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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후기

[허주열의 '靑.春일기'] 춘추관 생활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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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보망환 작성일21-01-24 15:38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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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2021년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기자들이 질문권을 얻기 위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깐깐하고 폐쇄적인 靑…가려진 '대통령의 일'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사내 출입처 조정으로 새해부터 청와대로 근무처를 옮기게 됐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기에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컸다. 우리나라 모든 기관의 정점인 청와대 내부와 거기서 이뤄지는 일들을 취재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에 들뜬 마음으로 지난 5일 처음으로 춘추관을 찾았다.

'깐깐하다.' 첫인상이었다. 전날 회사 사무실에서 준비한 출입기자등록 신청 서류를 들고 집에서 1시간 30분가량 걸려 첫 출근을 했지만, 입구에서 서류만 건네고 돌아와야 했다. 신원조회를 거쳐 정식 출입증이 나오기 전에도 방문증을 끊고 들어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사무실을 간 게 문제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런다면서, 집 외에 다른 곳을 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서류 준비를 위해 전날 회사에 갔었다"고 답하니 "그러면 3일 정도 재택근무를 하다 왔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좋겠다'는 표현이었지만, '그렇게 하라'는 뜻으로 읽혔다. 그렇게 3일간의 재택근무 후 본격적인 춘추관 생활이 시작됐다.

두 번째로 든 생각은 '폐쇄적이다'였다. 기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춘추관뿐이었다. 참여정부의 취재 선진화 조처 이후 기자들의 청와대 경내 출입이 차단됐다고 한다. 근처에 대통령이 머물고 있지만, 실제로 볼 수 있는 날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취재와 보도에서의 제한도 많았다. 이전에 출입했던 국회는 취재할 대상도 많고, 의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거나 정적(政敵)에 대한 잘잘못을 평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당연히 보도 제한도 거의 없다.

하지만 청와대는 소위 안 되는 게 많다. 대통령 일정과 행보는 대변인 또는 홍보수석이 춘추관으로 와서 하는 브리핑이나 서면 브리핑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데, 이마저도 엠바고(보도유예)가 걸린 게 많았다. 아예 '비보도'를 전제로 이야기를 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청와대 누리집에 공개된 문 대통령 일정. 해당 일정에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일부만 공개된다.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의 24시간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 공개되는 것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비서실 업무보고 등 제한된 선에서 정보가 제공된다. 해당 일정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일부만 공개된다.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누구의 의견을 들었고, 어떻게 결정을 내려졌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모든 정보가 모이고,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도 매우 아끼는 분위기다. 심지어 전화나 문자 연락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유력 방송사 선배 기자는 "10년 이상 기자생활을 했는데, 이곳처럼 취재원(청와대 관계자)이 전화를 안 받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정무적인 내용이 아닌 정책과 관련한 취재를 하려고 해도 응답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단톡방에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포함해 300명 이상의 기자들이 들어가 있다. 이들이 모두 같은 정보를 공유받고, 그것을 토대로 청와대 기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일부 유력 매체나 강력한 맨파워가 있는 기자들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일부일 것이라는 게 청와대를 수년간 출입한 복수 기자들의 전언이다. 아직 3주밖에 안 됐지만, 그 기간 '아 이건 대체 청와대 관계자 누구에게 들은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기사도 없었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이 다섯 번째 기자회견이었다. 출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통령에게 궁금한 것을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고,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120명의 기자 중 한 명에도 포함됐다. 들뜬 마음으로 기자회견 주제에 맞춰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관련 질문을 총 11개 준비하고, 기자회견 전까지 해당 질문들을 수십차례 소리 내어 읽으면서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된 후에는 번호가 적힌 손팻말을 계속 들면서 질문 기회를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24명의 질문자 중 한 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질문 기회를 부여받은 한 기자는 "개인적으로 3전 4기 끝에 질문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요, 그 점 감회가 굉장히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됐다. 또 질문을 한 여러 기자가 시간 관계상 나뉜 주제와 무관한 질문을 하는 것도 '그럴 만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춘추관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현재까지 경험한 것들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시간 동안 춘추관 기자로서의 일을 하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것들이 있다면 꼼꼼히 기록해 나갈 것이다. 제한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더 궁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첫 번째 청춘일기를 마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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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선 나경원 전 의원은 "머리를 질끈 동여매는 마음으로 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남윤호 기자

"운동화 신고 현장 나가야…탁상 정치 안 돼"

[더팩트|여의도=이철영·문혜현 기자] "(묶은 머리는) 마음가짐이다. 제가 사실 (선거 구호를) '독하게 섬세하게'라고 했지만, 사실 지금이 비상 시정이잖나. 이 상황에 시장 자리에 도전하기 때문에 정말 머리를 질끈 동여매는 마음으로 뛰어야 된다. (지금 서울시장이) 실질적으로 시장실에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독하게 문제해결 의지도 있어야 하고, 탁상 정치가 되면 안 된다. 현장에 답이 있다."

