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의 교통돋보기]'3만가구' 주택가·등굣길이 '화물차주차장'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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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빈현 작성일21-03-29 09:43 조회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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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의원 "대체지 제안엔 공원이라 안된다더니 쓰레기소각장으로"등굣길 안전·생명 vs 주택가·학교 옆 화물주차장, 인천시 선택은?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22일 인천시 중구 신흥동 신광초등학교 인근에서 25톤 화물차에 치어 숨진 11살 초등학생의 추모 공간을 방문해 "스쿨존 교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등하굣길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인천시교육청 제공)2021.3.22/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제가 어릴 적 살던 곳은 낙동강을 낀 도로 옆 아파트단지입니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 하굿둑을 건너면 명지와 녹산, 김해로 이어지는 부산에서도 외곽지역인 곳이죠. 가끔 화물차가 한적한 외곽도로를 때로는 신평공단, 때로는 녹산공단을 향해 바쁘게 내달리던 그런 곳입니다.◇운전석 높은 대형화물차·체구작은 초등학생 교통안전 '상극'강가에 사는 초등학생에겐 어설픈 주낙이 없더라도 신기한 것이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쌩쌩 내달리는 화물차와 정신없이 내달리는 아이들 사이엔 도로 위 대형사고가 많았습니다. 눈앞에서 동네친구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것도 그때입니다. 아직도 정신없이 내달리던 화물차가 도로에 남긴 그 긴 흔적이 마음의 상처로 남아 아른거리네요. 운전면허증이 있지만 뚜벅이 라이프를 고수하는 것도, 이때의 상흔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유독 교통안전 분야에서 화물차량은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2019년 기준 화물차 기준 치사율은 2.79명으로, 전체 차량 치사율인 1.46명의 2배 수준에 달합니다.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전체 사망자의 절반 수준을 차지합니다. 운전석 자체가 높아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시야가 제한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화물차량 사고에서 초등학생의 비보가 자주 전해지는 것도 체구가 작아 화물차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아서입니다. 화물 무게 탓에 쉽게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도 앞만 보고 내달리기 일쑤인 어린아이와 상극이죠. 인천 연수구 송도동엔 3만 가구가 입주한 아파트단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몰려있죠. 인천시는 지난 15일 이곳에서 불과 700미터 정도 떨어진 아암물류2단지(송도국제도시 9공구) 부지를 화물차주차장으로 선정했습니다. 연구용역 결과 최적지라는 설명과 함께요.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연질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인근 초등학교에 1학년 자녀를 둔 한 지역주민은 "며칠 전 등굣길에도 초록불에 화물차가 건널목까지 넘어왔다"며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는 혼자 등교할 텐데 화물차가 종일 오가는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시는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합니다.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현장에서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가운데 피해자 대역의 한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화물차 앞에 서있다. (광주지법 제공)2021.3.18/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3만 가구 주택단지·학교 옆 부지가 화물차주차장 최적지라구요?아이러니하게도 시의 발표 3일 후인 18일 인천에선 화물차 사고로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목숨을 잃은 초등학생의 비보가 전해졌는데요. 박남춘 인천시장이 SNS를 통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지역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와는 별개로 학교 인근 화물차주차장 부지는 그대로 관철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조택상 정무부시장은 이후에도 화물차 주차장이 설치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관련 기관·단체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송도가 지역구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인천시에 주차장 논의 시점부터 기존부지에서 다리 건너편에 있는 에코파크 부지를 대체지로 쓰자고 제안했다"며 "시에서 처음엔 공원부지라서 대체불가라고 반대하더니 나중엔 그 부지를 쓰레기 소각장으로 쓰겠다고 해 난감하다"고 전합니다. 아파트단지 옆을 고집하는 인천시 때문에 시청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했다는 정 의원은 주민 안전을 위해 이제 주택가와 학교 근처 화물차주차장 신설을 제한하는 법안 발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쓴웃음을 짓습니다. 여러가지 일이 겹칠 때 우리는 일의 경중을 따져 우선 순위를 정합니다. 인천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일을 하고, 시장이 시민의 투표로 선출된다면 행정도 시민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우선 순위에 따라야겠죠. 초등학생 등굣길 안전과 생명, 화물차주차장을 두고 시민들은 과연 어디에 더 큰 가치를 둘지 인천시는 곰곰이 생각해야 합니다.© 뉴스1© News1 이은현 디자이너h9913@news1.kr▶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뉴스1&BBC 한글 뉴스 ▶터닝포인트 2021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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