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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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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같았다. 집안 한마디 나가 애써 모여TV 다큐멘터리 속 한 신여성이 1925년 국내 여성 문인이 쓴 최초의 창작 작품집으로 출간된 김명순의 '생명의 과실'을 읽고 있다. EBS 제공


"지금 김명순을 읽는다는 것은 한국문학의 계보를 되짚는 중요한 과업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1896~1951)의 소설이 100년 만에 되살아났다. 박소란 시인과 출판사 핀드의 김선영 대표가 김명순의 소설을 엮은 '내 마음을 쏟지요 쏟지요'를 최근 펴냈다. 두 사람이 김명순의 에세이를 묶은 '사랑은 무한대이외다'를 선보인 지 2년 만이다.

국내 첫 등단 여성... 1925년 '생명의 과실' 출간
김명순은 191실전주식투자
7년 잡지 '청춘'의 현상 문예 공모에서 소설 '의심의 소녀'로 심사위원 춘원 이광수의 찬사를 받으며 입선했다. 등단 제도를 거친 한국 문단 최초의 여성 작가다. 역시 여성으로는 첫 작품집인 '생명의 과실'(1925)과 1929년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애인의 선물' 등 2권의 책을 냈다. 김 대표는 "(동시대 작가인) 김일엽, 나혜석은 단행본까지 출간하릴게임천국
진 않았는데 김명순은 작품집을 냈다는 것 자체로 문학에 대한 큰 열정을 보여준다"며 "올해는 특히 '생명의 과실'이 나온 지 10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책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내 마음을 쏟지요 쏟지요·김명순 지음·박소란 엮음·핀드 발행·3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
84쪽·2만2,000원


'내 마음을 쏟지요 쏟지요'에는 박 시인이 추려 현대어로 번역한 김명순의 소설 13편과 희곡 1편이 담겼다. 현전하는 김명순의 소설·희곡 22편('김명순 문학전집'·2010) 중에서 미완성작을 제외한 나머지다. 제목은 수록작 '돌아다볼 때'에서 주인공 소련이 읊은 시 '만일에저항선
'의 한 구절에서 따왔다. "만일에 좋은 때를 얻으면/ 바위를 열어 내 마음을 쏟지요 쏟지요/ 만일에 만일에." 남성이 주류였던 당시 문단에서 정당한 문학적 평가는커녕 출신 배경과 사생활에 대한 무도한 공격을 받아야 했던 김명순에게 이제라도 '좋은 때'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까지 제목에 더했다.
박 시인은 생경한 근대 한글과 한자 조어,파칭코사이트
북한어, 외래어, 일본식 표현 등으로 쓰인 김명순의 원전을 일일이 찾아 읽으면서 현대어로 옮겼다. 문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가독성을 살리는 게 숙제였다. 그는 "연구자가 아니기에 뜻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인쇄 직전까지 읽고 또 읽었다"며 "소설인 만큼 좀더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해서 너무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다른 말로 바꾸거나 윤색을 했다"고 설명했다.

외로웠던 예술가의 거대한 사랑 이야기
책은 문학사적 의의나 사료적 가치는 물론 읽는 재미도 갖췄다. 당대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장편 소설 '외로운 사람들'은 지금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1924년 43회에 걸쳐 신문에 연재된 이 작품은 마지막 부분이 빠진 채 결말이 없이 전해져 왔는데 이번에 박 시인이 신문아카이브를 뒤지는 노력 끝에 되살렸다.



김명순의 두 번째 창작집 '애인의 선물'에 실린 김명순의 사진. 핀드 제공


김명순의 자전적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희곡 '의붓자식'에는 '탄실'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탄실은 김명순의 아호이자 필명. 추측과 소문을 통해 학대받는 여성의 삶을 그린 '의심의 소녀'나 기생 출신 첩의 딸을 통해 가부장제의 모순을 고발하는 '돌아다볼 때' 등은 김명순의 실제 삶과도 포개진다.
박 시인은 "김명순이거나 그의 분신인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자기 얘기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대부분 소설이 자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단은 김명순을 "문학사에서 '고백체'라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글쓰기 방법을 제시한 작가로, 개인의 자각을 기반으로 한 근대문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국 여성문학 선집')한다.
김명순이 일본어로 쓴 소설 '인생행로난'도 권선영 문학평론가의 번역으로 함께 실렸다. 김명순은 보들레르와 에드거 앨런 포를 국내 최초로 번역해 소개했을 만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에도 능통했다.
그의 작품 세계를 꿰는 열쇳말은 아마도, 사랑이다. 결혼과 연애에만 갇힌 사랑과는 완전히 다른, 자유를 향한 분투와 갈망이라는 게 박 시인의 설명. "시대가,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것임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그치지 않는 이유… 영혼을 채우고 오롯한 한 존재로서 삶을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핀드는 김명순의 문장집 '사랑하는 이 보세요'를 조만간 선보인다. '생명의 과실'과 '애인의 선물' 복원본도 출간할 예정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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