최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은 단정히 묶은 머리와 운동화, 편한 복장으로 변신했다. 원내대표시절 보였던 손질된 머리·갖춰입은 정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다가가기 어렵게만 보였던 이미지는 버리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후보 등록을 할 때부터 나 전 의원은 줄곧 묶은 머리를 하고 있다. 그는 "운동화만 신어선 안 되기 때문에 머리를 묶었다"며 "저는 의정활동하면서 늘 이야기한 것이 '답은 현장에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지난 2014년 동작구에 당선되면서부터 '토요 데이트'라는 민생 데이트를 6년 동안 계속 해왔다. 거기서 참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얻었다. 운동화를 신고 현장으로 나가는 시장이 되겠다"며 웃었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고수했던 손질된 머리와 정장 대신 머리를 묶고, 편한 복장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해 호떡을 시식하며 웃는 나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나 전 의원은 사실 판사 시절에도 묶은 머리를 하고 다녔다. 초선 의원 시절 넘치는 '자연미' 탓에(?) 취재 기자로부터 '도저히 이 영상을 못 내보겠다'는 말도 들었다. 이후 국민들에게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변의 추천에 따라 단발머리와 함께 드라이를 해왔다.

최근 다시 머리를 동여맨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더팩트>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유력한 야권 후보인 나 전 의원을 약 40분간 서울시정과 경선,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등에 대해 들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수차례 장외투쟁에 나서며 '나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그는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독하게 섬세하게'로 내걸었다. 일각에선 '강성 이미지'가 부정적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나 전 의원은 전과 다름없이 '독함'을 먼저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독하게 섬세하게'다. 그는 "좌고우면한 리더십은 안 된다"며 "시민 일상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남윤호 기자

◆나경원의 '독한 리더십'…"시민 삶 복원해야"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나 전 의원은 밝고 쾌활했다. '독함'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우유부단하고 좌고우면한 리더십은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할까 말까, 될까 말까'하면 안 된다"며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보여준 리더십에서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독하다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민을 위해 가장 독하게 빨리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코로나19로 망가진 시민들의 삶을 복원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부동산 이슈는 누구나 말한다. 단기간 효과를 내긴 어려울 거다. 다만 방향성을 제시해야하는 거다. 제가 아는 한 40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집을 샀다. (주택) 공급이 안 될거란 생각이 있어 집값이 더 오르고 있다"며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건 정말 힘들어서 하루를 살기 어려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출마 선언을) 이태원 먹자골목에서 시작했다. 70m 되는 거리 양쪽에 영업하는 곳이 하나도 없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해당 클럽은 먹자골목 길 건너편인데도 불구하고 타격을 입었다"며 "정말 장사가 잘 되는 곳인데 대부분 보증금을 다 까먹고 임대료를 낼 돈이 없어 폐업하거나 더 손해가 나기 전에 휴업하는 곳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해 교육 붕괴 등 현상이 일어났다.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해 육아휴직을 다 쓰고도 틈을 내지 못한다. 일상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서울형 기본소득제도'와 '숨통트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의미있는 지원"이라고 평가했다. /남윤호 기자

◆나경원표 '서울형 기본소득제도·숨통트임론'은?

나 전 의원은 출마 선언과 함께 내놓은 '서울형 기본소득제도'에 대해 "절대빈곤 탈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소득을 얻고 있는 분들에게 절대빈곤을 탈출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에 20만 가구 정도 존재한다. 투 트랙으로 경제 어려움에 빠져 있는 분들, 삶에 위기가 닥쳐온 분들을 구해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숨통트임론과 관련해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은 한 달 월세를 내고 나면 끝이다. 그 뒤에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잖나. 숨통트임론은 6조 규모의 민생긴급구조 기금"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특수고용인과 프리랜서가가 120만 명인데 그중 원하는 사람에게 1인당 5천 만원까지 1%가 안 되는 이자로 빌려줄 수 있다. (재난지원금)몇 백 주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사실 월급을 받는 분들은 그나마 조금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고통이 정말 심하다. 우리 사회 곳곳이 고통받고 있지 않나"라며 "이런 정도의 의미 있는 지원을 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앞서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공시지가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장의 동의를 얻도록 해 무분별한 공시지가 폭등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 공시가격을 인상해 세 부담이 늘고 있다. 세 부담을 국민에게 지울 때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률로 정하고 있다"며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공시지가 현실화법'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시 지방자치단체장이재산세 탄력세율을 의무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나 전 의원은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시장의 권한이 없다고 하지만 국회를 설득해 법 개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남윤호 기자

