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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백신 위탁기관 점검 결과
1만1000여곳 중 21%가 관리 부실
보관 온도 지키지 않거나 유효기간 지나기도대한항공이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송 업무 준비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최근 유통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백신 유통뿐 아니라 위탁 의료기관 보관 과정에서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정부조달 물량 백신 검사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하반기 예방접종 업무 위탁기관 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총 1만1204곳의 위탁 의료기관 중 1만1047곳을 방문 점검한 결과 2317곳(21.0%)에서 미흡한 사항을 확인했다.

이 중에는 백신 보관 온도를 지키지 않아 적발된 곳이 258곳이었고, 백신 전용 냉장고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곳도 206곳으로 확인됐다. 백신 전용 냉장고에 성에가 끼는 등 청결 유지가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곳은 603곳이었다. 또 백신 유효기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보관한 곳도 57곳이나 됐다. 위탁 계약된 백신과 실제 접종에 쓰인 백신의 정보가 불일치하는 관리 부실이 확인된 곳도 150개소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예방접종 관련 안내, 기록보존 관련 사항 등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돼 백신 관리 전반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의원은 “백신이 제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조·운송 과정에서부터 접종 기관에서의 관리보관, 그리고 접종 후 이상 반응까지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철저한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한편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상온에 노출된 백신에 대해 품질 검사 및 안정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무균시험을 포함해 전 항목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48만도즈)에 대해서는 수거조치를 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2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독감 백신이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 보건복지위 소속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이 상온노출 독감백신 사건 이후 직장인 540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가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안전하다고 했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 때문에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정부와 함께 업계도 백신의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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