 갖췄다고 말하기엔 민주당 지지자 속마음에도 의문이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의 추진력도 전국 단위에선 어렵다. 세금을 나눠주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생각이다."민주당의 청년 세력은 어떻게 평가하나.임: "하헌기 청년대변인은 비판해야 할 때는 저희보다 더 강하게 민주당과 이 후보를 비판한다. 그의 글을 보고 자극받아 이번에 글을 작성한 면도 있다. 또 권지웅 청년 선대위 공동위원장 같은 이들의 메시지가 민주당에 더 퍼지게 되면 진정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섭다."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은. 신: "차별금지법은 '금지하는 법'이다. 소극적인 접근법이다. 자꾸 뭘 금지해서 인위적으로 만드는 노력엔 한계가 있다. 보수정당은 인간의 자유와 자율을 추구한다. 헌법에 명시된 차별금지 내용을 현실적 법률 차원에서 구현하는 것은 차별금지법보다는 평등법 같은 방식이 좋다고 본다. 금지와 규제가 많아지면 사법화가 되고 자유로운 사회가 되지 못한다. 차별금지법도 보수 버전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차별금지를 누가 반대하겠나. 다만 규제 일변도로 가면 자유가 위축되고 더 큰 손실을 발생시킨다."이준석 대표가 변하면 그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하겠나.임: "당연하다. 혹시라도 이 대표가 청년과 국민 감정에서 벗어나는 발언을 한다면 제일 앞장서서 비판할 것이다."신: "'이준석 할아버지'가 와도 비판에 성역은 없다. 그렇지 못한다면 정치 그만해야 한다. 지켜보시는 국민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