◆"'짬짜면 발언'은 중도 얻고자 했던 말…안철수 '진정성' 믿는다"

나 전 의원은 앞서 '중도'를 '짬짜면'에 비유하면서 노선 경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중도를 더 많이 얻고자 했던 이야기"라며 "서울시장 자리는 이념적 대립이 있진 않다. 가치 철학에 기반한 정책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낸 나 전 의원의 우선 과제는 당내 경선 통과다. 일부 후보는 벌써부터 나 전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리며 네거티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야권에 긍정적이던 여론이 네거티브 격화로 부정적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도 이를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당내 경선을 선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흙탕 싸움을 견제해야 한다"며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야권단일화에 대해 "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경선 룰을 정하라고 했지만, 아직 당 후보가 아니다. 다만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 있다. 단일화에 대한 당내 합의는 있다고 본다. 안 대표가 단일화에 진정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을 끝으로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배수의 진이다. 그는 "저는 아닌 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며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다른 데 한눈 파는 사람들은 서울시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시장이 되고 나서도 한눈 팔면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둘러보며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던 나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나 전 의원은 서울의 '도시 기능'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고인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여러 가지 정책 중 일부는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시정의 가장 큰 문제는 구시대적 도시철학을 꼽았다. 나 전 의원은 "시민의 시장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시장이었다. 도시철학도 구시대적이었다"며 "텃밭을 가꾸고 마을 공동체를 이야기하면서 도시 기능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표적인 사업이 도시재생사업이다. 제가 얼마 전에 용산구 서계동에 갔더니 벽화 일부분이 지워지면서 흉물이 됐다"면서 "사람들은 더 쾌적한 생활을 원한다. 그것이 도시에 사는 이유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나 전 의원은 "정화조 없는 화장실과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골목들이 많다. 그 골목 안에 몇 십 가구가 살고 있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전 시장의 잘못된 도시철학은 바로 이런 전시행정"이라며 "사람의 삶을 무시한 도시재생이 잘못된 도시철학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재개발이나 재건축보다는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도시 기능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용적률, 용도지역, 층고제한 등 각종 낡은 규제를 확 풀겠다. 가로막힌 재건축·재개발이 대대적으로 다시 시작될 것이다. 주택공급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직주근접을 넘어, 주택, 산업, 양질의 일자리가 동시에 들어서는 '직주공존 융·복합 도시개발'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에 대해서도 "도시에 있어 광장은 역사성이 중요하다. 예전에 오래된 은행나무 길이 있었는데 다 베어버렸다. 살려야 할 건 살려야 했다"며 "저는 두 번의 (광장 개선) 작업이 실패했다고 본다. 지금 공사를 서두르는 것도 광화문에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이후 선출직 불출마 의사를 확고히했다. 그는 "다른 데 한눈 파는 사람들은 미지의 서울시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남윤호 기자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전 원정출산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딸의 대학 성적과 관련해 성신여대 학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예산집행 의혹, 딸의 대학 입학과 관련한 의혹, SOK 조직위에 비서를 채용했다는 의혹과 개막식, 폐막식 예술감독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아들 김모 씨의 포스터 1저자 등재 관련 혐의 등등 시민단체가 나 전 의원 관련 의혹을 고발한 13건의 사건은 지난달 24일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무거운 짐을 조금은 덜어냈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입대한 아들로부터 편지는 받아보았는지 궁금했다. 나 전 의원은 여느 엄마와 다름 없이 아들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저는 매일 인터넷 편지를 쓰는데 아들은 편지 한 통이 없다"며 섭섭해 했다. 그는 "빠른 우표가 필요하다고 해서 우표도 보냈는데 편지가 오질 않아 삐진 상태다. 인터넷 편지를 오늘은 쓰지 않았다"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나 전 의원은 '꿈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늘 정치하면서 '왜 정치하느냐'를 생각했다"며 "어쩔 수 없이 낙오된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시장이 된다면 시민의 삶을 섬세하게 챙기려고 한다"며 미소지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누구? ☞1963년 출생. 법조인(판사) 출신 정치인으로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08년 서울 중구에서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2011년 서울시장에 출마했지만 패배했고,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19대 국회로 다시 들어왔다. 19대 국회에선 국회 외교통일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대 국회까지 같은 선거구에 당선돼 4선을 달성했다.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일했다. 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겨뤄 고배를 마셨다. 이후 법무법인 일호 고문변호사로 일하다 지난 13일 4·7 재보궐선거에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cuba20@tf.co.kr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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