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백경 ┓ pc빠찡꼬게임 ┓◀ 4.rkt365.top ↙[이슬기의 미다시]
[미디어오늘 이슬기 프리랜서 기자]



▲ 5월3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 경기에서 양 팀 팬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혜정이라는 기자가 있다. 2022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한 이래 쭉 야구 기사를 써왔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사각지대'라 일컬어지는 여자야구의 궤적을 부지런히 좇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프리랜서 기자로 오마이뉴스에서 '야구하는 여자들'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을 취재하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썼다. 그의 야구릴게임모바일
기사는 여자야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남성 일변도의 프로야구를 여성의 눈으로 읽는 일에도 열심이다. 전·현직 프로야구 치어리더 4명을 인터뷰해 날이 갈수록 의상의 노출이 심해지는 한편, 거부할 자유는 사라지는 현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가슴 노출 심한 옷 입으라고, 그래도 웃어야죠” 치어리더들의 속내', 2025년 4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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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가 개막한 이래, 이를 견인하는 2030 여성에 관한 기사가 계속해서 쏟아진다. 이들을 '덕질' 문화에 익숙해 각종 굿즈를 살 구매력을 갖춘 시장의 '큰손'으로 조명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중 10명 중 4명이 2030 여성이며, 야구용품 관련 지출만 연 평균 20현대상선 주식
대 여성이 24만원, 30대 여성이 27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탄핵 광장을 수놓은 응원봉 가운데는 K-팝 아이돌의 팬덤 뿐 아니라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응원 배트도 상당수 있었으며, 집회에는 선수 응원가나 견제송 등을 개사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모두가 야구 천만 관중 시대를 이끈 여성 팬덤의 힘이다.
이들이 프로야구의 주축 팬삼화페인트 주식
덤이자 뉴스 소비자임을 감안하면, 야구 기사의 문법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경기 결과를 요약하거나, 산업적 영향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여성들 눈에 비칠 야구장의 문제적인 모습도 파헤쳐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스포츠 팬덤의 일원이었으나, 유독 야구만은 '아빠의 스포츠'로 여겼던 내가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느 여성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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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자를 하던 2020년, 당시 개봉작이었던 '야구소녀'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주영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그는 프로 진출을 꿈꾸는 천재 야구 소녀 주수인 역을 맡았다. 여성 최초로 고등학교 야구부에 진학해 KBO가 주최하는 공식 경기에 선발 등판한 실존 인물 안향미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였다. 인터뷰에서 이주영은 말했다. “수인이가 자기 꿈을 밀고 나가는 게 판타지로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프로무대로 간 여성 야구 선수가 지금까지 없다는 게 더욱 비현실적인 상황 아닌가요.” 영화를 보는 내내 남자들이 뛰는 프로야구를 목표로 하는 수인이가, 실은 나도 답답했었다. 그러나 실은 이주영의 말처럼, 야구 선수로서 '프로가 되겠다'는 수인이의 바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들이 뛸 무대와 기회가 없다는 게 되레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일이다.
그 날의 인터뷰 이후, 2022년 JTBC '최강야구'를 거쳐 나는 야구에 입덕했다. 1년에 50회 이상 직관을 하고, 전국 9개 구장을 모두 순회할 만치 과몰입했지만 갈 때마다 눈에 밟히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거슬리는 것은, 야구장에서 여자에게 허락된 자리는 관중석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야구 기사들이 여성의 역할을 '소비자'로만 한정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응원단상에서도 응원단장은 모두 남성이며, 치어리더만 여성으로 구성된다. 장내 아나운서도 수원 KT위즈파크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남성이다.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말할 것도 없다. 덕질의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석연치 않음은, 나를 비롯한 상당수 여성 팬은 물론 황 기자도 함께 느꼈던 것이리라.
관중의 절대 다수인 청년 여성을 겨냥해서라도, 야구 기사는 바뀌어야 한다. 이들을 분노케 하는 남성 일색의 야구장 내 풍토와 문화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부지런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간혹 실리는 여자야구 기사가 '최초'에만 집중할 뿐, 후속 보도가 없는 것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가령 지난해 8월, 전국 최초의 여성 중·고교 야구부인 경남 창원 마산무학중·고교의 창단 소식은 스포츠지는 물론 지역 언론도 스트레이트 기사로 많이 다뤘다. 그러나 이후 선수단 규모나 운영, 활동에 관한 후속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실상을 알려줘야 지원책이라도 강구할 전기를 마련할 텐데 그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 6월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배우 이주영 씨가 시구자로 나서 공을 던졌다. 사진=SSG랜더스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22일, 이주영이 오랜만에 마운드를 다시 밟았다. 인생 첫 시구를 위해, '야구소녀'의 촬영장이었던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선 것이다. 그는 마운드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글러브를 귀에 갖다 대고 피치컴을 듣는 시늉을 했다. 남성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그가 마운드로 가는데서부터 놀라더니, 피치컴을 듣는 연기에는 더욱 놀라며 “야구를 아시네요?”(해설위원)라고 했다. 이주영은 투수인 주수인 역을 연기하기 위해 한 달 간 고교 선수들과 훈련을 하며, 투수의 몸 동작을 익힌 바 있다. 해설위원이면 시구자의 이력 정도는 숙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과 함께, 남성 시구자였어도 저런 반응일까 싶어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들의 놀라움을 뒤로 하고, 눈 앞의 이주영 아니 주수인은 홈플레이트로 정확히 공을 꽂아 넣었다.

무언가의 '팬'인 여성을 '휀걸'(fangirl)이라고들 한다. '야구소녀'에 담긴 말은 '휀걸'로만 끝나지 않고, 주수인처럼 야구를 하는 여자이기도, 야구를 말하는 여자이기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야구 여자' 얘기를, 언론은 다뤄야 한다. 전 연령을 통틀어 관중 10명 중 6명이 여성인 게 현실이라면 마케팅 측면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