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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신경질적으로 난 혜빈이부터 동물이나 소설의(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연극은 흔히 고루하고 낡은 예술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대단히 현실적이고, 강력한 사회적 문제 제기의 통로기도 하다. 기원부터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제의에서 출발한 연극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가 감당하지 못한 상처와 고통을 무대 위로 소환하는 기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오락이나 감상의 차원을 넘어, 연극은 관객이 외면해온 현실을 불편한 시선으로 다시 들이민다.
연극평론가 김수미(51)는 연극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몸짓과 대사는 종종 질문보다 깊고, 대답보다 날카롭다"며 "때로는 침묵조차 언어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와 연극의 힘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즉, 위로와 공감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현대캐피탈양재 모순과 부조리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것이 연극의 사회적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시대의 상처를 농축해 희곡에 담고, 연출은 그 긴장을 살아 있는 현장으로 옮긴다. 그렇게 연극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시대를 흔드는 망치로 작동한다.
◇ 아홉 개의 시선으로 되짚은 '팬데믹의 시간'
이처럼 연극의 사회적 벤처창업자금 기능을 정면에서 구현한 작품이 바로 창작집단 '독'의 신작 '팬데믹 플레이'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된 이 작품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이후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아홉 명의 작가가 아홉 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낸 공동창작극이다.
"사랑이 사라져버린 세상이 어떤 건지 저는 미처 몰랐어요"라는 대사로 시작되는 창업경진대회 이 작품은, 팬데믹을 관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하게 삶의 단면을 응시한다.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서로를 두려워하고, 장례식에서마저 거리를 두고 서야 했던 수많은 시간은 여전히 개개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연극은 그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예리한 시선으로 되짚는다.
'팬데믹 플레이'의 또 다른 특징은 코로나19라는 스마트금융계산기 특수한 시대상을 기록만 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실과 격리, 불안과 혐오, 그 와중에 피어난 희망과 연대를 무대 위로 되살려 연극의 본질적인 역할인 기억과 사유, 치유와 전복을 다시금 환기했다.
김현우(49) 연출은 "사람이 너무 오래 같이 붙어 있으면 힘들었는데 혼자만 있어도 또다시 힘들어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던 시기"라며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 "개인적으로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 흥미로운 시기였다"고 말했다.
◇ 삶의 균열에서 피어난 감정의 스펙트럼
연극은 총 9개의 단막극으로 구성돼있고 각 에피소드는 팬데믹 시대의 다양한 단면을 포착한다.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된 감정을 고백하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극적 소고', 거리두기로 인해 결국 만나지 못한 연인의 기록을 담은 '우리는 만나지 않았다', 코로나로 파혼 직전까지 몰린 커플이 '하객 줄이기 미션'에 나서는 '순대만 주세요' 등은 팬데믹이 삶에 새겨놓은 균열의 스펙트럼을 섬세하고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순대만 주세요'에 출연하는 배우 김세영(36)은 "연출님이 서로 각자가 초대해야 할 하객 리스트를 지키는 과정이 마치 땅따먹기처럼 보이게 표현할 것을 주문했다"며 "(관객분들이) 작품을 보시고 우리가 저 때 그랬었느냐고 하면서 그 시절을 반추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빈소'는 장례식이라는 고통의 순간조차 나눌 수 없었던 현실을 통해, 사랑하는 이의 죽음마저 비대면으로 치러야 했던 시대의 비극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모든 이야기는 관객이 잊고 있던 '그때 그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며, 동시에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을 잃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창작집단 '독'은 60여 편의 단막극을 선보여온 실험적 집단으로, '독플레이'라는 이름의 공동창작 형식을 통해 동시대의 목소리를 연극으로 선보였다.
연극을 보다 보면 우리가 왜 그토록 사람을 그리워했으며, 지금 다시 만나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하게 된다. 물론 연극은 그 해답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관객이 그 질문을 품고 극장을 나서게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연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개입일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박소라 PD(e1501@yna.co.kr)>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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