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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배기사 처우 개선, 더 내실 있는 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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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상연 작성일20-11-13 15:58 조회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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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대부분 권고 수준 그쳐 실효성 의심
선심성 예산 줄여 플랫폼 노동자 지원을
정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택배기사 과로 대책을 내놓았다. 택배 노조에 따르면 올 한 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는 15명이다. 특수고용직 신분으로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대부분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택배기사들의 하루 평균 작업시간은 12.1시간, 하루 작업량은 250건에 달했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택배기사 과로 예방 제도 개선, 사회안전망 확대, 불공정 관행 근절 등이다. 회사별로 하루 최대 작업시간 기준을 마련하고, 심야 배송 제한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 권고하기로 했다.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한편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표준계약서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택배기사 과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책이 업계에 대한 권고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이라기보다 장기적인 정책 방향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력 충원과 배송 수수료 인상 같은 난제는 사회적 협의를 이유로 미뤄 버렸다.

작업시간이나 물량 축소는 택배기사의 수입과 직결되는 문제다.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며 택배기사가 가져가는 배송 수수료는 지난해 건당 800원 정도로, 2002년 1200원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과로 방지를 위해 일감을 줄이면 수입 감소에 따른 택배기사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택배 업체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기도 힘들다. 정부가 홈쇼핑 등 대형 화주의 ‘백마진’ 관행을 고쳐 배송 수수료 저하를 막겠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이 될 수는 없다.

택배기사 처우 개선은 노동자·업계·정부 한 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저렴한 비용을 내면서 ‘총알’ ‘로켓’ ‘당일’ 등의 초고속 배송을 당연시하던 소비자들의 생각도 바뀔 필요가 있다. 국민의 연대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국민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택배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배송 지연이나 택배비 인상에 동의한다는 답이 10명 중 7명 이상이었다. 다음 달 구성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 협의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노동 현실 개선을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50주기가 됐다. 그러나 우리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취약계층 노동자의 위기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택배·배달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 보호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당·정·청이 필수 노동자 지원을 위해 내년 예산에 1조8000억원을 책정하고 관련 법률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더 내실 있는 지원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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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과 한반도 정세, 당신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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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12일 바이든 당선인 통화로 대북 협력 의지 확인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공감대..협력 폭 넓어질 듯
인도·태평양 지역 '린치핀'에 미중 갈등 속 韓역할 해석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2일 첫 전화통화는 굳건한 한미공조를 확인하면서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서도 긴밀한 협력 의사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협력 확대라는 효과를 얻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첫 통화부터 ‘인도·태평양’ 전략을 명시한 대목에서는 우리 정부의 부담감도 감지된다.

‘한미동맹’ 기대 속 바이든 “북핵 문제 긴밀 협력”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4분간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한 뒤 곧이은 9시31분에 SNS에 글을 작성하고 사진을 두 장 게재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국가 공휴일인 ‘재향 군인의 날’을 맞아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은 사진과 지난 2017년에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방미했을 당시 첫번째 일정으로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은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SNS 캡처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방문은 사실상 첫번째 외부 공식 일정으로 문 대통령은 이 점을 강력하게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이 정상급의 인사와 통화를 마치자마자 그 감상을 SNS에 남긴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무리하게 높여가며 주한미군 철수로 우리 정부를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동맹과는 결이 다른 바이든 당선인의 한미 동맹이 예측되는 대목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서도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비판하면서 전통적 동맹 복원에 중심을 두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기조 속에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가치를 바이든 당선인에게 전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양한 외교적 현안을 이어받게 될 바이든 당선인에게 향후 북한 비핵화 문제를 앞순번에 두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민주주의,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 번영의 기반이 되어온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언급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확언하며 새로운 대북 문제 해법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코로나19-기후변화에도 협력 폭 확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선 일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 의사를 드러냈다. 아울러 은연 중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무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르게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 대응 관련,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11일 저탄소발전전략과 관련한 첫 보고 및 회의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탄소중립 행보에 돌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의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어려움은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가 다시 가입하려는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공통점을 찾았다.

한국판 뉴딜의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두 축에서 탄소중립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시점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 의사를 드러낸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양측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하루 2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미국 상황을 감안할 때 바이든 당선인은 보다 높은 수준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린치핀’ 지칭..미중 갈등 속 韓정부 부담될까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linchpin. 린치핀)”이라고 강조한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자는 성격으로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적극적 가담은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중 압박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의미다.

‘린치핀’은 수레의 축에 꽂는 핀을 뜻하는 말로 양국의 동맹 관계를 일컫는 표현이다. 원래 미일 동맹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오바마 행정부부터 한국에 ‘린치핀’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거쳐 바이든 당선인도 이 표현을 입에 올렸다. 인도·태평양에서 한국의 린치핀 역할은 곧 미중 갈등 관계 속에서 미국의 편을 종용하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연합뉴스)
청와대는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전혀 중국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고, 그런 뉘앙스의 언급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강 대변인은 “린치핀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라며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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