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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보망환 작성일20-12-29 16:54 조회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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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상공인 위한 지원책, 로봇 등 IT 신기술 투자 지속돼야(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돈을 목표로 하면 안 되겠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크 저커버그 보다 돈을 더 벌 수 없는 게 분명하고, 돈으로 1등 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내가 내린 성공의 정의는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존경 받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에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되면서,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아시아 도전기가 본격 시작된다.

지난해 12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기업가치 4조7천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매각 계획을 깜짝 발표했던 우아한형제들에 새로운 날개가 달리는 셈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일각에서는 경쟁사이면서 외국계 회사에 인수합병되는 우아한형제들을 가리켜 ‘배신의 민족’, ‘게르만의 민족’이란 표현으로 비꼬았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광고 카피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인기를 끌게 된 배달의민족에 대한 실망감이 한편으로 이해도 된다. 하지만 김봉진 의장이 과거 발언들을 곱씹어 봤을 때 국내에서 수수료 얼마 더 올려 받고 돈방석에 앉고자 외산 기업에 회사를 팔아넘긴, 욕심에 찬 결단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혁신과 변화를 멈추면 성장도 끝나는 냉정한 생존 경쟁 시대에 국내에서 그저 그런 기업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더 큰 시장에서 모험을 걸어볼 것이냐의 선택은 애초 ‘탐험가’에 가까웠던 김봉진 의장에게 그리 어렵지 않은 문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 인수합병 이후 아시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게될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를 세우기로 했다. 신설 법인 총괄 수장은 김봉진 의장이 맡는다. 합작사는 한국을 포함, 홍콩·필리핀·타이완 등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한다. 김봉진 의장은 지난 10여년 간 배달의민족을 국내 배달앱 1위로 성장시킨 경험과 DNA를 우아DH아시아에 이식함으로써 성공 무대를 아시아 곳곳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2018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장병규와 김봉진, 스타트업 한국을 말한다’ 대담 행사 중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오른쪽)과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여러 오해와 논란이 생길만한 시행착오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까지 마무리된 지금 김봉진 의장의 도전을 다시 한번 응원한다.

다만 수수료 인상 우려와 지나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광고 상품으로 걱정이 큰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투명하고 공정한 가격정책을 앞으로 더 부지런히 고민해주길 바란다. 또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그 필요성이 더 커진 무인 배달과 로봇 서빙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도 지금과 같이 과감히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 여기에 오늘날 배달의민족을 통통 튀는 기업으로 인식하게 해준 ‘키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나아가 음식점주들의 성공을 돕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라이더들의 안전을 생각한 교육 등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길 바란다. 소비자 대한 혜택 강화와 플라스틱 공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환경 보호 정책에도 앞장섰으면 한다.

덧붙여 김봉진 대표의 개인적인 성공도 응원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김봉진 의장의 성공 기준은 ‘돈으로 1등’이 아닌 ‘배우자에게 사랑받는 것과,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결단이 가정의 행복과, 척박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운과 영감을 주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피터팬이 석촌호수와 놀이공원을 내려다 보고 있었던 옛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왼쪽),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창업 초반 석촌호수에 위치했던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의 콘셉트는 ‘피터팬’에 나오는 네버랜드였다. 현재 몽촌토성역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의 테마는 ‘올림픽’이다. 피터팬처럼 늙지 않는 열정과 젊음을 키웠던 유년기의 우아한형제들은 스포츠 정신을 앞세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청년기를 보냈다. 이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글로벌 무대에 첫 발을 내 딛는 우아한형제들은 탐험가 정신을 내세워 어엿한 성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무모해 보이기도, 성공보다 실패가 더 쉬운 도전이지만 적지 않은 스타트업 동료들과 청년 기업가들이 응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 비상이 국내 스타트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돼주길 바라고 있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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