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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나는 현정이였다. 숙이는 어때? 십분 앞으로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여성가족부 제공.


지난 13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원민경(53) 후보자는 20여년 동안 가정폭력, 스토킹 범죄, 디지털 성범죄 등의 피해자 곁에서 인권을 지키는 법률가로 활동해왔다. 차별금지법에도 찬성 입장을 보인 원 후보자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명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원 후보자는 스토킹 범죄와 교제폭력에 대해 일찍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기 수년 전부터 ‘가해자를 격리하고, 피해자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 국회성평등정책연구포럼·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열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차량용블랙박스관련주
특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원 후보자는 “(스토킹) 사건의 긴박성, 위험성을 고려해 긴급임시조치나 체포 우선원칙 등 강력한 가해자 격리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종국처분이 날 때까지 피해자 신변보호를 위해 ‘피해자보호명령제’에 대한 검토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토킹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보호를 요청하는 ‘피해자보호명령제’는 지난달 잇따른 백경
스토킹 살인사건의 대책으로 도입 요구가 커졌다. 철저한 가해자 격리 등 최근 정부에서 나오는 스토킹 범죄 대책들을 10여년 전부터 도입하자고 주장해온 것이다.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원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법률상담을 지원하며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성 착취 등 여성 대상 폭력에 눈 뜬 것으로 알려졌온라인 릴게임
다. 2018년 서울 강서구에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남성이 전 아내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여성단체들이 주최한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규탄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자는 “가정폭력 범죄 처벌법이 피해자 인권 보호보다 가정 회복에 치우쳐 인권 보호 의무를 경시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될 수 있도록 제도를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슬롯
7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주최로 열린 ‘가정폭력 방지 월례 포럼’에서도 원 후보자는 “데이트폭력, 스토킹 처벌법의 신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교제폭력으로 숨지는 여성들이 잇따르며 교제폭력 관련 법의 제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법적 공백을 지적해온 것이다.
원 후보자는 가족주의, 모성보호 논리에 갇히지 않는 활동을코스닥상한가
해왔다. 사단법인 막달레나공동체,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등에서 활동했고, 2005년에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화재 참사로 성매매업소에 감금돼 있다 숨진 성매매 여성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도 요구했다. 2022년 ‘성매매처벌법 개정연대 공동행동 발족식’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자는 “낙인과 혐오와 차별로 점철된 성 착취 피해자에 대한 온갖 비난을 멈추고 성별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성 착취 문제에 국가가 제대로 대응해 나가 성 착취 산업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며 “성 착취 피해 여성에 대한 전면 비범죄화를 위한 활동을 다시 한 번 힘차게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2022년 ‘성매매처벌법 개정연대 공동행동 발족식’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자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페이스북 갈무리


최근엔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도 목소리도 내왔다. 원 후보자는 2020년 텔레그램 엔(N)번방 성 착취 사건 당시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을 맡고,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 인적사항 유포로 피해자와 가족은 매일 온갖 매체에서 올라오는 게시물을 신고하느라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적사항만 게시돼도 24시간 안에 삭제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와 방송통신심의위가 피해자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인권을 지키는 현장에서 활동해온 덕분에 이재명 정부를 비판해온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이 원 후보자 장관 지명을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14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여가부 장관 인선을 환영한다”며 “오랫동안 범죄 피해자들을 지원해 오신 헌신적인 법률가이시다. 무고 사건들에 대한 대안도 찾으실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 입문 전, 가정폭력과 전자감시 제도(전자발찌),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여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 등을 연구해 온 학자다.
원 후보자는 12·3 내란사태 당시 ‘광장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의제였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보여왔다. 2022년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주최한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선언’에서 원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6대 여성인권위원장 소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비상시국선언문의 제목은 “인권과 존엄이 무너지는 한국사회 국회는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으로 시대적 사명을 다하라”였다. 원 후보자는 2023년 7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비상임위원도 맡고 있다. 지난 6월 새 정부에 제안할 인권 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안창호 인권위원장 등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원 후보자가 “인권위에서 이미 차별금지법제정을 권고했다”고 반발해 수정을 막을 수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안 위원장이 인권과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삭제하려 하자 이를 막은 것이다.
원 후보자의 지명은 직전 여성가족부 장관에서 낙마한 강선우 후보자가 성평등 의제에 대한 감수성과 정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을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 원 후보자는 장관 지명 이후 발표한 소감에서 “성평등 실현이 국민 모두의 삶에 기여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성평등’을 강조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 내정 이후 첫 출근길에서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성폭력 상담소는 이날 “여성가족부 장관에 원민경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정부의 새로운 의지로 여겨진다”며 ““성평등 실현이 국민 모두의 삶에 기여한다”. 원민경 후보자의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이 말이 출발선을 이루어 청문회부터 생산적인 논의와 실행이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강선우 전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을 기대하고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비 상태에 있었던 여성가족부를 재건하고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는 역할, 나아가 내각의 일원으로서 모든 정책의 기조에 성평등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원 후보자에게 주어져 있다. 그 과정에서 정의당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기대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새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원민경 변호사. 노동부 김영훈 장관급이라고 본다”며 “추운 날 시위 나간 보람이 있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여가부 장관 후보 원민경 변호사. 여성계 이슈 다뤄본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온갖 경로로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았을 테니까. 죽을 만큼 힘들 때 매주, 격주로 시간 내서 도와주신 분. 덕분에 잘 살아남아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어른이 됐어요. 항상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원 후보자는 여성가족부에서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원 후보자 지명에 대해 이날 “성평등, 사회적 약자 인권보호 등 전문성 있는 이력들을 비추어 봤을 때 (원 후보자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부처 정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